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 너 사용법
60화
김태형이 또 내 팔을 세게 잡아서 끌고 가는데 예전 이여주로
돌아와서 그런지 이번엔 좀 짜증이 났다.
"아, 좀 놔!!"
그래서 걸음을 멈추고 팔을 비틀어 뺐다.
근데 김태형이 약간 날 노려보더니 다시 내 팔을 잡고 세게 끌었다. 차 앞까지 질질 끌려온 나를 조수석으로 밀어넣은
김태형은 운전대를 잡았다.
"아파. 아프다고.. 아 왜 맨날 세게 잡아 당겨!"
내가 시뻘게진 손목을 어루만지며 김태형을 노려보고 말했다.
"니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계속 만들잖아."
김태형이 날 보며 말했다.
"하.. 내가 뭘."
"너 왜 갔어."
"... 오빤 왜 왔는데."
"묻는 말에 대답해."
"..."
"너 집에 데려다 놓으러 왔어. 왜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갔냐고."
"..."
"말 안할거야?"
"보기 싫어서.."
"보기 싫은데 왜 왔어."
"... 영화말고 오빠가 보기 싫어서."
"나 왜."
".. 권다영이랑 같이 있으니까."
"그게 왜."
"... 아 마음 아프니까.."
"왜 아픈데?"
"아 너가 딴 여자랑 있으니까!"
"소리 지르지말고 조용히 말해. 그게 왜 맘 아프냐고."
"..."

"나 좋아해?"
"... 그래.."
너 좋아해.
이제 나 안좋아하는 것도 알고 여자친구랑 잘 사귀고 있는 것도 알고 우리 이제 완전히 끝난 사이인것도 너무나도 잘 알겠는데.
그런 널 미치도록 좋아해서 이런 내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너무 많이 사랑해. 나도 이런 마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내가 너한테 너무 큰 죄를 지은것도 알겠는데 내가 너무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사람이라서 미안하고 막 그래.
"왜 이제야 좋아해."
"..."
"늦었다. 좀 많이."
"..."
"지금 내가 이런 말 하면 되게 쪼잔해보이고 속 좁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 한 마디만 할게."
"..."
"혼자 너 좋아하는 마음 삭힐 때. 술집에 앉아있는 널 봤을 때.
전정국 좋아한다며 하루종일 그 얘기만 했을 때.
못된 말만 골라서 하는 니가 그래도 너무 예쁘게 느껴지는
내 자신을 봤을 때."
"..."
"하루에도 억장이 수없이 무너졌어. 사랑이 뭐길래 이렇게
힘든건지. 근데 내가 더 속좁은 얘기 하나만 하자면,"
"..."

"너 때문에 그렇게 아팠었는데도. 진짜 등신같이 아직도
니가 좋다."
"..."
머리가 하얘졌다. 백지가 됐다.
아직 날 좋아한다는 오빠의 말이 믿기지가 않았다.
꿈일까 두려워져서 순간적으로 마음 한켠이 저려왔지만,
날 보는 오빠의 눈빛이 현실이라는 걸 알려줬다.
이 기분이 좋은 기분인지 어떤 감정인지도 모를만큼 너무 놀라
감정이 북받쳐올랐다. 내가 과연 이 자격이 되는 사람일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일까. 이 사람한테 다가가도 되는 사람인가. 단지 몇 초만에 나에 대한 질문들이 마구 쏟아졌다.
"넌 왜 이제야 나 좋아하는데."
".. 이제야 좋아하는거 아니야. 늦게 알게된것 뿐이야.."
"왜 늦게 알아."
"... 멍청해서 그랬다."
"왜 멍청해."
"... 우리 엄마한테 물어. 나 왜 이런건지."
"말대꾸하지 마."
"... 어..?"
"나 지금 화났어."
"..."
"너 쟤랑 뭐했어."
".. 뭘 뭐해.. 그냥 술 먹었지."
"술 다 먹고 뭐할거였어."
"뭐 말건지 정하는데 니가 나 끌고 왔잖아."
"너 나 안왔음 쟤랑 잘거였어."
"뭐?.."
"아니야?"
"아니야!"
"넌 아니였어도 쟨 그럴거였어. X발 존나 열받게."
"뭐라는거야 대체.."
"너 보면서 그런 생각하는 X끼들 존나 열받는다고."
".. 왜 이래 진짜.. 여친도 있는 사람이 그런게 왜 화가 나는데.."
"너가 귀찮게 하지말라고 해서 홧김에 그런거야."
"뭐..?"
"진짜 사귄 것도 아니고."
"거짓말."
"거짓말은 내가 너 안 좋아한다는게 거짓말이고.
나 너 안 좋아한적 없었어."
"거짓말.."

"믿지 말든가."
오빠가 차에 시동을 걸고 우리 집으로 차를 운전했다.
하.. 진짜 이게 무슨 일이야..
나 안 좋아한 적 없었다는 건...
"오빠..."
집이 보일 때까지 머리를 굴려 봤지만 정답이 나오지 않아서
오빠를 불렀다.
"왜."
오빠가 차를 세우며 대답했다.
"나 머리 나쁜거 알지."
"넌 성격도 나쁜데 머리까지 나쁘냐."
".. 그래 다 나빠서 미안하다.. 근데 나 머리 나쁜데 왜 이렇게
어렵게 말해."
"쉽게 말했어."
"어려워... 그니까 나 안 좋아한적 없었다며. 근데 왜 그랬던거야..?"
"뭐가."
"아니.. 행동은 누가봐도 나한테 화나고 짜증나고 같이 있기도 싫고.. 막 그랬던 것 같은데.."
"..."
"오빠 이중인격자 맞지."
"뭐라는거야.."
"아니고서야 사람이 이렇게 한 순간에 달라질 수가 없잖아..
아까까지 나 엄청 차갑게 대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리는게 안 믿겨서 그래..."
"밀당 중이었어."
"뭐...?"
"밀 차례라 그런건데."
"... 오빠한테 두 번 밀렸다간 지금 밖으로 밀려져 나가겠네."
"많이 힘들었어?"
"그럼.. 엄청 아팠지.."
"나도 모질게 대하느라 엄청 힘들고 아팠어."
"... 맘 아프고 힘들면서까지 왜 굳이 그런 노력을.."
"너 좀 정신차리게 하려면 어쩔 수가 없었어."
"... 정신 제대로 차렸어 나.."
"나 몰랐는데 너 좀 하드한 방법이 잘 먹히더라."
"...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사용하기 힘든 타입이야."
"날 왜 어디다가 사용.."
"진짜 힘들었어. 이여주 내 거로 만들기까지."
"... 그러니까 나 조련당한거 맞지.."
"그리고 너 인간으로 진화시키기도 진짜 힘들,"
"야!"
".. 아직 미완성이네."
"하.. 어쩐지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너를 보니까,"
"또 야 너라 그러지."
"..."
"자꾸 그러면 안 만나준다."
"뭐? 아니 이 오빠가.."
"풉.."
"아니 정신차리고 보니 진짜 오빠 없으면 안 될것 같더라구..
나 오빠여야 한다구.. 사랑한다구..."
"내가 먼저 사랑했어."
"... 몰라 사랑해 김태형.."

"난 내가 더 사랑하는거 알아. 사랑해~"
오빠가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더니 가까이 와 입을 맞췄다.




기억안나시면 50화 참고


53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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