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단편

일기-제목 없음.

20xx년 4월 12일
오늘은 정말 따분한 날이었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거든.
약간의 일이라고 하면, 글쎄. 내가 아끼던 물건이 사라진 정도?
아, 정말 별건 아니야. 물건이야 새로 사면 되는거지. 안그래?

20xx년 6월 2일
음, 오랫만에 일기를 쓰는것같네. 그동안 쓸 일이 없었으니까.
여전히 내 주변은 모두 검은색이야. 옆에 천도 있던것 같고,
무언가 딱딱하기도 하고. 정말이지, 따분한 일 뿐이라니까?
맞다, 저번에 사라진 물건은 찾았어. 발 밑에 있던걸 내가
깜박하고 깔아뭉갠거였어. 바보같지?

20xx년 6월 27일
딱히 쓸 거리는 여전히 없지만, 그래도 일이 하나 있어서
일기를 써보려고 해. 매일같이 나를 찾아오던 사람 한명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어떡하지? 분명 나를 만지는 손길은 여전히 느껴지는데. 점점 무서워져.

20xx년 6월 29일
큰일이야, 더 이상 일기를 쓰지 못할수도 있어. 그 사람이 일기장을 불태운다고 했는데.. 나는 일기가 정말 좋아. 왜냐고? 재밌지 않아? 난 그렇게 생각해.


* * *
20xx년 7월 1일
아아, 결국 나는 일기장을 뺏기고 말았어. 하지만 괜찮아. 책상 틈 사이에서 작은 종이를 발견했거든. 이제 이곳에 일기를 쓰고, 지우고. 그걸 반복할거야.

20xx년 8월 26일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이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들리는것도 없지. 미쳐버릴것같아. 늘 들리던 현관의 벨소리도, 창 밖 차소리도, 때때로 거실에서 들리던 사람들의 말소리도 전혀, 느껴지지 않아.

20xx년 9월 6일
내가, 나는..나는... 잘하려고 했어. 믿어줘. 너무 시끄러웠던 것 뿐이야. 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아. 여긴 어디지? 너무 무서워.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괴로워. 조금의 촉감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오늘도 난 내 팔을 물어뜯으며 고통이 느껴지기만을 기다려.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