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 욕설이 나오니 주의해 주세요. *
" 여주야! 이거 얼른 먹어! "
" 이것도 이것도! "
" 얘네 거의 싹쓸이 해왔어... "
원우와 단둘이 있는 게 어색해 계속해서 문제만 보고 있을까 뒷문이 요란스럽게 열리더니 애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내 책상에 먹을 것을 가득 놓는 순영과 민규에 당황하였고 승철이 뒤늦게 걸어오면서 말하였다.
" 이거 다 먹어! 알겠지? "
" 응? 이, 이걸 다..? "
" 두고두고 먹어. "
" 응.. 고마워. "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 배는 불렀지만 얼른 먹으라는듯한 그들의 눈빛에 빵을 하나 꺼내 입으로 한입 크게 넣었다. 나름 먹다 보니 맛있어 하나를 금세 먹었고 다시 펜을 들어 문제집으로 시선을 돌렸다.
조례가 끝난 뒤 교무실로 나를 부르는 선생님에 나는 선생님 뒤를 따라갔다.
" 이거 수행평가 계획 프린트인데 반 애들한테 공지 좀 해줘. "
" .. 네. "
" 아, 반장은 어떻게 괜찮겠어? "
" 네, 괜찮을 것 같아요. "
" 그래, 그럼 이번에도 잘 부탁할게~. "
프린트 한 장을 나에게 건네주며 하는 말에 잠시 당황하였다. 반장이 되어서 가장 힘든 점이라면 다들 내 말을 무시하는 상황 속에서 공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듣지 않아놓고 나중에서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뒤에서 욕을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미리 한숨이 흘러나왔다.
" 어, 뭐, 뭐야..? "
" 뭐긴, 보고 싶어서? "
" 어...? "
" 큼-, 가자. "
교무실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승관이에 놀랐고 왜 왔냐고 물어보자 갑자기 보고 싶다는 말을 꺼내어 당황하였다. 자신도 머쓱하였는지 헛기침을 하였고 내 어깨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반으로 향하였다.
" 근데 다 쳐다보는데... "
" 쳐다보라고 하지 뭐. 근데 그건 뭐야? "
" 아, 우리 수행평가 ㅎㅎ. "
숨을 크게 내쉰 뒤 반으로 들어가 교탁 앞에 섰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얘들아..! 이거 영어 수행 평간데... "
프린트 종이를 높이 올려 보이며 말을 하였지만 역시나 나에게 쏠리는 시선은 아주 잠시뿐이었다. 몇 명은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떠들고 있었기에 저절로 내 목소리는 묻히고 있었다. 그때 내 옆에 가만히 서있기만 했던 승관이 한숨을 내쉬더니 교탁을 탁 내려쳤고 큰 소음 때문인지 모두 우리를 쳐다보았다.
" 집중해라. "
" 어.. 영어 수행평가 공진데 다른 과목 보다 빨리 친다고 해서 미리 준비···. "
승관이 덕분에 무사히 공지를 전할 수 있었고 프린트 사진을 찍은 뒤 자리에 앉아 단톡방에 올렸다.
" 고마워 승관아. "
" 도움 필요할 때 말해, 무서워하지 말고. "
" .. 응 ㅎㅎ. "
나는 승관이를 보며 웃음을 지었고 그들 앞에서 처음으로 제일 환하게 웃음을 지은 것 같았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기 위해 가방을 싸고 있었다. 이미 준비를 끝낸 그들은 모두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순영이는 피곤한 건지 가방을 반쯤 걸친 채 눈을 감고 있었다.
" 권순영은 서서 자냐? "
" 그러게 7교시에는 자지 말라니까. "
" 아니 한국사 미친 거 아니야..? 그냥 자장가야. "
" 가자 얘들아! "
며칠 동안 애들이랑 같이 지내고 하다 보니 나도 애들 앞에서만큼은 진정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찌질했던 홍여주가 아닌 친구 홍여주를.
" 여주 오늘 왜 이렇게 신났어? "
" 내일 학교 안 오잖아 ㅎㅎ, 그래서 좋아. "
" 아-, 내일이 주말인데 오늘 놀까? "
" 헐, 완전 좋아! 난 콜! "
다들 말로만 듣던 일진이었지 그동안 봐온 결과 그냥 다 같은 친구였다. 웃음도 많고 나를 잘 챙겨주었기에 마음이 저절로 열리게 되는 것 같았고 말도 더듬게 되지 않았다. 물론 아직 무뚝뚝한 원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지만.
" 난 공부 해야 되는데.. "
" 힝.. 그럼 우리 여주 집 갈까? "
" 우, 우리 집?! "
고3인데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며 슥 빠지려 하였지만 민규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랐고 빠져나갈 굴래를 이리저리 생각하고 있을까 원우가 입을 열었다.
" 그냥 부승관 집 가, 제일 가깝잖아. "
" 피-, 그래 그럼 그러자! "
" 갑자기 우리 집..? "
" 응! 고고! "
우리 집에는 안 와서 다행이었지만 그들에게 둘러싸여 나는 반강제로 승관이네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승관이네 집이 우리 집과 가까워서 놀랐고 역시나 부자집이라고 소문이 나있어서 그런지 집이 컸다. 애들은 익숙한 듯 가방을 이리저리 벗어놓고선 소파에 누웠고 나는 집을 구경하며 천천히 들어갔다.
" 잠깐 앉아있어, 마실 거라도 줄게. "
" 응, 고마워. "
" 와-, 부승관 우리한테는 알아서 먹으라고 욕이란 욕은 다 하면서. "
" 너네랑 여주랑 같냐? "
아무도 안 계시는 건지 집은 고요하였고 음료수를 건네는 승관이에 나는 음료를 받으며 물었다.
" 아무도 안 계셔? "
" 다 해외로 출장 가서 나 혼자 살아. "
" 이렇게 큰 집에 혼자? "
" 가끔 도우미분들 오실 때도 있지. "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거실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에 가방에서 책들을 꺼내 올려놓고 있었다. 이런 나를 그들은 이상하게 쳐다보았고 놀란 나는 눈을 크게 뜨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 ㅇ, 왜..? "
" 여주 진짜 공부하게? 지금 이 상황 속에서? "
" 다 같이 공부하러 온 거 아니야? "
" 와-, 우리 여주 너무 순수하다. "
" 그니까, 공부하러 온 게 아니라 놀러 온 거지 여주야~. "
승철이는 바닥에 앉아있는 나를 끌어 소파 한가운데 앉히더니 자신의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당황해 눈만 깜빡이고 있을까 아예 내 손에 쥐여주더니 고르라고 하였다.
" 뭘 골ㄹ, "
" 네가 보고 싶은 걸로. "
그제서야 보이는 핸드폰 화면에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라는 걸 알아차렸고 평소 보고 싶었던 게 많았던 나는 행복한 고민을 하였다.
그중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을 골라 승철이에게 건네주었고 금방 TV에 연결하더니 마치 영화관에 온 것처럼 불까지 다 껐다.
" 와, 여주 반전 취향.. "
" ㅎㅎ, 멋있잖아. 나도 싸움 배워보고 싶다... "
액션을 좋아하는 나는 싸움을 하는 영화를 선택하였고 애들은 반전이라며 다들 놀라고 있었다.
------
우연치 않게 봤는데 오늘의 베스트 25위 고마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