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으..."
"왜요?"
"상당히...슬픈 질문이라서...울고싶네요."
"...미안해요."
"아뇨, 애인 없는게 제 잘못이죠, 미안할 필요 없어요."
"나도."
"네?"
"결혼 빨리하고 싶었는데. 벌써 서른이니까요."
나도... 적어도 스물넷에 하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한 사람을 몇년 만나야하잖아. 무슨 얼굴만 보고 결혼을 하냐. 그러기엔 이미 5년이나 지나버렸다고. 연애를 하더라도 서른에 결혼하겠지. 그게 영원할거라 믿을 수도 없고. 날 좋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거려나? 아, 이석...아니다. 걘 지금 낭량십팔세라고. 감히 건드린다니. 한참 꽃피울 나이에.
"하...제 말이요. 난 스물넷에 하고 싶었는데..."
"남자친구 있었어요?"
"아...고2때부터 스물두살까지 4년 좀 넘게 사귄 애가 있었긴한데... 걔도 두가지 일을 같이 하려니까 힘들었는지,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더 좋은사람 만나려고요."
"난...모솔인데."
"에? 진짜요?"
"불쌍하죠, 나 꽤 이쁜데."
"그렇게 본인 입으로...이팔청춘 대단하네.."
"제가 왜 학교에서 포커페이슨줄 알아요?"
"오...진짜 궁금한데, 이유가 있어요?"
난 그냥 자기가 웃는게 기분 나쁜 사람인 줄 알았지! 진작에 그러지, 참.
"학교에서 쫒겨날까봐요."
"왜..요?"
"애들이 나땜에 싸워서 나도 학생들도 강전이나 퇴직당하면 안되니까요. 미리 대비하는거죠."
"...ㄱ,그..그럴일 없을 것 같은데.."
뭐야, 이 형 자뻑이었어? 생긴건 그렇게 안생겼는데. 조금 의외네. 세상엔 참 생각보다 이상한 사람들이 많구나. 뭐, 자뻑이 이상하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신비로워, 자뻑의 세계는.
***
풀썩-,
"으아! 역시...이불 밖은 위험해애..."
침대에 눕자마자 힘이 빠진다. 아, 또 귀차니즘인가. 오늘은 뭔가 다르게 귀찮은 것 같긴 하네.아니, 것보다 귀찮지 않은데. 일어나기 싫은데... 옷은 갈아입어야하고... 싫다,
쓱,
그대로 난 겉에 입었던 코트를 대충 벗어서 화장대 의자에 걸어두고 양말을 벗어던지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내 몸이 맘대로 안되는 것 같다.
"아아...씻어야 하는데...씻고 자야되는데..."
조는것도 아니고 그대로 눈을 감고 잠들어버렸다. 조금만 누워있으려고 그런건데. 눈을 감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역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머리도 조금 아픈 것 같다. 그래, 머리 아프면 그냥 자랬으니까. 한숨 자고 일어나자.
***
"끄으아...어우 머리야...누가 자는 사이에 돌을 넣었나... 왜 이리 머리가 무겁냐..으.."
머리는 무거운것도 모자라 조금만 움직여도 깨질듯이 아파왔다. 다리엔 힘도 없다. 이대론 걸을 수도 없을 것 같다. 목소리에도 힘이 없는게 느껴지는건 당연하고, 어깨, 등, 허리. 안쑤시는 곳이 없었다. 열은...없나?
턱,턱,턱,
간신히 일어나서 체온계를 가져왔다. 천천히 재보는데, 이게 왠걸. 38.6도..? 안느껴지긴 한데, 이불...덮으면 안되려나? 열이 더 높아질텐데. 물수건이 필요해... 하...이럴땐 간호 해 줄 사람도 없고. 참...이래서 혼자 사는게 힘들다고들 하구나.
"어...예...예...병원 가야 할 것 같아요..감사합니다.."
출근했다간 쓰러질 것 같으니까,... 병원이나 가야겠다. 더 악화되면 안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