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이 왕따를 사랑하는 방법

07.


*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 욕설이 나오니 주의해 주세요. *



" 어, 원우야! "

" 왔어? 가자. "

다음 날 아침이 되고 집에서 나오자 아파트 앞에 서있는 원우가 보였다. 내가 나오니 나를 기다렸던 것인지 내 옆에 서서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 근데 너 원래 차 타고 오지 않아? "

" 아, 그냥 뭐 운동 삼아 이제 좀 걸으려고. "

" 음-, 운동 좋지 ㅎㅎ. "

원우와 함께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까 익숙한 승관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서있는 승관이가 보였다. 나는 해맑게 인사를 하였고 나와 원우 사이에 굳이 굳이 들어와서는 앉았다,

" 굳이 여기 앉냐? "

" 내가 지금 좀 추워서 말이야. "

" 추워? 핫팩 줄까? "

" .. 땡큐. "

춥다는 승관이의 말에 나는 주머니에 있던 핫팩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고 잠시 멈칫거리더니 고맙다며 손에 움켜쥐었다.

" 그러고 보니 은근 승관이 손 많이 가네 ㅎㅎ. "

" 내가? "

" 응, 애기 같아.. "

" 애기~? 어쭈, 이제 내가 좀 편해졌나 봐? "

저번에도 내가 챙겨준 기억이 있어 아기 같다고 웅얼거리니 그걸 들은 것인지 눈을 크게 뜨고 얘기하였다. 순간 변한 승관이의 행동에 깜짝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고 이런 나를 보고선 당황한 승관이었다.

" 아 부승관! 여주 놀라잖아. "

" 아, 미안.. 괜찮아? "

" 으응..? 응! 괜찮아 ㅎㅎ. "

나는 애써 입꼬리를 끌어당겼고 승관이는 계속 미안하다며 나를 쳐다보았다.

원우와 승관이 사이에서 등교를 하니 역시나 많은 학생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한두 번도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쳐다보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았다.

" 권순영이 매점 쓸었다고 빨리 오래. "

" 또? "

" 몰라, 오늘은 기분이 좋은가 보지~. "

가끔 한 번씩 매점을 싹쓸이하는 순영이에 나의 사물함에는 먹을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덕분에 배가 고플 일은 없었지만 너무 많이 얻어먹는 것 같았고 항상 그들이랑 있으면 내가 돈을 쓰는 일은 많이 없었다.

" 여주 왔어~? 모닝 초코 우유! "

" 고마워 ㅎㅎ. "

" 오늘은 셋이서 같이 오네? "

" 우리 버스 타는 데가 다 똑같아서. "

순영이가 건네준 초코우유를 손에 쥐고선 자리에 앉았고 아침부터 기운이 넘치는 그들에 웃음이 나왔다.

얼마 후 조례가 시작되었고 이제 수행평가와 중간고사가 점점 다가오고 있어 반 분위기도 조용하였다.

" 이제 수행평가 준비랑 시험 범위 나오고 있으니까 반장인 여주가 잘 공지해 주고 이상. "

조례가 끝난 뒤 나는 이어폰을 양쪽 귀에 꼽은 채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집중하고 있을까 목이 아파 고개를 들었을 때 애들은 어디 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고 그때 내 책상에 붙여진 메모지 한 장이 보였다.

- 우리 뭐 좀 하고 올게. 공부 너무 열심히 하고 있길래 메모 남기고 가.

삐뚠 글씨로 꽤나 열심히 적은 것 같은 종이가 보였고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이어폰 한쪽을 거칠게 빼내었고 내 책상에 걸 터 앉았다.

" 야, 네가 뭔데 투표도 없이 반장하냐? "

" ... 어? "

"시발, 쌤이 너한테 잘해주니까 존나 좋지? 어? "

여자 무리들이 나에게로 다가오더니 말할 때마다 내 어깨를 툭툭 쳤고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애들과 다닐 땐 그나마 당당했던 게 역시나 나는 여전히 찐따였다. 그들이 없으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가만히.

" 대답이라도 하던가, 벙어리냐? "

" 미안.. "

역시나 또 사과였다.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매일 사과를 해야 하는 거지. 그냥 입에 달고 사는 말이었지만 요즘 그들 덕분에 점점 잊히는가 했더니 다시 시작되었나 보다.

" 됐고 1교시 마치고 옥상으로 와라. 안 오거나 걔들한테 말하면 죽는다. "

" ... ... "

" 대답. "

" 응.. "

" ㅋ, 좀 이따 보자 여주야~? "

내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돌리던 여자애는 내 어깨를 툭 밀치고선 반을 나갔다. 나는 참고 있던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자 애들은 하나같이 다 내 시선을 피하며 자신의 일을 하였다. 그에 나는 화장실로 도주하였다.

변기 위에 앉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까 나는 원우와 민규가 알려주던 운동이 생각났다. 몸치였던 나를 이끌고 내 몸을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었던 그날을.

" 그냥 배우지 말고 배워서 너 괴롭히는 애들한테 써먹어. 내가 아주 제대로 가르쳐줄게. "

그때 민규가 나에게 했던 말도 생각났고 나는 주먹을 꽉 지며 이번에는 지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였다.

반으로 들어오자 애들은 언제 온 것인지 각자 자리에 앉아 장난을 치고 있었다. 승관이는 반으로 들어오는 나를 보자 어디 갔다 왔냐며 잠시나마 수다를 떨었다.

1교시가 끝나고 종이 울리자마자 아까 여자 무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선 아무도 모르게 나를 쳐다보고선 눈짓을 하였고 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 어? 여주 어디 가? "

" 아 화장실.. ㅎ. "

" 빨리 갔다 와! "

마침 승관이가 자고 있어 조용히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지만 나를 본 승철이는 어디 가냐고 물었고 대충 화장실이라고 둘어댄 뒤 헐레벌떡 반을 나왔다. 심호흡을 하며 옥상으로 갔고 문을 열자 3명의 여자애들이 삐딱하게 서있었다.

" 빨리빨리 안 오냐? "

" ... ... "

" 됐고, 너 요즘 좀 나댄다? 5명이랑 지내니까 뭐 신이라도 나? "

" .. 어, 좋아. "

" 뭐? "

" 너한테는 안 하는 거 나한테는 해. 잘해주고 챙겨주고. "

" 이게 미쳤나, "

처음으로 나는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였고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았다. 이런 내 행동에 헛웃음을 친 한 명이 손을 높이 들었고 순간 옛날 생각이 났지만 민규의 말을 생각하며 그 손목을 붙잡았다.

" 아, 안 놔?! "

" 내가 계속 참아주니까 만만하지? "

그 말을 내뱉은 나는 붙잡은 손 말고 반대 손을 높이 들었고 그대로 뺨을 내려쳤다. 처음으로 폭력을 써보았지만 그동안 참고 참았던 게 한 번에 내려가듯 통쾌하였다.

" 이 이 진짜 쳐돌았나. "

그렇게 말 그대로 지금 상황은 난장판이 되었고 애들이 가르쳐준 운동이 효과는 있는 것인지 나는 별로 맞지 않았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이런 것인가.

왜 싸움은 내가 했는데 붙잡힌 건 애들이 붙잡힌 거지.

" 이것들이 여자나 패고 말이야, 어?! "

" 아니 쌤! 저희 진짜 아니라니까요? "

" 맞아요! 부승관 자다 일어난 거 안 보이세요? "

교무실 창문을 통해 불안한 듯 그들을 쳐다보았고 아직 잠에서 덜 깬 승관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채 잔소리를 듣고 있었다. 결국 나는 교무실 문을 천천히 열었고 그들과 선생님 앞에 섰다.

" 저 선생님.. 그 싸움 제가 했는데요... "

" .. 여주야! "

" 홍여주..? "

" 아니 너 얼굴이 왜 그래! "

두 손을 모으며 천천히 말하였고 내 말 한마디에 교무실 전체가 고요해졌다. 나는 양손을 꼼지락거리고 있을까 맞은 내 얼굴을 본 것인지 승철이가 나에게로 다가오며 내 얼굴을 감쌌다.

" 여주 부모님도 잘 아시잖아요~, 여주가 워낙 성실한 거. "

" 알죠, 근데 그런 애가 싸울 정도면 심각한 거 아닌가요? "

결국 부모님까지 학교에 오게 되었고 상담실에 앉아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내가 그동안 괴롭힘을 당한 걸 부모님이 다 알아버렸고 선생님 또한 몰랐던 일이었기에 다들 놀라셨다.

" 지금 제대로 사과하면 넘어는 가줄게. "

" ... 미안해 여주야. "

" 미안.. "

" 미안해. "

" .. 나도 때린 건 미안해. "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사과로 끝내기로 하였고 상담실에 부모님과 나만 남아 눈치가 보였다.

" 왜 말 안 했어 여주야. "

" 그냥.. 엄마 아빠도 힘들 거 아니까. "

" 그래도 말했어야지, 얼마나 놀랐는데. "

나를 꼭 껴안아주는 엄마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나는 끝까지 참으며 괜찮다는 말을 내뱉었다.

" 근데 오빠 알아? 알면 큰일 나는데. "

" 이미 알고도 남았지. 그래서 학교도 같이 온다는 거 겨우 말렸어. "

" 아.. 괜찮다고 해줘. 신경 쓰지 말라고. "

" .. 너 또 이런 일 말 안 하면 혼난다. "

다행히 잘 해결되었고 상담실에서 나오니 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님을 보고선 인사를 하였고 이제 가려고 할 때 아빠가 입을 열었다.

"어, 너희 그 5명 아니야? "

" 아빠 얘들 알아? "

" 대기업 아들들. 승관이랑 원우랑 그 애들 아니야? "

" 어?! 00기업 회장님 아니세요? 근데 아빠..? "

이게 뭐야. 망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