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오랜 첫사랑

Ep. 사랑해서 미안해 完

그 뒤로는 최범규 보지 못한거 같다.아무일도 없이 그저 그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여주는 평소와 같이 회사가 끝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들어왔다. 어깨를 두드리며 간단한 추리링을 입고 침대에 누웠다.



띠링 -




메세지 알람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쓰러질듯한 몸을 이끌며 휴대폰을 켰다. 여주는 연락이 온 상대를 화인하자 깜짝 놀라며 힘 없었던 몸을 일으켰다. 최범규 .. ? 얘가 왜 연락이 왔지? 연락이 온 사람은 예상 외의 인물이었다. 





[ 안녕, 아직 번호 안 바꿨지? ]₁

[ 나 최범규야. 늦은 밤 미안해. ]₁

[ 할 말 있으니까, 읽으면 집 앞 공원으로 나와주라. ]₁





최범규한테 연락이 온 뒤로 내 심장은 마구 요동쳤다.
이게 무슨 감정인건지. 혹시 아직 최범규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이것저것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우선 최범규가 할 말이 있는거 같아 보여,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되는건지.
음, 기분이 묘했다. 아니, 불안했다.

당장 이라도 최범규가 떠날것만 같았다. 근데 그러길 바랬는데 왜 한편으로는 붙잡고 싶을까. 안 좋아하는데 안 사랑하는데 정말 좋아해. 정말 그 아이를 안좋아하는게 맞을까.

 아, 모두 구차한 변명들이다. 왜 자꾸만 너의 감정에
책임의 무게를 쌓는건지. 나도 너를 사랑하는데


늦은 밤, 불이 들어온 가로등 하나가 눈에 띄었다. 벽에
기대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실루엣이 보였다.
최범규였다. 무거운 표정과 슬픈 표정이 공존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천천히 늦추다, 이제는 완전히
멈췄다. 꼭 무슨 말을 할것 같아서. 그게 나를 슬프게 하는 말이고, 무슨 말을 할지 알것 같아서.

최범규는 나를 보자마자 내게로 다가왔다.애써 밝은척 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래도 난 모른채 했다. 그냥
왠지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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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어? 늦은 시간에 불러서 미안 "





" 아니, 뭐 ..괜찮아 근데 무슨 일로 불렀어? "



최범규 답지 않을 말투로 말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나도 최범규를 따라 조용히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빛에 무슨 말을 할지, 지금 심정이 어떤지가
다 써져있었다. .. 그래, 언제가는 해야할 마지막 인사였어.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 .. 나 내일모래에 해외로 가. 마지막 인사하려고 너 
찾아온거야. "




맞았다. 떠나려고 하는게 맞았다. 사랑하면 안 떠날줄
알았다. 근데 내가 사랑한것들은 모두 다 내 곁을 떠나버렸다. 그래서 난 사랑을 싫어했고,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너가 잠들었던 내 달콤한 사랑을 피워나게 했고, 끝도 역시 미련한 사랑으로 끝냈다.



" .. 그렇구나 언제 다시 와?  "



" .. 언제 올지는 나도 모르겠어. "



내가 망쳐버렸다. 만약 너가 미안하다고 내게 사과를 걷넸을 때 내가 그 사과를 받아주었다면 우리 관계는
지금보다 나을 수 있었을까. 나를 탓했다. 이런 나를, 이렇게 자책하는 나를. 

범규야, 많이 좋아해. 내가 많이 사랑해. 떠나가지 마.
제발 부탁이야. 보고싶어. 너를 마주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네게 닿으면 너가 사라질까 겁나. 영원한건 
없다는게 사실인가 봐. 마음속으로 수천번 외쳤다.



" .. 그래, 잘가 "



" 그게 끝이야 ..? "



" ..... "



미안해. 이런 나라서 많이 보고싶을거야. 누가 뭐래도
내 세상은 너였어. 물론, 지금도 너고 말이야.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 현재도 나는 너를 포기했다고 안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였어. 너를 좋아해, 아니 
사랑해.




" .. 차라리, 차라리 사랑해달라고 그래. 왜 구지 이래야 돼? 너가 왜 떠나야해. 도데채 왜?!  "



너가 나때문에 왜 떠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이유 때문에? 왜 너가 떠나야해. 너를 사랑한고.




" 내가 어떡게 너한테 사랑해달라고 그래. 너에게 내가 없는건 알고, 너만 보면 좌책감이 몰려오는데 내가 어떻게 그래. "




"  ...어? "




" 사랑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난 그렇게 못해. 나중에 내가 필요할때면 나 봐줘.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그때가 되면 나 사랑해줘. "




한번도 본 적없는 희미하지만 밝고, 그 속은 한없이 슬픈 미소를 범규는 지어보였다.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눈물을 보여주기 싫어,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그리고, 조용히 나지막히 범규에게 속삭였다.




" .. 사랑해서 미안해. "




추한 고백이였다. 범규의 눈이 조금씩 커졌다. 아무래도 많이 놀란거 같다. 말 그대로야 나 너 사랑해. 그것도 엄청 많이.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이나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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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사랑해, 사랑해 여주야. "




둘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둘은 알겠지,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는것을. 그리고, 둘은 그러겠지. 어떤 장애물이든 서로를 향해 해쳐나갈것을. 그리고, 꼭




해피엔딩을 만들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