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티 선배를 짝사랑 합니다

11월 11일 : 빼빼로 데이 (특별편)

일기를 쓰는 건 정말 오랜만인데, 이건 일기에 남겨두고 두고두고 태형오빠를 협박해야 할 거 같아서 말이다. 솔직히 나는 오빠가 여자들이랑 붙어다니는 게 별로 신경쓰이진 않았다. 그래서 질투도 별로 안했다. 근데 오늘 아침 직접 정성드려 만든 빼빼로를 오빠에게 가지고 갔는데 오빠는 많은 여자 선배들에게 둘러 쌓여서는 빼빼로를 받고 있었다. 솔직히 저런 여자들은 여친 있는 사람한테 왜 저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 오빠가 워낙 잘생겼으니까, 그냥 사물함에 넣어주고 가려고 했는데 서랍장 앞에서 어떤 선배가 태형오빠 여친 있다면서 선물같은 거 주지 말고 가라는 것이다. 내가 오빠 여친인데, 나 말고 다른 여친이 있나? 이 선배가 날 모르는 거면 숨겨진 여친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물어보았다. "아, 태형오빠 여친이..있어요?" "태형이 여친 있는 거 모르는 사람 전교에 너 하나뿐일 듯 싶다." "여친이 누군데요?" "내가 왜 알려줘야하지?" "... 됐어요 그냥 갈게요. 선배 나중에 후회하실 거예요." 괜히 열받고 짜증나서 하루종일 교실 밖으로 안나갔다. 진짜 서운하고 속상했다. 중간에 오빠가 찾아 온 것 같았지만 나가지 않았다. 그냥 무시했을 뿐 아마 저 오빠가 날 좋아한다면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겠지? 근데 나는 내가 만든 빼빼로를 먹으면서 일기를 쓰고 있는 걸? 답답해서 죽어버려라! 



"여주야, 왜 안 나와? 오빠 싫어?"


"모르면 됐어요. 저리가세요."


"존댓말까지 쓰는 거 보면 많이 삐졌나 본데?"


"네, 그러니까 말 걸지 마세요."


"음... 싫어"

"난 여주가 좋단말이야"


"네 좋아하시던가요."


"나 방금 상처받았어, 호 해줘.."


"뭐래"


"진짜 호 안해줘? 태횽이 요기 마이 아파 호 해죠오..ㅠㅠ"



이 선배가 갑자기 자기 심장을 잡으면서 애교를 부리는 것이다. 어쩌지 방금 심장폭행 당해서 피식 웃어버렸다. 이렇게 된 김에 이판사판이다.



"우웅, 옵팡! 여듀가 빼빼로 열시미 만드러서 오빠 주려구 갔눈뎅 오빠가 조기 많은 요자둘한테 둘러 쌓여서.. 선물 못 줬오.. 그래서 속땅해 후웅 후웅 그리고 옵팡! "

"여자 생겼냐"



나를 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웃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무슨소리야 그게?"


"선배가 여자들 때문에 너~~무 바빠서 선물 못 받을 거 같길래 시물함에 갔더니 여친 있는 사람한테 선물 주는 거 아니라고 돌려보내더라고요. 내가 여친인데, 뭐 숨겨진 다른 여친이라도 있으신가 봐요. 선배님"


"오해야, 내 사물함 지키는 애는 내 여친이 너인지 몰라 그리고 오늘 전학 온 애란 말이야"


"아하~ 선배는 오늘 전학 온 애를 아침부터 사물함에 세워두시나봐요~"


"미안해, 사실 사물함 지키는 애는 내 친구고 여자애들이 자꾸 선물 넣어놓으니까, 못 넣게 해달라고 부탁한 거였어 그 친구가 아침 일찍 오는 친구거든 그리고 오늘 여자애들한테 선물 하나도 안 받았어.. 다 도로 돌려줬어 오빠가 미안해 앞으론 여자 조심할게"


"진짜지? 진짜 조심해야 돼 오빠 나 질투나..!"


"...아힣 알았어 울 여주 사랑해요"




반존대 개치임 뭐 이렇게 일이 끝나긴 했다. 근데 나는 많이 많이 많이 짜증이 났었기 때문에 이걸로 평생 골려먹을 거다. 벌써 신나네, 아마 우리는 헤어지지 않고 결혼도 하겠지? 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