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야.”

연한 핑크색인 학교의 교복, 소녀스러운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오색빛깔의 팔찌. 책가방이라기 보단 멋으로 들고다니는 크로스백. 연한 갈색빛이 도는 긴 생머리와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예쁜 외모를 가진 이 소녀는 분명,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이였다.

미연시의 여주인공이 되었습니다
01화
미연시 여주인공으로 빙의했다
🌷

“시발, 왜 폰도 먹통이야.”
인터넷도 안되는 지 먹통인 내 폰을 퍽퍽 때리며 아까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 지 곰곰히 생각했다. 그래야, 내가 여기에 어쩌다 왔는 지 알 수 있으니.
분명 방금까지의 나는 고깃집에서 일을 하다 사장님께 부모 없는 년이라 듣고 나서 한강 앞에서 술을 존나게 퍼마셨고-….
.
.
.
“시발-!! 내가 부모가 없지, 돈이 없냐??”
“이 개시발 사장 새끼!! 남은 머리털 일하다 진상한테 다 뽑혀버려라!!!”
분명 그렇게 사장 욕을 하다 잔잔히 흘러가는 한강물을 보고는 멍을 때리곤,
“살려주세요!!!”
갑자기 한강에서 어떤 남자애가 허우적거리며 도움을 청했지? 그래서 술에 취해 119를 부르기는 커녕 내가 존나
정의로운 정신으로 물에 들어가 그 남자애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내 손 꽉 잡아. 물에서 나가-읍!!”
갑자기 웃으며 나를 물 안으로 밀어버린 남자애에 손 쓸 새도 없이 물 아래로 빠졌지. 난 한강이 그렇게 깊은 지 처음 알았단 말이야.

“ㅇ..읍—!”
내려갈 수록 숨이 딸려서 자꾸만 하얀 배경이 눈 앞을 뒤덮고, 점점 몸이 추워져 덜덜 떨고만 있을 때···.

“얘, 살고 싶니?”
···그래, 분명 그 남자가 나타났다.
마치 어장 안의 물고기를 보듯이 물에 젖지도 않은 채 기다란 코트를 입고 나를 올곧게 쳐다보던 눈빛. 살고싶냐는 물음에 얼마남지 않은 숨을 써가며 살고싶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내 대답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손을 가볍게 튕겼고, 그 뒤로…
내가 여기서 깨어났지.
.
.
.
갑자기 말끔하게 정리되는 머릿속에 내가 한 번 죽고 여기서 다시 깨어났다는 자각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그 남자아이는 누구였는지, 그 신은 나를 왜 이리로 보낸 건지, 알 수 없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내 머리 위로 한 스탯창이 떴다.

“…시발, 이건 또 뭐야.”
3초 이내 선택하지 않으셨으니 자동으로 답은 YES_
갑자기 귓가에 목소리가 들리더니 스탯창이 빛을 내며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와 함께 한 남학생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뭐야, 신입생? 예쁘게 생겼다, 너.”
어떤 잘생긴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옴과 동시에 사라졌던 스탯창이 다시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죽음…?”
죽어서 겨우 다시 미연시에 빙의된 것 같은데, 실패하면 또 죽으라고?
이 시발. 미친새끼들 아니야!!!
/
···그래, 지금은 니들이 하라는대로 움직여줄게.
내가 사는게 더 먼저인 것 같으니.
이 미친놈들의 귀찮은 놀음에 일단은 어울려 주기로 했다. 등에 칼을 꼽는 건, 일단 살고 나서 해도 되니까.

“안녕하세요, 선배님.”
_첫번째 공략 START [김석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