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피터팬

EP. 13 또 다시 이곳

“ 저.. 그니까 ”

“ … “

” 제가 아는 분인 줄 알았네요.. 죄송합니다 “

” 아닙니다 “


휙,


차가웠다. 그때의 그 눈빛이 아니었다. 사실 같은 눈빛이었다고 해도 내가 붙잡고 할 말 따위 없었다. 이미 한 번 난 그를 떠났다.

그런 내가 그에게 다시 그때로 돌아와 달라고 하는 건 내 순전한 욕심이다. 그것도 아주 못된 욕심이다. 가져서는 안 될 그런 마음

결국 난 물통을 들고 병실로 돌아갔다.


“ 너 무슨 일 있었어? ”

“ 어? 왜? ”

“ 아니 기분이 갑자기 안 좋아보이길래.. ”

“ .. 아니야. 괜찮아 ”


조금 놀랐을 뿐이었다. 아니 조금 많이 당황했다. 단 한 번도 그에게서 그런 눈빛은 본 적이 없었다. 항상 반짝이고 늘 꿈을 꾸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

언제든 날 네버랜드로 데려다 줄 것만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그런 사람이었는데

대체 그 날 이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때,

스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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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이 있나 ”

“ ㅇ..아니야 그런거 ”

“ 근데 아까부터 왜 표정이 안 좋아 ”

“ 니가 하도 피곤하게 굴어서..! 그런가 보지 “

” 흠.. “


근데 범규는 여기 왜 있었던 것일까, 아직 아픈 곳이 낫지 않은건가 머릿 속 많은 질문들은 한껏 복잡해진 내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놓았다.

그렇게 밤이 되었다.


“ 아~ 잘 먹었다 ”

“ 넌 진짜 사람 참 야무지게 잘 괴롭혀 ”

“ 대신 너도 오랜만에 같이 맛있는 거 먹었잖아 ”

“ .. 뭐 인정 ”

” 너 뭐 과자같은 거 안 먹고 싶어? “

” 음.. 왜 갑자기 심부름을 자처하지? “

” 아 얼른! 먹을 거야, 말거야 “

” 그럼 당연히 먹어야지! “


사실 과자 심부름은 핑계였다. 그저 우연이라도 운명처럼 한 번만 다시 마주치기를 원했다.

스쳐 지나가도 좋으니 그냥 그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게 난 아래 병원 편의점으로 내려갔고 최대한 천천히, 오래 걷고 골랐다.

그가 날 알아볼 수 있도록, 지나가다 놓치지 않도록


결국 편의점에서 계산을 다 하고 나왔지만 보지 못했다. 실망한 마음으로 엘레베이터를 눌렀고 곧이어 문이 열렸다.


드르륵,

스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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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거짓말처럼, 정말 우연 아닌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 … ”

“ .. 안 타시나요? “

” 네..? “

” 안 타시냐구요. “

” ㅇ..아니요! 타요 “


순간 너무 놀라 벙쪄버린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참 동안이나 멍 때렸고 심장은 미친 듯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 저.. 몇 층 가시나요? ”

“ .. 9층이요 ”

“ 아.. ”


9층까지 5층 정도 남아있었다. 나는 하고 싶은 말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그 많던 말들을 한 번에 정리하는 건 역시나 무리였지만 그래도 최대한 정리하고 또 정리했다.


” 저기.. 저 기억 하시나요? “

” .. 글쎄요 “


역시나 차가웠다. 나를 잊은 건지, 아님 잊기로 한건지 그 눈빛과 말투들은 내 마음을 쿡쿡 쑤셨다.


” .. 병원엔 무슨 일로 오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 .. 어머니가 아프셔서요 “

” 아.. “


다행히였다. 그가 아픈 건 아니라서


그때,

띵,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9층에 다다랐고 난 당황해 정리해가던 말들을 모조리 잊어버렸다.

그렇게 문이 열렸고 범규는 앞으로 걸어갔다.

결국 난 무작정 그의 팔을 잡았다.


탁,


"..!! "

“ 난 .. 그리워했어요..! “

“ … ”

“ 당신을, 그리고 당신의 세상을 ”

” … “

” 5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

” … “

“ 그때 그렇게 당신을 떠나겠다고 다짐했는데, 난 결국 또 다시 당신을 찾았고 당신의 세상에 왔어요 ”

“ … ”

“ 그쪽이 나를 정말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나는.. ”

“ … ”

“ 이렇게 다시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준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꿈만 같으니까 ”

” … “

” 붙잡은 건 미안해요 “

” … “

” 하지만 이 말이 하고 싶었어서.. ”

” … “

” 난 당신이 좋고 당신의 세상이 좋아요. 여전히 “

“ … ”


그 말을 뒤로 범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내렸고 난 문이 닫히자마자 그대로 주저 앉고 말았다.

슬픈 감정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마냥 행복한 감정도 아니었다. 왠지 모르게 눈물 나는 그런 감정이었다.


결국 또 다시 난 이곳에 왔다. 꿈 같은 그곳에






















“ … “

” 누가 그랬어? 누가 울렸냐고 “

” … “


꼬옥,


“ 누가 그랬던, 슬프면 울어 “

“ … ”

“ 어쩜 우는 것도 이리 바보스러울까 “

“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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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귀엽다고, 발끈하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