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 7화
그렇게 혼자서 시간을 보낸 8개월차 신혼부부.
오늘은 석진씨가 돌아오는 날입니다.
여주씨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집 청소를 합니다.
뚜르르-
전화 소리가 울리고
“여보세요?”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
“어.. 김석진 이사님 핸드폰 아닌가요..?”
많이 당황하는 여주씨
“안녕하세요 사모님! 저 이소영 비서입니다.”
“아 비서님 안녕하세요!”
좀 안심이 되는지 얼굴에
다시 햇살이 들어옵니다.
“제가 받아서 놀라셨죠. 지금 핸드폰 두고
연락 오는 거 확인해서 알려달라고
부탁하셔서 제가 받았습니다.”
“아, 아니에요. 고생이 많으세요.”
“제 일인데요.. 이사님은 지금 회의 들어가셔서..”
“오늘 오전 9시 비행기라고 알고 있어서
확인 차 연락드렸어요.”
“아아 맞습니다. 아마 한국에 오후 9시,
댁에는 10시쯤 도착하실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이사님 오면
연락 달라고 전해주세요!”
“네.”
뚝-
*
“이사님. 방금 사모님 전화 오셨어요.
비행기 시간 물어보셔서 알려드렸습니다.”

“네. 고마워요.”
뚜르르-
달칵-
“자기야!”
“목소리가 완전 신났는데?”

벌써부터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석진씨
“당연하지 오늘 누가 온다는데. 공항 갈까요?”
“밤에 밖에 추워. 오늘 한국
영하까지 내려가던데
집에서 기다려요. 빨리 갈게”
“나 기다리게 하지마요. 10시 땡 하면 와..”
“알겠어. 지금 공항 가야하니까.
조금 이따가 봐요.”
“응. 알겠어요.”
“사랑해. 빨리 갈게.”
“응. 나도 사랑해.”
*
여주씨는 쇼파에 앉아서 석진씨를 기다립니다.
시간은 점점 달을 향해가는데
현관문은 잠잠합니다.
티비 속 소리로 공허한 거실을 채우는 여주씨
요즘 그렇게 재밌다는 예능도 보고
저번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던 드라마도 봤다가
다시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10시 뉴스
“속보입니다. 현재 파리에서 오는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입니다.”
“서유연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그 소리에 소리를 지르는 여주씨
공포와 당혹감이 밀려오는 듯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뚜르르-
“왜 안받아..”
뚜르르-
“김석진..!!”
뚜르르-
총 15번의 전화와 30통의 문자
여주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기시작합니다.
“온다며.. 빨리 온다며..”
띠리릭-

“여주야”
다급하게 뛰어와 여주씨를 감싸안습니다.
“미안해 늦었지”
석진씨도 많이 놀란 듯한 목소리
고개를 들자 보이는 비행기추락 뉴스
“하아.. 저거 때문에..”
“괜찮아.. 괜찮아 나 왔잖아.. 괜찮아..”
여주씨의 울음소리가 커집니다.

“빨,리 온다며! 흐으..내,가끅,얼마나..”
“미안해.. 미안해..”
여주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연신 사과를 하는 석진씨와
석진씨의 품에 안겨서 우는 여주씨
*
“킁- 이게 뭐야..”
“나 당신 오면.. 같이
와인 마시자구.. 사왔는데..”
“미안해. 놀랐지.”
“차도 너무 막히고 그래서
내가 늦었어 아까 그 뉴스도 오보고.”
같은 파자마에
따듯한 이불을 덮고
서로를 껴안은 채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
“자기야.. 나 무서웠어..”
“응. 많이 무서웠지..”
“그래도 빨리 와줘서 고마워..
나 맨발로 당신 찾으러 가기 전에 와줘서..”
“미안해. 늦어서.”
“졸리다..”
“응. 이제 자자.”
“오늘도 사랑해 여주야”

누군가는 감사의 인사를
누군가는 미안함의 사과를
짧은 입맞춤과
따듯한 포옹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자가격리 해제 후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성적 확인에
뭐 작성해서 내야하고
늦은 저를 용서하세요
언제나 사랑합니다 우리 조연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