안녕, 나의 오랜 첫사랑

Ep. 여름 날의 너를 기억해

널 처음 본 건 어느 화창한 여름날이었다. 새학기라
학생들이 복도에 부쩍 많이 모여 있었다. 나는 학생들을 지나친 뒤 반에 도착해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 
이른 아침부터 울려대는 매미소리, 뜨거운 햇살에
잠시 눈을 감았다.생각보다 좋은 새학기였다.

시원한 바람에 눈을 떻을 때는 점심시간이었다. 다들
급식실에 갔는지 반은 텅 비어있었다. 아무도 없으니
편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점심은 글렀다 생각하고
다시 누워 자려고 했지만, 책상에 붙혀져있는 포스트잇 하나와 옆에 있는 딸기우유가 눈에 들어왔다.

포스트잇을 때어내 읽어내려갔다. ' 배고플텐데 이거
라도 먹고 해! 이거 먹는 대신 다음부턴 급식 꼭 먹기~
맛있게 먹어. ' 라고 귀여운 글씨체로 적혀있는 글씨
였다. 나는 딸기우유를 바라보다 웃고는 뜯어서
마셨다. 그저 그랬던 딸기우유가 오늘따라 더욱 맛있는거 같았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누군지 궁금하네, 다음에는 만나서주면 더 좋겠는데.
 






" 누군지 모르겠지만 잘 마셨어. "






점차 학교생활이 익숙해 질 때 쯤 내 눈에 너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복도를 걷고
있을 때 미쳐앞을 못 보고 그만 너와 부딪치고 말았다.


쿠다다당-


꾀나 세게 부딪힌것인지 수많은 책을 들고있던 너는 윽 - 하고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나는 좀 당황하며 바닥에 넘어진 너에게 손을 내밀어 이르켜주고, 책을 주워주었다.



" 미안, 너가 오는줄 몰랐어. 괜찮아? "


" 아 .. 난 괜찮아, 너는? "


" 나도 괜찮아. 혹시 모르니까 보건실 같다 와. "


" 응 .. " 



이게 우리의 첫 대화였다. 별 말 없이 지나갔고 드는 생각은 그저 미안함뿐이였다. 하지만, 그 뒤로 지난간 너의 볼이 분홍빛으로 물들어있었던걸 못 봤을까.


그 후, 학교에는 너가 나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빠르게퍼졌고 결국 내 귀까지 들려왔다. 딱 들었을때는 너도다른 사람들과 권력과 얼굴로 좋아하구나 싶었다.        하지만 너는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예상 밖이었고항상 내게 좋아한다는 말과, 젤리들을 주는 것들이 그저 귀찮고 싫고 이해가 안 갔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차익숙해져갔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아무런 감정이 안 들었다. 그냥 딱 나를 오랬동안 좋아한 사람 정도? 



" 범규야, 오늘은 딸기맛 젤리야. 힘내!  "


"아 .. 응  " 


매일같이 반으로 찾아와 내게 젤리와 과자 등등 서랍에 놓거나, 내게 주곤 웃으며 자기반으로 달려갔다.    나는 그 뒷모습이 사라지는것을 보며 친한 친구에게로딸기맛 젤리를 던졌다.


" 먹어라. "


" 에휴 .. 너 쟤가 저렇게 좋아하는데 아직도 받아줄 마음 조금도 없냐? "



" .. 없어, 조금도 "



자신도 알았을까 자신의 말, 행동이 마음과 달랐던것을



오늘따라 날씨는 우중충했고, 교실 안은 습기로 가득차 있었다. 창문을 빤히 쳐다보다 옆 반 얘들이 지나가며 말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 야, 오늘 서여주 다른 학교로 전학갔데. "  그 소리를 듣자마자 잠시 정신이 멍해진거 같았다. 하지만, 그 마저도 얼마지나지 않아 금방 괜찮아졌다. 그래서 그 전부터 우울했던가.    그래도 말이라도 해주지. 그냥 같네 약간의 서운함만이 공존할뿐이였다.

문이 열리며 범규의 친구가 숨을 헉헉대며 교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 범규의 옆에 앉으며 약간의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 너 따라다니던 얘 있잖아, 걔 전학갔데. "



" 알아, 들었어. "



" .. 아무렇지도 않나보네. "



" .. 어 "


아마도. 나는 혹시 모를 서랍을 뒤적거리다 하나의 포스트잇과 딸기우유를 손에 잡혔다. .. 김여주가 준건가.처음 줬을 때와 똑같은 포스트잇이었지만 다른 내용, 한글자 한글자 조심히 따라 읽어내려갔다.


' 좋아했어, 많이.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래. 안녕, 나의  첫사랑이었던 범규야. 이젠 너를 놓아줄께. '


2줄. 짧은 문장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저릿했다.이제 알았어, 나도 너를 좋아하고 있었단 사실을.    너가 날 떠나간 후에 알게된걸 후회해. 아니, 어쩌면  너에게 한 말들과 행동 모두를 말이야. 조용히 딸기우유를 뜯어 마셨다. 오늘따라 더욱 씁쓸한거 같았다.


" 뭐야, 너 딸기우유 잘 안마시지 않냐? "




"  .. 그냥 "



후회한다. 많이 아주 많이 너를 놓은것을 후회해. 항상기억할께. 무너지는 날이 수없이 많아도 여름의 너를담아두며 살겠다고. 가끔이 아닌 널 매일 떠올리고 있지만, 잊지 않고 너가 날 기다렸던만큼 나도 널 기다리고 있겠다고.




-난 아직도 여름 날의 너를 기억해.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남았을 때 가장 아름다운거라며.뜨거움과,달콤으로 시작해  후회로 끝난 나의 여름아,이제 안녕. 나조차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널 많이 정말많이 좋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