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개인적으로 태국시트콤 민규 너무 짜릿해오 진짜 얼굴이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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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
밥을 다 먹고 간 부엌에서는 혜연 언니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 아, 일어났네. "
" 어어 언니 너무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
" 응. "

" ···쉬다 왔다고 들었는데. "
탁_
" 어, 다녀왔어. "
내가 말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너무나도 짧은 대화에 머쓱해지려던 차에 언니가 소리가 나게 유리컵을 식탁에 놔두곤 부엌을 떠나 버렸다. 그간 만난 일도 없는데 왜 갑자기 그러지 싶어 잠깐 그대로 서 있었다.

이곳에 처음으로 온 건 아마 20대 초반이었을 것이다.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고졸, 게다가 평판이 좋은 것도 아닌 그저 그런 일반고를 졸업한 사람 앞에 사회는 차가웠다. 딱히 적성이나 희망하는 직업도 없었다.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서 막막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다. 할 일을 찾겠다고 구인구직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도 어느 날은 그냥 다 내려놓고 싶었다. 부모님 집에 얹혀 살면서 넌 뭐하고 있는 거냐고 잔소리를 듣고 자존감이 땅굴을 파고 내려갔달까. 그래도 간간이 면접은 보러 다니면서, 그날은 '내려놓은' 날들 중 하나였다.
" 야 혜연아 클럽 갈래? "
" 갑자기? "
" 오랜만이잖아~ 간 지 엄청 오래됐고 스트레스도 풀고. "
" 그래 가자, "
딱히 빡세게 차려입지는 않았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귀찮던 날인데, 친구가 가자니 놀기를 마다하기는 싫었다. 대충 그냥 좀 꾸몄나 싶을 정도로? 멀끔한 모습으로 아파트 단지를 나와 친구를 만나기 위해 시내로 걸어가고 있던 차에,
톡톡_
" 저기요. "
" 연애 귀찮아요···. "
모든 게 귀찮던 나였다. 들리는 중저음에 귀찮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그런 내 등을 두드린 사람을 돌아봤을 때는 생각보다 말짱한 꼴에 흠칫 놀랐던가.

" 그게 아니라··· 일을 하나 제안하고 싶어서요. "
" 나 할 줄 아는 거 없어요. "
" 한 번 모습만 보여 주세요··· "
이상하게 구걸하나 싶도록 매달리는 그에도 완강하게 거부했으나 어느 순간 나타나 듣던 친구가 한 번 해보라며, 같이 가주겠다고 부추겼다.
그렇게 만난 남자가 김민규였다. 갈 생각도 없었는데 부추김에 별 생각 없이 가본 그곳에서.
" 어때? 뭔 직장이라고? "

" 개꿀. "
" 뭐? "
" 그거면 설명 끝이야. 개개개꿀. "
철벽에 뚜렷한 이목구비. 김민규는 얼굴부터가 내 이상형에 거의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람이었고, 의식주 제공에 월급이라니 미친 게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엔 그렇게 차가운 성격도 아니었다. 진짜 그냥 개꿀이다.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연인이라도 된 것마냥 행동했지만 나에게 마음을 주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정말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한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정도 눈치는 지니고 있었고, 내 성격에 그걸 그냥 두고 볼 리도 없었고.
" 어··· 김민규 꼬시기 들어간다 진짜. 무슨 애가 누나누나거리면서 넘어오질 않아; "
뭐 본인 입으로 사이코패스라고는 했는데, 처음엔 속아넘어갈 뻔 했으나 잠깐 보다 보면 공감 능력이 없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사람이었다. 그냥 무르고 천성이 냉정하진 못해서 차갑게는 대하지만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지는 그런 거 말이다.
그런데 그런, 본성은 소심하고 따뜻한 것 같긴 한 놈이 도무지 아무리 꼬셔도 넘어오지는 않더라는 말이다. 심지어 이 개꿀인 직업을 잃지 않으려면 김민규의 환심을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로 사회에 나가서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이 직업이란 걸 지켜내는 건 나에게는 무지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저런 이유들로 열심히 공을 들이고 있었다.
" 어 이재원 나 좀 보자. "
" ···아니, 나 질투 유발 좀 도와줘. "
" 응 남친 질투 유발. "
오랜 시절 함께했던 남사친은 의아해하면서도 수락했고 그날 밤.
" 여부세요- "
* 누나 어디야? 언제 들어와?
" 미안, 금방 들어갈게. "
* 어.
" ···민규야 나 좀 데리러 와줄래? ##포차인데. "
* 갑자기···? 갈게.
뚝_
" 남친 맞냐? 데리러 오겠다고 얘기를 안 하네. "
" 얘가 그런다니깐··· 어후 질투도 없고. "
" 남자랑 있다고 얘기했어? "
" 아니. 보면 알겠징.. "
" 염병을 떤다··· "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 문이 젖혀졌다.

" ···누나. "
" 우웅 밍그야··· "
" 누구세요, 그쪽은. "
" 혜연이 친구죠. "
" 하, "

혜연이?
그 순간 그의 눈에 스친 것은 소유욕이었다. 분명히.
소유욕. 어린 시절 그의 가정사를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언뜻 들리는 정국의 말들이나 스치는 걸로 봐서는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건 확실해보였다. 애정결핍으로 인한 소유욕? 잘은 몰라도 소유욕이 심한 건 몇 번 더 그런 행동을 해봄으로써 알 수 있었다.

" ···누나 그 남자 좀 안 만나면 안 돼? "
세네번쯤 그런 일이 반복되자 드디어 그가 입밖으로 그런 말을 내뱉었다. 알았다고 해놓고 다른 남자들과 의미 없는 약속을 잡았다.
" 누나는 어떻게 그 많은 남자들을 다 알아? "
" 그냥 여기저기서 만나서? "

" ···좀만 덜 만나줘요. 남친 두고 맨날 그사람들이랑 놀잖아. "
퍽 웃기는 일이긴 했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었을까? 굳이 따지자면 내게 그것은 치기 어린 소유욕을 내포한 감정이었다. 그가 느끼는 감정 역시 사랑은 아니었다. 그는 애정결핍으로 인해서, 나는 별다른 이유 없이. 그의 집착은 조금씩 심해졌던 것 같다. 이런저런 여자들을 불러들인 건 나에 대한 복수 아니었을까? 나에 대해 짙어지는 감정이 마음에 들었다. 애매한 감정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이어나갔고 나에 대한 그의 감정은 분명 사랑으로 변해가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소유욕, 저쪽은 사랑. 완벽하다.
완벽한데,

" 새로 오실 분이야, 이름은 서수아. "
그 여시 같은 게 갑자기 내 직업에 끼어들었다는 말이다.
/
그날 낮.
" 왜 그래 수아야···? 내가 너한테 뭐 잘못했어? "
" 응······? "
" 아니··· 엊그제부터 자꾸 나 노려보는 거 같기도 하고 좀 그래서.. 혹시 내가 너한테 뭐 잘못한 거야? "
" 그게 무슨 소리야;? "

" 그냥 어제부터 자꾸 나한테 화내는 느낌이어서. 아니라면 미안해, 그냥 그랬어. "
" ···응, 일단. "
" ··· ···. "
그때서야 눈에 문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는 김민규가 들어온다.
···일부러 그런 거 정말 티나고 왜 저러지 싶은데.
솔직히 살면서 시기질투를 수도없이 겪어왔고 이 정도쯤은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었다. 본인도 예쁘니까 밀려본 적이 없어서 이런 거 처음 해보나··· 싶다가도 어쩐지 귀여운 질투 정도로 넘어가기 힘들 것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

포인트 ➊ 민규가 변한 이유는 혜연의 계략
포인트 ➋ 혜연과 민규 사이의 감정은 사랑이 아님. 어렸던 민규의 소유욕X직장 지키고 이상형 꼬셔보려는 혜연 >> 민규가 혜연을 내보낸다는 건?
포인트 ➌ 혜연이가 수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