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날 아침)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지훈은 아침부터 서둘러서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다.
화창한 일요일 아침부터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 왜 불렀어”
“너 내 문자 왜 씹었어”

“야 ㅋ 내가 네 문자에 꼬박꼬박 답 해야하는 이유라도 있냐?”
“너 나 도와주기로 했잖..”
“내가 언제 네 마음대로 판단하고 결정 내린거지”
이른 아침부터 지훈을 부른 사람은 바로 지원. 어째서인지 둘 사이에서 차갑고 쌀쌀한 공기만 감돌았다.
“뭐?”
“근데 너한테 고마운 것도 있긴 하네”
“어?”
“덕분에 첫사랑을 만났어”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말한 그 여자, 강슬아가 내 고등학교 동창이고 내 첫사랑이라고. 어휴 말귀 못 알아먹는건 예전이랑 똑같아요 아주”
“그러니까..그 여자랑 아는 사이라는 말이야?”
“그래. 세상 참 좁지?”
“너 근데 아직도 그 여자한테 마음있냐?”
“원래 다 잊었었는데 첫사랑은 절대 못 잊는다는 말이 맞긴한지 ㅎ 오랜만에 보니깐 또 좋더라”
“그래서..나 안 도와주겠다는 얘기야?”

“음...그런데 말이야 재환이 형이 슬아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아 보여 짜증나게”
“허 ㅋ 참..김재환도 웃겨 나한테 차인지 얼마나 됐다고 금사빠새끼...”
“있잖아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박지원, 우리 딜 하나 할래?”
“야 딜은 무슨 딜이야”
“싫음 말고”
“아니 싫다는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딜이라니 남 같이”
“ㅋㅋㅋㅋ그러면 아니야? 우리가 남이 아니면 뭔데 ㅋㅋ 막말로 우리 그렇게 가까운 사이 아니야 착각하지마”
“너 뒤끝 아직도 남아있냐?”

“그럴리가 ㅋㅋ 나 졸라 쿨한 놈인거 모르냐 그런게 아니라 그냥 네가 싫은거야 미친년아 하여간 돌려 말하면 못 알아처먹는건 여전해요..ㅉㅉ”
예전에 둘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원의 입에서 ‘뒤끝’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그러자 지훈은 싱겁다는 듯이 대꾸해버린다.
둘 빼곤 아무도 모르는 복잡한 둘의 관계가 앞으로의 상황을 좌우하기는 충분했다.

그 시각 슬아는 이른 시간이지만 눈이 일찍 떠진 덕분에 간단한 아침밥을 차리고 있었다.
“아가씨 제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이건 제가 할 일인데”
“아니에요 아주머니 허리도 안 좋으신데 이 정도는 제가 해야죠”
“하여간 아가씨는 너무 착하셔서 탈이라니까요”
“에이 뭘요 ㅎㅎ”
“도련님은 이런 분을 두고 차가우시고...”
“네?”
“도련님도 이런 여자 더 없다는걸 알아야하실텐데”
“재환쌤..요즘에는 많이 다정해지셨어요”
“도련님이..다정이요?”
“어제는 그 동안의 일들에 대해서 사과도 받았는걸요”
“허어..세상에..”
“뭘 또 그렇게까지 놀라세요..ㅋㅋ”
“와...아가씨”
“네?”
“도련님이 아가씨를 정말 많이 좋아하시나보다”
“그게 무슨...”
“제가 이 집에서 일한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저도 촉이라는게 있죠”
“그 말씀은..”
“도련님이 아가씨를 좋아하고 있다 그것도 매우 많이. 제 촉은 이렇게 말해주네요”
“…”
슬아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 재환을 지난 20년 간 거의 엄마처럼 돌봐주셨던 아주머니의 말이 틀릴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아가씨는 우리 도련님 어떻게 생각해요?”
“어...글쎄요 하하..”

“...글쎄요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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