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학생! 원장님 호출~ ”
“ 저요? “
” 네~ “
무슨 일인지 원장님께서 나를 호출하셨다. 평소에 나같은 학생 지원자들은 잘 부르시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똑똑,
” 네~ 들어오세요 “
드르륵,
” 아 여주학생이군요 “
” 안녕하세요 “
“ 우선 이리와 앉아요 ”
은은한 홍차 냄새가 향기롭게 원장실을 채우고 있었다. 그에 어울리는 원장님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나의 긴장을 사르르 녹여버렸다.
“ 범규랑은 잘 지내고 있어요? ”
“ 네네 “
” 이 이야기를 여주학생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
“..?”
” 범규 부모님으로부터 퇴원조치를 취해달라는 연락이 왔어요 “
"..!! "
”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원장의 입장으로는 그 부탁을 거절할 명분이 없어요 ”
“ 그럼.. 이미 결정이 된건가요? ”
“ 아마 오늘 오후쯤 범규 부모님께서 퇴원 수속을 하러 이곳에 오실 거에요 ”
“ … ”
“ 미안해요. 범규 아픈 거 도와주겠다고 먼저 이렇게 와줬는데.. ”
“ .. 범규도, 아니 범규오빠도 이 사실을 알고 있나요? ”
“ 알면.. 어떻게 할지 알잖아요 ”
“ … ”
내 탓 같았다. 괜히 그 사람과 함께 환상에 빠져 그 사람의 아픈 부분을 더 아프게 만든 것 같아서
결과적으로 그 사람이 다시 아프게 되어서, 모든 것은 내 잘못이다.
” 범규한테 마지막으로 인사해야하잖아요, 그래서 불렀어요 “
” … “
“ 정말.. 해줄 말이 없네요. 미안해요 ”
그 말을 끝으로 난 원장실을 나왔고 301호로 돌아갔다. 아니 사실 돌아가지 못하고 로비에 앉았다.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 얼굴을, 그 미소를 보면 같이 있고 싶어져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지가 않아져서
가지 말라고 더 붙잡을 것 같아서 돌아가지 못했다.
그렇게 로비에서 마음을 가라앉힌 후, 313호로 돌아갔다.
드르륵,
” 왔어? 원장님이 뭐라셔? “
” .. 그게 “
” 응? “
“ 그니까.. 있잖아 ”
“ … ”
주르륵,
” 왜 울어.. 응? “
”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
결국 난 눈물이 터져버렸고 범규는 어쩔 줄 몰라하며 내 등만 토닥일 뿐이었다.
이 사람이 또 같은 상처를 받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 이유가 나 때문이라는 것도 너무 미안하고 결국엔 이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내 마음을 괴롭혔다.
드디어 찾은 나의 피터팬인데, 드디어 찾은 나의 네버랜드를 떠나야한다는 그 사실이 나의 마음을 자꾸만 긁어댄다.
그렇게 난 계속해서 울다 그만 그쳤고 내가 그칠 때까지 범규는 계속해서 나의 등을 따뜻하게 토닥여주었다.
“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은거야? 응? ”
“ 진짜.. 이런 말 하기 싫었는데 ”
“ … ”
“ 죽어도 너한테 이 말은 해주기 싫었는데.. ”
“ … ”
“ 우리 이제.. 그만 ”
“ … ”
그때,
드르륵,
“ 너구나? 우리 아들 정신 못차리게 하는 얘가 ”
“..!!”
“ 당신이.. 여기는 또 왜 ”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비극에 난 당황했고 결국 마지막 인사는 건네지 못할 것 같았다.
“ 니가 내 아들을 홀려서 내 아들이 저렇게 된거야, 알아? “
” … “
” 여기는 왜 또 오셨어요 “
” 허.. 진짜 어이가 없어서 “
” … “
맞는 말 같았다. 아니 내가 이 사람을 홀린 게 아니다, 내가 이 사람에게 홀린 것이다. 아주 깊게 홀리고 말아서 정작 나의 현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 너만 없었어도..!! ”
“ 그만하세요. ”
“ 뭐? 너..!! “
탁,
"..!! "

“ 그만하시라고요, 제발 “
처음이었다. 너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본 것은
생각보다 큰 상처 자국에 넌 또 다시 떨고 있었고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지금 나의 행동이 널 또 다치게 할지 모르니까
“ 허.. 너 지금 저 여자애 지키겠다고 이러는거야? 꼴에? ”
“ 나 때리는 건 참아도 얘 때리는 건 못 참아요 ”
“ … ”
“ 아주 단단히 홀렸네, 홀렸어 “
” …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널 원래대로 돌리고 다시 현실로 끌어내는 것, 이거 하나다.
“ 어차피 너 이제 퇴원할거야. ”
“ 그게 무슨.. “
” 쟤는 이미 알고 있을걸? “
” .. 사실이야? 여주야? “
너의 눈을 바라보았다. 애써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은 채 뻣뻣히 고개를 들어 너의 눈을 바라보았다. 참 애석하게도 여전히 너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날 그곳으로 데려가 줄 것만 같은 그런 눈이었다.
” .. 응. 나 알고 있었어 “
” 그럼 아까 낮에 들은 이야기가.. “
” 응, 이 이야기야 “
“ … ”
“ 그래서.. 마지막으로 인사하려고 했는데 ”
“ … ”
“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 ”
“ … ”
그 순간,
꼬옥,
“..!!”
“ 안 갈래. 나 여기 있을래 ”
“ .. 범규야 ”
“ 계속 너랑 이야기하고.. 같이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할래 “
” … “
” 나 좋아한다며, 나랑 계속 있어줄거라며.. “
“ .. 범규 오빠 ”
“ 그렇게 부르지마.. 제발 ”
“ 미안해.. 오빠 ”
“ 내가 왜.. 오빠야, 아니잖아 ”
“ .. 오빠랑 있는 동안 나도 정말 환상 같은 나날이었어 “
” … “
” 근데.. 오빠도, 나도 환상 속에서만 살아선 안돼 “
” … “
결국 난 너에게 그 말을 하고 말았다.
“ 오빠는.. 어른이잖아. ”
“ … “
“ 미안해, 계속 옆에 못 있어줘서 ”
“ .. 이러지마. 제발 ”
그 말을 뒤로 난 범규의 품에서 나와 짐을 챙겨 313호실을 나왔고 병원 나오자마자 주저 앉아버렸다.
그대로 주저 앉아 펑펑 울었다. 한 번 터진 눈물샘은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난 그곳을 나왔다.
나의 네버랜드를, 나의 피터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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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
탁,

“ 네? ”
다시 만났다, 나의 피터팬을
그건 그날로부터 5년이 지난 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