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너 사용법 (작품 옮겼습니다)

미친 너 사용법 _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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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너 사용법









57화









애써 괜찮은 척, 안 아픈 척을 하고 앉아있다가 사실
하나도 안 괜찮은 내 속에 맥주만 들이부었다.
속타는 내 마음 때문인지 취하지는 않고 배만 불러왔다.
화장실을 갔다 나오자 태형오빠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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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그래도 쌩하고 그냥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이름은 불러주네..



"어.."

"술 그만 마셔."

".. 왜."

"석진형 기영이 형네 갈거라 내가 너 태워줘야 해."

"아.. 지영언니 거기 갔지.. 근데 그게 왜."



언닌 낮에 기영오빠한테 전해줄게 있다고 나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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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서 귀찮게 하지마."

"


하...



"그만 마셔."

"... 어.."


오빠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
나 집에 태워다준다는 말이잖아...
괜찮아 이여주. 집에 데려다준다잖아 오빠가..
귀찮게 하지 말라는 말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돼.
혼자 가는거 아니고 태워다준다는게 어디야..
오빠랑 같이 가는게 어디야.. 괜찮아.
근데.. 맥주로는 안취했는데.. 말을.. 말을 꼭 그렇게...











"은영이랑 재혁이 잘 어울린다. 그치 오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내가 오빠한테 말했다.



"응."

"신기해. 재혁이가 내 친구랑 사귀다니.."

"은영이랑은 언제부터 친구야?"

"중2 때부터."

"오래됐네."

"응."



오빠가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운전만 했다.
앞만 보고...



"그러고보니까 우리 그때 재혁이 공연 보러 가게되서
둘이 처음 만나게 됐다 그치."

"그런가."

"응. 그때 은영이가 재혁이 기타 치면서 노래부르는 모습에
반했는데."

"



오빠가 대답하지 않았다...
나랑 얘기하기 귀찮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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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때 전정국 춤추는거 보고 반했잖아."

"아... 내가 그랬던가...? 하하...."





별걸 다 기억해...
그냥 오빠 노래부르는거 보고 반할걸...



"오빠."

"응."

".. 오빤 어떤 여자 좋아해?"


진짜 이상한 질문 같았지만 너무 궁금해서 했다.
궁금했다. 늦었지만 이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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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되는 여자."

"



나만 아니면 된다는 건가.
왜 그렇게 들리냐...




"치.. 근데 아까 재혁이한텐 꼭 그렇게 말해야했어?"

"뭘."

"나 아무도 감당 못한다고, 나 소개시켜주면 욕먹는다고..
어떻게 다 있는 곳에서 그렇게 말하냐...? 잔인해.."

"뭐가. 맞잖아."

"... 그래. 오빠 말이 다 맞아."

"너 감당할 남자 없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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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밖에."

"그ㄹ... 뭐...?"

"근데 난 안 해. 그니까 아무도 없어. 너한테 남자는."

".... 그게 무슨 말.. 무슨 의미야...?"

"

"응...? 모르겠어... 무슨 말인지..."

"... 몰라도 돼. 알 필요 없어."

"





진짜 저게 무슨 말이야... 어쨌든 나 안만나준다는거 맞지...
아.. 근데 이상해.. 차 안이라서 그런가 따뜻해서 그런가,
오빠 목소리가 나긋해서 그런가.. 
아님 대화 내용이 수업처럼 어려워서 그런가... 나 왜 졸리냐.
오빠 얼굴 많이 봐야하는데... 24시간 정도를 안자서 그런가.
오빠가 자꾸 대화를 하다 말고 조용히 해서 그런가.
눈이 점점 무거워졌다. 아... 안되는데.... 오빠랑.. 더....
대화를.... 해야하는데.....















"......"

".......?"



헉. 나 잤나 봐..
눈을 감은 기억이 없는데 눈에 떠졌다.



"......."

"오.....빠..."


눈을 떴는데 오빠랑 눈이 마주쳤다.
오빠가 가만히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콘솔박스 위에 팔꿈치를
올리고 턱을 괸 오빠가 운전석 쪽으로 고갤 향해 있는 날
지그시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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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뻘쭘해... 왜 이렇게 빤히 쳐다봐...?
혹시 나 침흘렸나? 아님... 코라도 곤거 아니야...???





"아 나 얼마나 잔거야..."


내가 민망해서 자세를 고쳐 앉고 괜히 손으로 머릴 만지며
말했다.



"



말이 없길래 고갤 돌리니 오빠는 그대로 날 계속 보고있었다.



"아 왜 안깨우고 보고만 있어... 민망하게.."

"뭐가 민망해. 내가 너 자는거 한 두번 본 것도 아니고."

"... 아 아니 그래두.. 나 얼마나 잤어...?"

"피곤했어?"



... 피곤했냐고 묻는 오빠 목소리는 왜 또 달달한건데...



"아니..."


그냥 김태형 앓이 하느라 잠을 못잤지...


"

"... 왜 그렇게 봐, 자꾸..."



내가 계속되는 오빠의 부담스러운 눈길에 곧 뚫려버릴 것만
같아서 오빠 어깨를 운전석 쪽으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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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 뭐야.."

"넌 잘 때가 제일 낫네. 못됐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고."

"

"너 나랑 있는 거 되게 편한가 봐? 푹 잘자네."

"아니 어제 잠을 좀 설쳤더니..."

"들어가서 푹 자."

"... 응. 바래다줘서 고마워 오빠.."

"응."

"나 갈게. 운전 조심해서 가."

"응. 잘 가."

"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하다.
설렜다 실망했다 하는 마음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쉽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건지. 차갑게 날 대하는 오빠가
너무 아프다가 함께인 것만으로 행복에 겨웠다가.
짧은 시간동안 도대체 몇 번을 왔다갔다 하는건지.

그래봤자 결론은 그냥 좋은 거지만.
그래도 오빠랑 같이 있었으니까.
차가운 표정의 오빠라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차가운 말이라도
두 귀로 직접 들으면서 오빠랑 내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걸 느꼈으니까. 
사진 김태형이 아닌 실제 김태형이라면 그 아픔도 감내할 수 
있었다. 그래 이 정돈 행복한 아픔이라 치자.
그러니까 더 아파도 되니까 그냥 더 많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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