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 같던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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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었다, 그들이 다시 마주친 건.
날씨가 조금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늦가을, 김여주와 전정국은 스물아홉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었다. 김여주는 꽤나 잘 나가는 카페 사장으로, 전정국은 대기업 팀장으로. 김여주는 항상 아침 일찍 카페로 나와 카페 문을 열었다. 청소도 하고, 재료들 점검도 하고, 음료들과 함께 팔 디저트들도 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여주는 직원도 없이 온전히 혼자서만 일했다. 소중한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고 싶지 않다나 뭐라나.
“어서오세요~”
김여주의 카페 주변에는 다양한 회사가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다. 근처 다양한 회사로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아침 손님의 대부분이었다. 전자기기 회사, 마케팅 회사 등 다양한 회사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김여주는 이제 딱 보기만 해도 어떤 회사 사람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감을 가지게 됐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이랑 쿠키 서비스입니다! 오늘도 파이팅 하세요~”
김여주는 이런 사람이었다. 매일 아침 축 쳐진 어깨와 함께 자신의 카페를 찾는 사람들한테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주는 그런 사람. 김여주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은 적 없었고, 그 어떤 사람한테도 차갑게 대한 적 없었다.
“어서오세ㅇ,”
“아이스 아메리카노 샷 두 번 추가요.”
그런 김여주 앞에 김여주의 미소를 싹 사라지게 만든 사람이 한 명 나타났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전정국 되시겠다. 전정국은 김여주 카페 근처 마케팅 회사 팀장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일처리 까다롭기로 유명한데다 표정 변화도 잘 없어 사이보그 팀장으로 불리는 그런 사람이 전정국이었다.
카페 사장 김여주와 마케팅 회사 팀장 전정국. 이 둘의 관계라면 대부분 그냥 오다가다 만난 사이겠지 싶을 거다. 하지만 이 둘은 오다가다 만난 사이라기엔 뭔가 좀 복잡했고, 깊은 관계라기엔 많이 어색한 그런 이상하고 묘한 관계였다.
“… 아이스 아메리카노 샷 두 번 추가 나왔습니다.”
“김여주, 너 맞지.”
전정국에게 무표정을 유지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건넨 김여주였고 그런 김여주에게 아는 척을 해오는 전정국이었다. 전정국의 질문에 김여주는 입술만 꽉 깨물며 고개를 바닥으로 떨굴 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 김여주의 행동을 한참동안 바라본 전정국은 이내 자신의 명함 한 장과 함께 빳빳한 지폐로 커피값을 내고서 휙 돌아 카페를 나가버렸다. 전정국이 나가자 그제서야 고개를 든 김여주였고 고개를 든 김여주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 전정국이야.. 전정국, 그 전정국이라고..”
김여주는 전정국이 두고 간 명함을 손에 쥐고 한 번 쓱 훑은 뒤, 그대로 스르륵 자리에 주저앉았다. 주저앉은 채 계속 전정국의 명함만 뚫어져라 보던 김여주는 결국 눈에 한 가득 맺혀있던 눈물을 툭 하고 떨어뜨렸다.

자주 가던 카페가 문을 안 열었길래 처음으로 다른 카페에 갔는데 하필 그 카페가 김여주가 있는 카페라니. 전정국은 김여주가 건넨 커피잔을 든 손에 힘이 꽉 들어가기 시작했다. 세상 쿨한 척, 멋진 척하면서 명함과 지폐 몇 장을 두고 돌아서긴 했는데.. 전정국은 혹시나 자신이 실수한 게 있을까, 회사에 도착해서도 그 상황만을 생각했다.
“팀장님.”
“……”
“팀장님…?”
“아,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시죠?”
전정국은 입사 후 이렇게까지 일에 집중을 못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아침에 마주쳤던 김여주 생각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왜 하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여주였을까, 차라리 원수를 만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 전정국이었다.
“하… 왜 하필 김여주냐.”
자신의 책상 위로 두 손을 올려 깍지를 낀 뒤 이마에 댄 전정국은 마음이고 머릿속이고 온통 심란했다. 전정국에게 김여주는 기피 대상 1호였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였다. 아, 도대체 둘이 무슨 사이였길래 서로 이러는 거냐고? 이 둘은 그저 고등학교 동창일 뿐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아주 잠깐 만났었던.

“… 걔는 아직도 예쁘네.”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딩 전정국이 좋다고 쫓아다녔던 여자가 바로 고딩 김여주였다 이 말이다. 아까와 같은 자세로 자기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조용히 읊조린 전정국의 얼굴은 열아홉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설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귀도 빨갛게 물든지 오래였고 전정국의 심장도 평소보다 빠르게 뛰었다. 사실 전정국은 김여주가 보고 싶었던 걸지도.
전정국은 설레하고, 김여주는 눈물을 보인다. 무려 10년만에 재회한 둘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이였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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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뭣 같던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고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한 번씩 부탁드려요💪🏻❤️
+표지, 속지 예쁘게 만들어 주신 쥬에 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잘 쓸게요🥺
손팅 없으면 다음 편도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