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듯 물었지만, 속은 이미 폭풍이었다.
하윤은 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
“...정다해. 너랑 친한 애 맞지?”
로영의 심장이 ‘쿵’ 하고 무너졌다.
아니라고 해줘. 그냥 같은 반이라 착각한 거라고 해줘.
하지만 현실은 늘 잔인하게 정확했다.
“예쁘잖아. 성격도 좋고… 뭐랄까, 밝아서 자꾸 눈이 가더라.”
그 말에 로영은 웃어보였다.
억지로라도. 그래야 하윤이 눈치채지 않을 테니까.
“...그래, 다해라면. 당연히.”
로영은 고개를 숙인다

쉬는 시간, 정다해가 물었다.
“로영아, 하윤이 너한테 자꾸 말 걸던데? 혹시 관심 있나?”
로영은 애써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냥… 좀 도와주는 거 있어.”
“뭐야~ 설마 하윤이 너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그 말에 순간 숨이 멎을 뻔했지만, 웃으며 넘겼다.
“아니야. 걘 다른 사람 좋아해.”
“누군데?”
“...비밀.”
점심시간이 끝나고, 로영은 혼자 복도에 앉아있었다.
햇살이 따뜻했지만 마음은 서늘했다.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혼자 있는 거 좋아해?”
고개를 들자, 이도영.
늘 장난기 많고 말도 많은 하윤의 친구.
“...그냥, 잠깐 숨 돌리는 중이야.”
“숨 막히게 하는 게 사람일 때가 있지.”
뜻밖의 공감.
로영은 무심한 척, 작게 웃었다.
“근데 있지, 난 네가 그렇게 참는 거 좀 억울해 보인다.”

로영은 놀라서 도영을 바라봤다.
“...내가 뭘 참아?”
“좋아하는 거. 말도 못 하고, 가만히 도와주는 거. 그거, 혼자만 다치잖아.”
도영의 눈은 장난스럽지 않았다.
그 눈을 본 순간, 로영은 처음으로 흔들렸다.
이로영 역 : STAYC 아이사
강하윤 역 : BOYNEXTDOOR 한태산
이도영 역 : BOYNEXTDOOR 박성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