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멜...굿.."
"셋팅 담당 전원우-"
"왜 나에요?"
"너 한것도 별로 없으면서 참가만 했다는 이유로 치킨을 얻어먹겠다...이거야?"
"아...아니요."
"그럼 빨리빨리 하자."
***
탁,
"에?"
"왜?"
"쌤 우리 미잔데."
"음음."
서명호는 그렇다는듯이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미안한데 나 먹으려고...가져온건데...
"아니...아니야, 너희 콜라 마셔."
"아..."
"전원우!"
"네?"
"너 나랑 술먹자."
"네?"
"에이...뭐가 자꾸 물음표래? 너 성인이잖아."
"네."
"그럼 맥주 마시자. 내가 술친구가 없어서."
"누나 아싸구나..."
"그래, 그렇단다."
치익-,
"하...이게 얼마만에 맛보는 탄산인가..."
"원우형.."
"어."
"왜 컵은 이석민만 있어요."
"어...하나 안가져왔네."
"동네바보형 맞으면서."
"그럴정돈 아니랬잖아, 내가 더하기 빼기가 약해서 그렇지."
"응? 그게 제일 쉬운거 아냐?"
"빼기가 어려워요."
***
한참 분위기에 취해있다. 맥주에 치킨, 이 얼마나 대단한 조합인가. 그동안 바빠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나한테 쉼이란 그냥 잠, 그것뿐이었는데. 내 앞에서 치킨을 먹으면서 잘만 떠드는 애들도 있고...옆에서 술친구 해주는 애도 있고...다 너무 좋다. 근데, 나만 이 분위기가 좋아서 취해있는거 아니지..?
"으음...애...눈니 감기냐...?떼엑! 떠야대 눈...부읍!"
"...어...너희 국어쌤 술주정이 장난 아니네..?"
"ㅇ..아..."
"아까전부터 이러는건 좀...심각한거 아니냐."
"아니, 나도 국쌤 주량 모른단말이야."
"누나 그냥 막 마신것같은데."
"으...그냥 들여보내?"
"아! 안돼애!! 나 마실거다...이섟미잉!"
"에?"
"너이쒸...나 방에 들여보내면..쒸! 점수 깎는다!"
"ㅇ..아니..내가 얼마나 국어를 열심히 했는데.."
"다 필요없쒀~! 어랜만에- 술 마쉬는데..."
다 환상이었나, 참. 애들이 웃긴 개뿔, 살짝 드는 정신으로 다시 보니까 다들 '어떡하지' 란 표정을 짓고있네. 나 술주정 대박이구나. 자랑은 아니지만..나도 몰랐다는게, 참...참말로 대단하네.
"아-..안되겠다, 야 이석민."
"어?"
"해령누나 방에서 못나오게 좀 막아."
"알았어.."
"서명호, 넌 나랑 이것 좀 치우자."
"하...어째 치울게 더 많아진 것 같은데?"
"아직 방에 책 두 묶음..정도랑 책장 하나 더 끄집어 내야되."
"그리고, 만화책 더미도 있고."
***
"쌤...제발...들어가..으...세요,!!"
쌤이 나와서 더 마시겠다고 난동을 부린다. 지금 자기가 하는 짓이 얼마나 진상인지도 모를것이다. 그래, 전교에서 국쌤 집에 발 들인건 내가 처음일거다. 물론, 그래서 좋다는거다. 근데, 이 쌤 술먹으니까 힘이 장난 아니잖아.
'이석민 뭔 일 있냐?'
'누나가 물어뜯기라도 하나본데.'
'술주정 대박이네...'
밖에서 서명호와 원우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근데 왜 이 일은 나한테 맡긴건데, 사람 쓰러질 것 같다고. 쌤이 내 무릎을 잡아당겨서 문 앞에서 나오게끔 하려 한다. 힘이 들어가게 인상을 팍 찌푸리는 쌤이다. 스물여섯이 열여덟한테 귀여워봤자 뭐가 되겠냐 하지만, 지금 겁나 애기같다니까.
"아니 쌤...나...넘어져요...남은 힘이 얼마 없다니까요..?"
"으...아...그럼 비키면 되자너 똥멍충아!!"
"나가서 뭔 짓을 할 줄 알고 내가 비켜요!"
"아니야! 내집인데 맘대로 나가지도 모타냐?"
"나가서 술주정 부릴거면서..!"
"아니이...그냥 술만 마실게!"
"그게 안되ㄴ, 으악!!"
쾅,
"아...미친..."
"우에...뭐야 너 왜 내 앞에 있냐..."
쌤이 나를 격하게 끄는 바람에 넘어졌다. 덕분에, 아니 같이 넘어진 바람에 내가 쌤을 덮치는 자세가 되었다. 참...내 얼굴은 또 잘 익은 홍시처럼 붉어졌겠구나.
"아...쌤, 일어나요."
내가 쌤을 끌어당겨 일으키려 하자, 쌤은 내 몸을 당겨 일어서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쌤과 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이렇게 해서 나보고 뭘 어쩌라고요, 쌤.
"어...어! 이석밍..."
"쌤, 걍 일어나ㅁ..."
그 순간 쌤이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대었다. 아...좋으면 안되는데, 왜 좋냐... 쌤은 내 목덜미을 손으로 감았다. 이러면, 내가 조절이 안되요, 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