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EP. 10 무지개

* 지난 화랑 이어집니다 *



“ … ”

“ .. 너는 나랑 같은 마음 아니라는거 알아, 그래도 말하고 싶었어 ”

“ … “

” 그냥, 그러고 싶었어 “

” .. 행복해서 “

” 어..? “

” 싫은 거 아니고 너무 행복해서.. 나 말이 안 나와 “

"..!! "

” 니가 날 좋아한다는 말이 너무 행복해 “


순간 나의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크게 요동쳤고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은 나의 마음을 뛰도록 만들기에 충분히 따뜻하고 예쁜 말이었다.


“ .. 다행이야 ”

“ 어? ”

“ 날 좋아하면 계속 나랑 있어줄거잖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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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줄거지? ”

“ .. 응 그럴게 “


결국 난 너와 어겨서는 안될 약속을 해버렸다. 이 약속을 어기는 순간, 난 또 다시 내게 같은 상처를 주게 될텐데

그냥 지금은 나 또한 너와 함께 있고 싶다.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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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가 비 온다는데, 우산 챙겼어? ”

“ 아니.. “

” 너 옷에 모자도 없잖아 “

” 그냥 맞고 가야지 뭐.. “

” 아님 내 후드집업이라도 입고 갈래? “

“ 그럼 너는? ”

“ 난 어차피 이따가 학원 차 타고 가잖아 ”

“ 아.. 그럼 잠깐 빌릴게! ”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을 어떻게 오늘 아침에 딱 보고 알 수 있는가.. 그리고 아침마다 일기예보를 볼 정신이 있겠냐고


” 오늘도 거기 가? “

” 응응 가야지 “

” 나도 한 번 만나보고 싶다 “

” 누구? “

” 그 범규라는 친구, 우리랑 동갑이지? “

” 아.. “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수빈이에게 사실대로 이야기 해야하는지, 아니면 범규에게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말해야 하는지

범규는 나와 같은 18살이다. 그러나 그 아이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결국 난,


“ 응. 우리랑 동갑이야 ”

“ 나도 한 번 만나보고 싶어 “

” 나중에, 범규가 다 나으면 그때 만나자 “

” 그래 “


그 아이가 상처 받지 않을 방법을 선택했다.


주르륵,


그렇게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난 수빈이의 후드집업을 입고 그곳으로 향했고 역시나 쫄딱 젖고 말았다.


“ 어머..! 여주 학생 설마 비 맞고 왔어요? “

” 아 네.. “

” 어이고.. 오늘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되는데 “

” 아이 괜찮아요 “

” 잠깐 기다려봐요, 수건이라도 가져다 줄게요 “


그렇게 간호사님은 내게 수건 2장을 건넸고 난 머리와 후드집업을 닦았다. 어이고 이거 빨아서 가져다 줘야겠네..


드르륵,


“ 범규야 나 왔어 ”

” 비 맞고 왔나 보네 “

” 응, 밖에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오더라고 “


내가 자리에 앉은 그 순간,

스윽,

갑자기 범규는 내 팔을 잡더니 자신의 코로 가져다 댔고 냄새를 맡더니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물 비린내 나는 건가..?


“ 왜 그래..? “

“ .. 네 냄새가 아니야 ”

“ 어? ”

“ 너한테서 다른 사람 향이 나 ”

“ 아, 이거 내 옷이 아니라서 그래 ”

“ 누구 옷인데? ”

“ 수빈이, 내 친구야 ”

” .. 다음부터는 이거 입지마 “

” 어? 왜? “

” 너한테서 낮선 향이 나는 게 싫어 “

” … “

” 난 너의 향이 좋단 말이야 “


뭔가 주인에게서 낮선 향이 나 경계하는 강아지 같았다. 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저 나의 향이 좋다고 하는 말이 기분 좋았을 뿐 


“ 알았어. 다음엔 우산 잘 들고 다닐게 ”

“ 약속이야 ”

“ 응! 약속 ”


그렇게 우리는 또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 또한 서서히 멎어가고 있었다.


” 어라, 비가 그쳤네 “

” 응 그러게 “

”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넌 꿈이 뭐였어? “

” 꿈? “

” 장래희망 같은 거 있잖아 “

“ 음.. ”

“ 넌 뭐가 되고 싶어? ”

“ .. 나는 “

” … “

”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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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저 무지개처럼 ”



범규는 창 밖 무지개를 바라보았고 왠지 모르게 슬픈 눈으로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오래 가지 못한 고향길을 쳐다보듯이, 아쉽고 그리워하는 눈으로

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저 함께 무지개를 바라 볼 뿐이었다.

무지개는 정말 아름답고 예뻤다.



내가 본 무지개 중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무지개였다.













“ 그만하세요 “

” 뭐? 너..!! ”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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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하시라고요, 제발 “


처음이었다. 너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본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