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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예쁘다. "
이른 시간 수아의 방 안.
민규 쪽으로 누워서 곤히 자고 있는 수아를 먼저 깬 민규가 빤히 바라보고 있다.
톡_
신기해하면서 조심스럽게 높은 콧대를 건드려 본다.
" 흐히히... "
덧니를 드러내 보이며 조용히 웃다가 팔로 머리를 받치며 그녀를 보고 누웠다.
" 이번에는··· "
" 으응? "
" 이번에는 가지 마···. "

" ···. "
갑자기 알아들을 수 없게 뭔가 이야기하더니 팔을 뻗어서 민규의 허리를 감싸는 수아에 민규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고개에 품을 묻을 때에도 움직임 없이 방안에는 수아의 곤한 숨소리만이 울렸다.
" 그, 이거 놓고 말하는 게 어떨까..? "
" 응.. "
입을 오물오물거리면서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소곤소곤 가능할 리가 없는 대화를 시도하는 민규에게 조용히 하라는 듯 품에 머리를 박고 고개를 휘저었다.

" ···. "
그렇게 한참을 얼어 있다가 얼마나 지났을까, 깔려 있던 팔을 살짝 빼어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는 그였다.
다시 턱을 괴고 누워 질리지도 않는지 한참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하다, 수아가 뒤척였다.
" 으음··· "

" ···. "
" ...깜짝이야. "
" 잘 잤어? "
" 여기서 뭐 하세요...? "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에 호들짝 놀랐다. 일어나서 이렇게까지 목소리가 갈라진 적이 없었는데.
" 그냥, 방금 일어나서 너 보고 있었어. "
" 아···. "

" 아, 그냥 좀 더 자 수아야. "
" 그래도··· 돼요? "
오늘따라 몸이 너무 무거웠다. 잘 움직여지지 않는 팔다리를 뒤척이다가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바깥에서 작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 ···밖에 누구 있어요? "

" 혜연 누나 깼을 수도 있겠는데. 잠시만 더 자고 있어볼래..? "
" 감사··· 콜록! "
말을 하다가 말고 연이어서 기침을 하는 수아에 민규가 놀란 듯이 등을 토닥여 주었다.
" 괜찮아? "
" (콜록-) 괜찮, 아요. 그냥 오늘따라 몸이 좀 안 좋아서···. "
" 너 감기 걸린 거 아니야..? 병원 갔다가, "
" 아니, 감기 걸린 느낌은 아니에요. 컨디션이 약간 안 좋은 것 같은데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
자신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지만 일단 약간 놀란 듯한 민규를 진정시키고 수아가 살짝 웃어 보였다.

" 좀만 더 자고 있어. 잠시만 나갔다 올게- "
" 알겠어요, "
방을 나가서 조심히 문을 닫는 민규, 수아는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다.
" 수아야, 여기 봐봐- "
" 브이 ㅋㅋ "
" 아이고 예뻐. "
" 왜 나 키우고 있어 ㅋㅋㅋㅋ "
" 귀여워서 ㅋㅋㅋ 저쪽으로 가볼까? "
꿈은 무의식의 거울이라고 하던가.
" 너는 이게 진짜 잘 어울리는데? "
" 짠-! 오빠는 이거. "

" 딱 순하고 다정해 보이는 게 진짜 나 같다. "
" 그게 꽃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그냥 오빠가 오빠 캐해한거지? "
" 응-ㅋㅋㅋ "
" 오빠. "
밝게 빛나는 놀이공원의 야경 속에서.
" 이번에는, "
내 눈앞에 가득했던 이는.
" 절대로 가지 마. "

" ··· ···. "
" 대답해줘··· "
" 가야 돼. 미안해. "
" 제발···, "
승철 오빠,
" 제발 가지 마··· "
" 미안해, 수아야. "
" ···. "
" 네 옆에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거길 가. "
" ···걔 때문에 가는 거야? "
" 아니야. "
" ···. "

" 그 사람 아니었어도 난 못 가. 못 가는 몸이야. 그니까 그분 탓 하지 말고 나 잊어 주라. "
" 그분 탓 하지 말라고 말하면 나는··· "
" 너는 행복할 거야, 나 없이도. "
" 오빠 제발. "

" 미안···. "
그의 모습이 자꾸 흩어져 간다. 조각조각 흩어져 멀어져만 갔다.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까 가지 말라고 말했더니 사라져 버렸는데도. 승철의 모습이 사실인 걸 확인하고 싶어 그걸 잊고 자꾸만 그에게 떠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 승철은 가지 말라는 말에도 자꾸 사라졌다. 떠나지 말라고 애원할수록 파편 속으로 사라져 간다.
/
" 민규야, 일어났어? "

" 누나가 밥 한 거야? 내가 하려고 했는데. "
" 아니야 아니야, 와서 먹어. 어제 언제 잤어? "
" 열두시 쯤···? "
" 일찍 잤네. 이리 와- "
" 누나 본가에는 잘 다녀왔어? "
" 잘 다녀왔지. 너는 몸 괜찮아? "

" 괜찮아. "
혜연의 조심스러운 터치에도 동요치 않는 듯 민규는 그녀의 손을 살짝 밀어냈다.
" ···. "
분명한 이상한 기색을 느끼고 혜연이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 ···괜찮은 거 맞지? "
" 괜찮아. ···근데 누나. "
" 응? "
" 우리 계약이 얼마나 남았지? "
" 사흘 정도였나··· 벌써 얼마 안 남았네. 근데 왜? "
" 그, 이제··· 이렇게 안 해줘도 될 것 같아. "
" ···뭐라고? "
" ···. "
" 그게 무슨···, "

" 제멋대로에 이상한 성격 맞춰줘서 너무 고마웠고 그동안 잘 못 해줘서 미안해 누나. 그, 이제 그만해 줘도 돼. "
" 아니야, 너 잘 해줬는데. "
" 미안. "
" ···수아 때문이야? "
" ···. "
" 내가 싫어? "
" ···나, "
서수아 좋아해.
" 그러니까 그냥···, "
" 민규야. "
" 응? "
" ···집 구할 때까지만 좀 더 머무르면 안 될까? "
" 본가에···. "
" 본가에서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일자리도 구해야 하고. "
" 아··· "

" ···알겠어. "
" 어, 고마워. "
쌩하니 방으로 올라가 버린 혜연의 뒷모습을 잠시 눈으로 쫓고 있을 적이면 수아가 문을 열고 나왔다.
" 괜찮은 거지? 아픈 거 아니지? "
" 네에- 멀쩡해요. 식사하시고 계셨어요? "

" 응. 이거 같이 먹을까? "
" 감사해요···. "
기운 없고 피곤한 듯 그녀가 털썩, 민규 앞자리에 앉았다.
" 괜찮은 거 맞지? 좀··· 피곤해 보여서. "
" 괜찮아요, 시차 적응이 덜 됐나 봐요. ···무슨 시차 적응이야. "

" 시차 적응..? ㅋㅋㅋㅋㅋㅋㅋ "
" 아니 그게 아니라 ㅋㅋㅋㅋ "
실수로 튀어나온 뜬금없는 이야기에 둘의 웃음이 터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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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화..? 하는 데만 몇십 분 정도 또 걸릴 것 같아서 ㅠ (핸드폰 렉이 심해서요 🤧) 오늘은 여주 대사 굵게 만드는 거를 건너뛰었는데 혹시 보기가 불편하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