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나는 아이한테 항상 미안함을 품고 사는 그런 엄마이다.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논건지 차에서 금방 곯아떨어진 우 연이였다. 적막이 가득한 차안에는 우 연의 일정한 숨 소리만 고요하게 울려퍼질뿐이였다.
“연아 다 왔어, 집에 들어가야지 일어나세요 왕자님~”
우 연이 깰까봐 집까지 조용히 차를 끌고온 여주는 조심히 차를 주차하고 새근새근 귀엽게도 잘 자고있는 우 연을 살짝씩 흔들어 깨웠다.
“우응..”
“왕자님 집에가서 씻고 자세요~”
“시러..안아져...”
언제나 아빠없이 사는 우 연한테 미안해 우 연을 진짜 왕자님처럼 곱게 키웠다. 그런 우 연의 버릇이 나빠질까 무서웠던 여주지만 심성이 원래부터 곱고 착한 아이라 응석 부릴땐 많지만 엄마를 힘들게는 잘하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여보세요, 네~ 선생님 우리 우 연이한테 무슨일 생겼나요?”
‘네~ 연이 어머님 지금 연이가 친구랑 싸우는 바람에 전화드렸습니다”
“아, 큰일인가요?”
‘연이랑 서로 싸우는 바람에 연이랑 친구 둘다 상처가 나서 상대 친구 부모님이 어머님을 뵙자고하셔서요..죄송해요 어머님 잠시 유치원으로 와주실수있으신가요?”
“선생님이 뭐가 죄송해요 제가 더 죄송하죠, 지금 당장 갈께요 죄송해요 선생님”
다행이 재택근무 중이던 여주는 옷을 후딱 갈아입고는 차키를 챙겨 차를 타고 우 연의 유치원으로 달렸다.
“우 연 어머님~ 상대 부모님 원장실 안에 계시니까 지금 들어가시면 될거에요”
“죄송해서 어쩌죠 선생님 우 연이 잘 혼낼께요”
“에이, 애들이 싸울수도 있죠 우 연이 잘못한거 아니니 사과하실 필요 없으세요 어머님~”
“그래도..”
“지금 우리 애 얼굴에 이 상처보이세요? 당신의 애새끼 때문에 우리 아들이 지금 이렇게 아파하는거 안보이냐구요”
여주는 상대방 부모의 막말에 어이가 없다못해 없어질 지경이였다. 누가봐도 우 연이 저쪽 애보다 많이 맞은거 같아보이는데 저쪽은 애 팔꿈치에 조그만한 상처 하나 났다고 이 난리다.
“네~ 어머님 소중한 자기 자식한테 상처가 나서 흥분하신건 알겠는데 말 좀 곱게 쓰시죠, 제 소중한 자식한테 애새끼가 뭡니까 애새끼가 저도 그쪽 자식 애새끼라 부르면 좋겠습니까?”
“젋은것이 어른한테 눈이나 크게뜨고 말하는것 좀 봐, 내 아들이 말하는걸 좀 들었는데 당신 애 아빠없다며? 거짓말도 아니고 진실을 말했을 뿐인데 저 애새ㄲ..아니 쟤가 그거 듣고 흥분해서 내 아들 밀친거라고 알아먹어?!”
상대 부모의 적반하장에 할말을 잃은 여주였다. 부모가 저 모양이니까 애가 저런걸 배우지, 속으로 혀를 찬 여주는 자기 자식이 친구한테 아빠 없다는 소릴 듣고 화가났을 우 연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 뿐이였다. 아 소량의 분노도 조금ㅎ
“저기요 애한테 아빠없다는게 할소립니까? 어디 나가서 물어봐요 내 아들이 친구한테 아빠없다고 했다고. 어딜 자랑거리도 아닌걸 변명삼아 내 앞에서 떳떳하게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더 이상 할말없습니다. 하고싶지도 않네요 그냥 이 일은 넘어가죠”
우 연의 손을잡고 유치원을 빨리 빠져나온 여주는 화를 다스리면서 우 연이 보는 앞에서 못 볼꼴을 보였다는 생각에 또 다시 속에서 열불이 나는 여주였다.
“연아 엄마가 미안해..우리 연이 그런 소리 듣게해서 엄마가...진짜 미안해..”
“으응, 아니야 나 아무렇지도 아나! 그냥 엄마는 아빠없는 날 위해 열심히 하는데 그런데..걔가 그렇게 말해서 그냥..그냥...흐아아아아아앙”
“미안해 엄마가 우리 연이 좋은말만 들어야하는데 엄마가 못나서 부족해서 그런거야 우리 연이 아무 잘못없어 괜찮아”
그날 저녁 눈물 콧물 쏙 빼며 운 우연은 기운이 다 빠졌는지 원래보다 일찍 침대에 누워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그런 우 연을 재우고 온 여주는 생각이 많아졌다. 안그런척해도 우 연은 많이 아빠를 그리워한다는걸 친구의 아빠가 친구를 유치원으로 데리러 올때면 우 연의 눈은 부러움과 슬픔으로 가득찼고 저번에 놀이공원을 갔을때도 가족단위로 온 제 또래아이들을보며 눈이 촉촉해지는 것을 여주도 보았다.
사실 여주는 우 연이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일찌감치 알고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랑을 하기엔 턱없이 무서웠고 두려웠다. 사랑하는 상대가 또 떠날까 지례 겁 먹은 여주는 내가 더 잘하면 되지 내가 아빠의 빈자리 없애면되지 라고 생각했던 자신이었지만 오늘 펑펑 울며 말하는 우 연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생각이 자꾸만 많아졌다.
‘나도...아빠가 있었으면 조게써.끄흑 나도 그런 소리 듣기 시러..나도 아빠 가지고 싶단 말이야 흐어어어엉”
떠나가 돌아오지 않는 그가 무척이나 보고픈 밤이였다.
우 연의 생각에 밤새 뒤척이던 여주는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밤을 새버린 여주였다. 밤새 뒤척이며 생각해낸 끝에 결국 남자를 소개받는거 밖에 없다 생각이 든 여주는 그날 바로 회사에 월차를 내고 소개팅 아닌 소개팅을 나갔다.
조용하고 한적한 어느 레스토랑안 처음만난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어색하면서도 미묘한 공기가 흘렀다.
“어..일단 밥부터 시킬까요?ㅎ”
“아뇨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불편한 자리는 삼가해주시죠”
“아 아니..!”
“그럼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
도망치 듯 답답하고 갑갑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 남자는 자신의 차로 빠르게 걸어간뒤 잠시 생각의 잠긴듯 눈가가 빨개지며 눈물이 차오르더니 이내 똑 떨어졌다.

“여주야..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