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EP. 12 5년

그 날 이후로 난 그곳에 더 이상 가지 않았고 다시 나의 현실 속에서 살아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곳에서의 기억들이 아주 잠깐씩은 나를 다시 네버랜드 속으로 데려다 주어 전보다는 걸어가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물론 그 환상들 속에서 다시 나올때면 나오는 슬픔들이 나를 항상 괴롭혔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며 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현재는 대학교를 다니며 알바를 하고 있다. 물론 알바는 여러 개를 하고 있고


“ 네~ 여기 있습니다 ”

“ 감사합니다 ”
 

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면 너의 존재가 잊혀지리라 생각도 했었다. 물론 그건 나의 착각에 불과했다. 잊혀지기는 커녕 오히려 너를 더 그리워하고 있다.

나를 보며 웃어주던 모습도, 그 미소도 모든게 다 그리워졌다.

아, 수빈이는 현재 모델로 활동중이다. 처음엔 안 한다고 버티다가 결국엔 하게 되었고 지금은 외국에 나가 패션쇼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얼굴로 연예인을 안 하는 게 이상했다.


” 여주씨 이따가 병문안 가야한다고? “

” 네 ”

“ 어쩌다가 그랬대? 그 친구는? ”

“ 복싱하는 친군데.. 발을 좀 심하게 다쳤나봐요 ”

“ 어후.. 설마 남자친구? ”

“ 네?! 아니에요..! ”

“ ㅎㅎ 좋을 때야~ ”


절대 남자친구 아니다. 대학교에서 친해진 남자 동기인데 복싱을 하다가 발이 나갔댄다.. 으휴 걔네집이 워낙 바빠서 간호해줄 사람도 없고 시간이 남는 내가 해주기로 했다. 물론 돈 받고 하는거다

그렇게 알바를 마친 후, 나는 동기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똑똑,

“ 네~ ”


드르륵,


” 오~ 왔구만 “

” 넌 복싱을 하는 놈이 발을 다치면 어쩌자는거야? “

” 아니 뒤에 걸레가 있는 걸 어떻게 알아? “

” 자, 이거 니가 말한 거 “

“ 아싸~ 아이스크림~ ”


녀석은 뭐가 좋은 지 내가 사온 아이스크림 봉투를 휙 가져가서는 신중하게 아이스크림을 고른다. 저거 23살 맞아..?



“ 난 이거! 너는? ”

“ 난 됐어~ ”

“ 뭐야.. 너 먹으라고 초코도 남겨줬는데 ”

“ .. 진짜? ”

“ 얼른 먹어 ”

“ 그럼 ~ 나는 이거! ”


나의 취향은 완전 초코맛이기에 하나 딱 있는 초코맛을 골랐고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아이 좋아라


“ 역시 초코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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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흐.. 초코가 그렇게 좋아? ”

“ 당연하지! 초코는 세상을 구할 음식이야 ”

“ 초코에 당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알지? “

” 아이 좀..!! 너 그거 도로 내놔 “

” 아아 미안해 “


얘 이름은 강태현이고 나랑 동갑이다. 뭐 어쩌다가 친해졌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확실한 건 얘가 먼저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냥 나보다 친화력이 좋더라고

최수빈 뒤로 제일 친한 친구가 아닐까..


“ 내가 너 때문에 별 오해를 다 받고 진짜.. ”

“ 무슨 오해? ”

“ 카페 사장님이 나보고 남자친구 병문안 가녜 ”

“ 틀린 말은 아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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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인 친구니까. “

” 너 진짜..!! “

” 아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 “


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 놀리는 맛에 사는 것 같다.


“ 후.. 의사선생님은 뭐래? ”

“ 한 2주 정도 있으면 붙기 시작하니까 그때쯤엔 퇴원해도 된데 ”

“ 다행이네. 그래도 ”

“ 하필 뒤에 그 걸레가 있을게 뭐람 ”

“ 으휴.. ”

“ 아 맞다. ”

“ 왜? ”

“ 나 물 마시고 싶었어 아까부터 “

” 뭐? “

” 내가 물을 뜨러 못 가니까.. “

” .. 진짜 넌 낫기만 해봐 “


결국 난 옆에 있던 물통을 들어 밖으로 나갔고 로비 쪽 정수기로 가서 물을 담았다. 저거 진짜 나으면 반 죽여놓을 것이다.

그래도 뭔가 오랜만에 병원에 있으니 그때 생각이 물씬났다. 그때는 말 안해도 내가 물도 떠놓고 과자랑 간식도 엄청 사갔었는데..

이제는 다 그저 어릴 적 환상에 그친 것들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슬프게 생각 되었다.

난 아직도 나의 피터팬을 잊지 못하고 있는 걸까

난 그 사람의 웬디였을까, 팅커벨이였을까

결국엔 같이 있지 못했으니 웬디인건가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했다. 유독 그 사람의 세상이 그리워진 날이었다.

그렇게 물을 다 담고 병실로 돌아가는데,


스윽,


"..!! "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사람에게서 익숙한 그 향기가 났고 난 의심의 여지 없이 바로 돌아 지나간 사람을 붙잡았다.


탁,


” 저기..! “


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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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만났다. 나의 피터팬을

그건 그날로부터 5년 후였다.
























“ .. 그리워했어요 ”

“ … ”

“ 당신을, 그리고 당신의 세상을 ”

” … “

” 5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