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HEROINE)

#프롤로그

“이야 이거지~ 역시…크흐….”


오늘도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내 방이야. 아 참, 소개를 안 했네. 난 설여주, 낭랑(?) 20세. 이제 갓 대학 들어간 삐약삐약 새내기지. 아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내가 왜 감탄하느냐. 그건 바로 어쩌다 발견한 인소 때문이야. 

“진짜 재밌어”

“그 말 진짜 자주 들은 거 알지”

“아 어쩌라고~ 재밌는걸~”

“아 알겠다고 교수님 들어;;”

강의 시간에도, 점심 시간에도 내 소설 권고는 끊길 생각을 안 해. 왜냐, 진짜 재밌거든. 이미 중고등학생때 접한 클리셰 범벅물은 지겨운 찰나, 수능 끝나고 빛처럼 등장한 이것. 


<일진에게 찍혔다>? 


아니, <일진을 찍었다>!


 첫날에 일진 옆자리를 사수해 온갖 수모를 겪고 마침내 남주가 여주를 구하게 되는 그런 흔해빠진 스토리는 집어치워, 이 글에선 여주가 남주를 구한다. 일단 이거부터 다르고, 제일 좋은 건 역시 여주의 사이다 발언들이지. 아주 상대방의 심장을 내려꽂는 팩.트.폭.력.에 내가 아주 반해버렸잖아~ 여주 언니….쌍따봉…진짜 걸크……


아무튼 이렇게 매일매일 소설만 읽고 평범하게 지내던 대학생에게도 위기가 찾아오지. 그거슨 바로…..


“아 엄마 용돈 좀~”

“안 돼 이 기지배야 가서 니가 벌어먹어!!!”

….그래….알바를…아직 안 구했다는 (머쓱)
아무튼, 엄마 잔소리가 또 시작됐네 아우 지규와….. 그만 알바나 찾으러 가야겠다 오늘도 파이팅! 여주 언니처럼 거침없이!!



라는 말과 함께 다이어리를 덮는 설여주씨. 일기 한편 뚝딱 쓸 사이에 잔소리 버튼이 눌린 엄마 로봇이 폭주 중이다. 한껏 참으려다가 짜증난 여주는 엄마를 향해 빽 소리 질렀다.

“아오, 그 놈의 알바, 구하면 될 꺼 아니야?!”

“그래 그 놈의 알바 좀 구하라고!!”

“아 알겠다고!!”


확 승질부린 여주는 아무 가방을 헤쳐매고 쿵쾅대며 현관으로 향한다.


“저저 증말 승질머리 누구 닮아서 저 모양이야??”

“누구 닮긴 엄마 닮아서 성격 더럽다!!!”

“이게 정말..?!”


하지만 이미 엄마가 주걱 들고 달려간 현관문에는 경쾌한 문이 닫히는 소리밖에 맴돌지 않았다.

“너…죽었어…들어오기만 해….”
 혼자만의 복수만 이 갈고 하는 엄마다. 






“아니 무슨…. 용돈 그깟 꺼… 어쩌라고… 알바 알아서 구하면 될 꺼 아니야??”
씩씩대면서 화가 아직 안 풀린채로 건너편의 편의점을 고개를 치켜들어 확인했다. 우연스럽게, 선명한 알바구함 글자가 검정색 마커로 쓰여 있었다. 위풍당당한 기세가 수그러질 틈이 없었다.


“그래! 저기 바로 있잖아!”


초록불이 켜지자마자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래 내 인생, 이렇게 생각보다 순탄…네? 조금 이상하지만 뿌듯했다. 


그리고,

“끼이이이익!!!!”

암전.







“…뭐야 ㅅㅂ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다고?”

허탈하게 구름 위에서 정신차린 여주가 중얼거렸다. 뭐야 뭔데 나 아직 할 꺼 많이 남았는데?


“….설여주?”

“예?”


고개 들어보니 검정 옷의 사내가 서 있다. 검정…검정이라…. 네가 저승사자인가보다. 확 일어나 멱살을 잡고 흔들어 제꼈다. 


“니가 뭔데 날 벌써 죽여?!?! 엉?!?! 돌려놔 이 개자식아!!!”

“컥! 이…이걸 놓지 못하느냐?!?!”


소란스러움에 급히 다른 사람들도 뛰쳐나와 경악을 하다 못해 얼굴들이 새파랗게 질렸다.


“…옥…옥황상제님?!”

“뭐라..…옥황상제?”

아쉽게도 여주는 옥황상제의 최초의 멱살잡이를 자처했던 것이다. 


“헉……니가….아니 당신이 옥황상제였어…요?”

옥황상제로 밝혀진 사내는 한껏 쭈그러진 여주를 보며 옷깃을 탁탁 정리하곤 이 곳으로 온 용건을 줄줄이 설명해줬다.. 그건 시선 밖, 여주는 홀로 혼란스러움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 ㅈ됬는데 아 어떡해 나 뒤졌다 아 이미 뒤졌지 ㅆ 아 이런 운빨 없는 ㄴ…’

“아무튼 그래서, 어느 소설이 좋느냐?”

“에?”

머리칼을 쥐어뜯던 시늉을 그만두고 다시 사내, 아니 옥황상제를 쳐다보았다. 누가봐도 못 들은 눈치였다. 쯧, 혀를 차믄 바람에 여주는 더욱 수그러들었다. 아니...죄송합니다...


“너가 빙의할 소설 말이다. 내가 방금 부활의 기회를 한 번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헉…진짜요? 아니 진짜겠지 잠만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는 건 단 하나의 소설, 


“저 일.찍.이요!”


옥황상제는 눈살을 살푸시 찌푸렸다가 다시 눈을 떴다.

“아, 그 소설?”

“네!”

세상 신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는게 퍽 웃겼나보다. 피식거리며 옥황상제는 자신의 할 말을 다시 이어나갔다.

“그래, 그 곳으로 들어가보라. 단, 너가 무슨 역할인진 들어가봐야 안다.”

“….저 남자가 될 수도 있다는…?”


몸에 엑스자를 그린 채 눈을 동그랗게 뜬 여주를 보며 옥황상제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그건 아니고”

“아 네 다행이네요”(한 시름 놓음)

“그럼, 두 번쨰 인생, 잘 살아보거라”


회오리치듯 눈앞에 휘리릭 바뀌는 걸 느낀 여주는 눈을 잽싸게 감았다. 하, 옥황상제님, 알라뷰입니다 진짜 잘 살게요.







“….잉?”

눈을 뜬 여긴

….어디지. 심각하네. 

생각보다 호사스런 공간에 눈을 뜬 여주는 곰곰히 생각해봤다. 인소 7회독차, 이런 공간은 없었는데, 뭐지? 조연인건가? 머릿속에 웅웅거리는 생각들을 정리하고자 관자놀이를 천천히 마사지하듯 돌렸다. 

그때


쾅 ㅡ


“야 누나! 일어나!”

싸가지없게 문을 확 열어재낀 남자애의 등장에 한소리를 하려고 고개를 젖힌 그곳엔…


…후 알 유? 

웬 큐티빠띠한 남자애가 서 있었다. 꽤 아니꼽게 야리는 표정 뺴고는 귀여웠다. 입술이 통통하게 나와있….어라 인간 수달이네? 빤히 쳐다보는 게 기분 나빴는지 그 남자애는 머리를 거칠게 헤짚고 다시 소리를 빽 질렀다.

“야 일어나라고!”

“…….야?”

꼰대마인드 설여주, 자신보다 어린 남자애한테 “야”라고 불리다. 그럼 어쩌지?


“이게 어디서 누나한테 야래?!!?!!”

혼내야지. 처음부터 과격하다






"...진짜 왜 저래...."

“…..”

“…….”


아쉽게도 인간 수달은 수달답게 빨랐다. 여주가 침대에서 벗어나자마자 문 밖으로 휙 몸을 돌렸고, 동시에 나는 휘청거리면서 바닥에 주저앉게 되었다. 끙거리면서 몸을 힘들게 일으켰다.


“몸도 약한 년이 왜 나대.”

“…년?”

여주의 말에 남자애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꽤나 맘에 안 든 눈치였다. 


“말대꾸를 왜 이리 하지 또 생매장 당하고 싶은건가 입양년이?”


어이없음에 말문이 막히는게 이런 느낌인가. 
뭐지 이 애? 싸가지를 당근마켓으로 냅다 팔아버렸나? 아닌데 그정도로 못 사는 애는 아닌 거 같은데. 요동치는 눈을 겨우 붙잡고 아래위로 흝었다.


“나와, 학교 가게”


 이 말만 남기고선 또 사라진다. 저 저 저 싸가지 좀 보소 나가자마자 좀 여려보이는 자신의 주먹을 확 올렸다가 슬그머니 내렸다. 아오 저 놈 내가 언젠가 널 생매장시킨다.



 그나저나 여기 진짜 어디지, 나 이런 공간 처음 보는데?
열렬히 <일진을 찍었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여긴 좀 낯설다. 휘청거리면서 또 침내 기둥을 붙잡고 머리를 굴려보았다. 아 그나저나 이 사람 왜 이리 약해;;;; 툭하면 쓰러질 거 같은 거 겨우 전 몸의 정신적 체력으로 버텼다. 끙…..불편하네. 


그제서야 눈 앞에 갑작스레 나타난 알림이 보였다.

 그리고 보자마자 욕을 내뱉었다.


“ㅆ발”


*설여주(님) 안녕하세요. 당신은 <일진에게 찍혔다>의 주연, 설여주 캐릭터로 빙의되었습니다.

설정 – 대기업 사장의 입양녀
-   숨기고 있는 지병이 있음. 치료 불가
-   아래에 3살 어린 동생 <이대휘>
-   오늘 날짜: 3월 2일, 개학식. 첫번쨰 챕터 시작합니다


머리를 짚고 내적 비명을 질렀다. 나 방금 누굴 찬양하고 있었던 거지.


옥황상제 이 개새끼야….. 여기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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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입작가 체리얌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손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