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후계자의 연인으로, 취업했습니다

19세;




photo


--------------------










photo

" 선생님 혹시 저 주민 센터에.. 좀 다녀와도 될까요? "




" 네? 주민 센터에요? "




" 네. "




" 무슨 일로···, "




" 신원 조회를 좀 해보려구요. "




" 아, 그거 저쪽에 컴퓨터로 해보세요. 어느 정도는 찾을 수 있을 텐데. 왜 해보시려는 거예요? "




" 병원비 문제도 있고, 보호자도 찾아야 되고 하니까요.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




" ..예? "




photo

" 네? "




" 보호자가.. 서수아 님? 맨날 같이 계시던 그 여자분 아니에요? "




" 아, 아니에요. 그분은 다른. "




" 정말요??! 간호사가 애인이 보호자인 건 처음 본다고 신기하다고 해ㅅ··· 아, 기분 나쁘시려나., 죄송합니다. "




" 애인..이요? "




" 네. 수술 전까지 서로 막 엄청 아끼는 눈치셨다고 해서.. 그, 여자분이 서수아 님이신 줄 알았는데. "




" ···? "




애인.. 있다고 했잖아. 친남매 관계인데 간호사의 착각이었던 건가? 하지만 성이 다른데-.




수확을 거두지 못한 채 엉켜만 가는 머릿속에 민규의 표정이 복잡해진다.




" 환자분? 김민규 씨? "




photo

" ···아, 네, 네. "




" 어쨌든 저기 컴퓨터로 해보시면 되고.. 필요하다면 주민 센터 다녀오셔도 좋습니다. "




" 감사합니다,, "




" 네. 이따 점심 식사도 잘 하시고요, 점심 식사 시간쯤에 다시 찾아뵐게요_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 그리고··· "




" 네? "




" VIP 룸이니까.. 병원비 걱정은 안 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그렇다고요,, "




photo

" 감사해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 "




" 네, 안녕히. "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의사가 병실을 떴다.




민규가 다가가 컴퓨터를 켠다.




이런저런 인증 절차를 거쳐 신원을 조회할 수 있게 되자 그가 화면을 빤히 응시한다.




" ···김한성(金僩成). "




부(父).




" 모(母)는.. 없어? "




김한성. 김한성···




머리가 끔찍하게 아파온다.




김석진(金碩珍)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엔 정말 나를 찢어발길 듯 두틍이 밀려오며 환청이 인다.




" 쓸모없는 새끼. "

" 네 형의 반만큼만이라도 해봐, "




" 으으, 아..! "




신음을 뱉어내면서 머리를 감싼다.




눈을 감았음에도 온통 붉은색이던 시야에 변화가 생긴다.




photo

" 나 예뻐요? "




몇 번 본 기억도 없지만 이름만 떠올려도 울렁거리도록 익숙한 그 여자의 모습 또한 시야를 가득 채웠다.




파랗다.

붉어졌던 눈앞을 파랗게 물들이며 그녀가 빙글 돈다.




도대체 누구길래 나를,




생각을 이으려 했으나 그럴 수 없게 또 짙은 이명이 들려온다.




삐 -




이명 말고 다른 건 아무것도 신경쓸 수 없다. 다시 새까매진 눈앞을 바로잡으려 해도 그렇게 골이 울렸다.




벌컥_




" 오빠, 뭐예요? 왜 그러고 있어요??! "




아무리 노크를 해도 대답은 없고 옅은 목소리만 들려와, 이상해하며 그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온 예원이 놀라 민규에게로 뛰쳐간다.




photo

" ㅇ..아, "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민규가 눈물을 흘린다.




왜 그래요, 당황하며 예원이 할 수 있는 건 간호사 호출 벨을 누르고 민규를 껴안는 것 뿐이었다.




" 오빠, 민규 오빠. 정신 좀 차려봐요. 오빠!! 김민규!!!! "




" 헉, 으... "




예원의 품에서 민규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 괜찮아요?!!? "




탁_




자기도 모르게 예원의 손을 힘껏 쳐낸 민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동에 넘어진 예원이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 하아, 하아··· "




photo

" ···. "




그때 문이 다시 한 번 열리고 의사가 달려온다.




" 긴급 호출 ㅂ, 김민규 환자분!!! "




그도 그럴 것이, 병원에 머무는 그간 한 번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은 민규였기에. 이리도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 놀랄 만도 하다.






*






" 뭔가 빼먹은 것 같아. "




그게 뭔지 알고는 있지만.




photo

" 뭘? "




병실 밖으로 나간 줄 알았던 승철이 수아의 어깨를 뒤에서 안으며 질문한다.




" 아.. 그냥, 이렇게 있으면 밖에도 못 나가니까··· "




" 나가고 싶어? "




" 나가기 싫은 건 아니지, 아닌데- "




웃으며 말을 경청하는 승철. 그에 왠지 말문이 막힌다.




" 응? "




" ···오빠는 나랑 나가고 싶어? "




photo

" 음.. 나가면 좋을.. 수도 있지. "




약간 그만의 화법이랄까, 그런 거다. 상대방 생각을 많이 해주는 오빠로서는 지금 나가고 싶다고 말하면 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저렇게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이다. 그니까 저건··· 나가고 싶다는 뜻이라고.




" 오빠는.. 병원 밖으로 나가도 돼? "




" ···. "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눈빛. 곧 결의에 찬 듯 괴었던 턱을 올렸다.




photo

" 어. "




" 진짜..? 그러면. "

" ···우리 나갈까? "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거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거리는 적당히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 우리 밥부터 먹으러 갈까-? "




밥을 먹자는 내 이야기에 잠시 망설이는 낯이던 오빠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 뭐 먹을까? 먹고 싶은 거 있어 수아야? "




그래, 그때 내가 참 어렸었다. 눈치가 그렇게 없었다.




나는 갑자기 먹고 싶다고 예전에 자주 가던 중국집에 가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꺼냈고 오빠는 그럼 가자며 그 큰 손으로 내 손을 부드러이 감쌌다.




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는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 어서 오세요- 어, 두 사람! "




photo

" 오랜만이에요 이모- "




반가운 듯 눈을 치켜뜨는 식당 주인에 오빠가 서글서글하니 웃어 보이며 인사를 드린다. 옆에서 나도 고개를 숙인다.




" 안녕하세요!! 저희 너무 오랜만이죠. "




" 이게 누구야, 별리각 얼굴 간판 커플 아니야! 승철이랑 여주 아직도 사귀고 있나 봐? "




싱긋 웃으며 오빠가 맞잡은 손에 살짝 더 힘을 주었다.




" 하하··· 요즘도 전에 있던 그 메뉴 그대로예요? "




" 그럼- 와서 앉아. 한동안 안 와서 왜 안 오나 했는데. "




" 정신이 없었나 봐요.. 이모 보고 싶었어요~ "




너털웃음을 지은 그녀가 자리로 우리를 안내한다.




평소 자주 시키던 메뉴로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있다.




" 여기 진짜 오랜만이다, 그치. "




" 응.. 오빠 말고 누구랑 여기 오겠어. 너무 오고 싶었는데 오빠랑. "




photo

" ㅎ.. 앞으로는, 나 없이도 종종 와 그냥. "




" 왜 그런 소리를 해- 오고 싶으면 오빠 부를 거야. "




" 나 바쁜데 ㅎ _ 그래도 수아가 오라면 와야지. "




어딘가 어두운 그의 표정에 함부로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생각해보니 아까 주치의라는 분을 뵙고 와서부터 표정이 그늘진 것 같은데···.




" ..괜찮지 오빠? "



photo


" 어? 어, 안 괜찮을 게 뭐 있어. "




애써 웃어 보이는 듯한 표정에 미심쩍어하면서도 오랜만에 온 이곳의 기억에 나쁜 부분을 남기고 싶지 않았으니까. 오빠는 질문을 원치 않는 것 같아 굳이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웃어넘겼다.




" 수아야. "

" 나 없어지면.. 어떨 것 같아? "




" 응..? "




photo

" ···나 없어지면. "




무슨 얘기냐며 다시 한 번 웃어넘기려던 차에 올려본 그의 표정이 너무 서글프다.

다양한 표정들이 엮여 아픈 그의 표정을 응시하다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 음,, 몰라. "




" 응..? "




" 그런 건 생각 안 해도 돼. 내가 오빠 사라지게 안 둘 거라서. "




" 그게 뭐야 ㅋㅋ "




" 진짜 내가 오빠 사라지게 안 둘 거라서 생각 안 해도 돼- 도망가려고 해도 여기 딱 잡아둘 거야. 그러니까 도망칠 생각 하지도 마, 알겠지? 오빠 계속 내 거. "




" ···ㅎ, "




어딘가 씁쓸하게 웃는다.




그런데 수아야.

정말 내가 사라지면···

내가 갑자기 없어지면 어떡할래? 그러면, 내 앞에도 네가 없는 그 순간이 오면.


···난 어떡하지?




뭔가 약간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

조금의 대화만이 오가는 식탁에서 식사를 마친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오간 대화 사이에 속상할 부분이 있었던 걸까.




" 우리 옆에 카페 갈래? "




" 이름이 거기가.. 루루카페였나, "




photo

" 응, 맞아. 갈까? "




" 가자. 딱 버블티 땡겨! "




카페 안은 한산했다. 얼떨결에 점심을 너무 빨리 먹어서 점심시간도 조금 덜 된 시점이었다.




" 초코버블티 하나랑, 오빠도? "




고개를 끄덕이는 그에 초코버블티 주문을 두 개로 수정한다. 우린 진짜 서로 잘 알아서 편해.




진동벨을 받아서 자리에 앉아 있다가 벨이 울리고 오빠는 자신이 받아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photo

" ···, "




또 짙어지는 생각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렇게 오빠를 기다리다 시간이 흘러갔다.




" ···왜 안 오지, "




간 지 10분은 된 것 같은데.




생각에 빠져있다 가방을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선다.




내려가 볼까,




가벼운 마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카페 다음으로는 어디에 가게 될지 생각하면서.




" ···? "




카운터 쪽에 웅성거리며 몰려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연예인이라도 왔나- 싶었다.









바보같이.














----------------------


연재일을 정해볼까 합니다아..! 매주 토요일마다 와보려구 해요 ☺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