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필요해요

01. 모든 것_넌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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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필요해

-내가 죽을 지라도





01. 모든 것_넌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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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좆만한 여자애는.”






갓 열아홉이 된 내가 조직에 처음 들어갔을 때, 그니까 잠복임무로 처음 스파이 역할을 맡았을 때 그가 나를 보고 한 첫마디였다. ‘좆만한 여자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에게 처음 본 나의 가치는 고작 그 정도였다.


세계 최고 기업이 무엇이냐 물으면 당연하게도 답해지는 그 이름은 J.Harris 그룹. ‘Harris(해리스)’라는 성은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전정국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리스 그룹은 오직 실력으로만 보스가 정해지는 회사. 즉, 피가 섞인 적통자든 길거리에서 굴러먹다온 잡배들이든 상관없이 실력만 좋으면 회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해리스 그룹의 보스인 전정국인 그는 해리스 가문에서도 손 꼽히는, 아니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열여덟이라는 어린 나이에 전회장이였던 K를 직접 죽이고 보스의 자리에 오른 걸 보면 말 다했지. 



그래서, 이 빌어먹을 전정국 앞에는 왜 서있었냐고?

일단 내가 전정국의 목숨을 호시탐탐 노리는 2위 그룹인 T그룹의 잘나가는 최연소 팀장이기도 하고, 조직입단 시험에서 날뛰라는 T그룹 보스의 명령을 받아 시험관까지 다 총 쏴서 죽였더니 날 다짜고짜 전정국 앞으로 끌고 가더라.



그래서 이야기를 더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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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입단시험에서 건방지게 지랄 떤 새끼를 보고 싶다 했지, 이딴 여자애 따위 불러오라 하지 않았는데.”



“내가 그 새끼인데.”


“뭐?”


“…요.”



날 무시하는 전정국의 말에 열이 받아 습관처럼 앉아있는 자리에서 다리를 꼬고 전정국을 노려보았다. 물론 무서운 전정국의 기세에 눌려 바로 ‘요’를 붙이며 꼬리를 내렸지만.






“…칼 들어.”



“네?”


“그 위아래도 모르고 건방지게 놀리는 혀 잘리기 싫으면 칼 들라고. 네가 그렇게 대단한 줄 뻐기시는 네 실력 좀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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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지 마십시오.”





“무시는 나보다 높은 사람한테나 하는거고.”


너는 나보다 한참이나 낮은데.





생략된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날 보며 비릿하게 웃어보이는 전정국. 솔직히 나와 같은 나이에 조직에 몸 담그게 된게 신기하잖아? 물론 나는 팀장, 전정국은 세계 기업 회장으로이긴 하지만. 저런 기고만장한 콧대를 눌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까.


갑자기 내 볼 옆을 훝고 지나가는 빠른 물체에 고개를 순간적으로 옆으로 돌렸고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빨간 액체에 몸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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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 싸움에서 멍을 때리고 있네.”

“실전이였으면 볼을 스치는게 아니라 네 목에 칼이 박혔을거다.”



“…”




전정국의 말에 대답 대신 빠르게 전정국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아주 조금도 닿지 못했지만. 솔직히, 전정국은 사람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얘는 트럭에 치여도 말짱할 놈이라고.



“…아 씨발,-”



공격할 틈도 줄 생각이 없는 지 미친 듯이 밀어붙이는 전정국의 공격에 난 욕짓거리를 뱉으며 힘겹게 칼을 받아냈다. 조금씩 지쳐 보이는 날 보며 전정국은 조소를 짓더니 팔에 힘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준 채 칼을 그대로 내 칼에 부딪혔다.



캉—


날카로운 금속 두 개가 맞붙는 소리가 나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칼만은 놓치지 않은 나는 다시 전정국에게 달려들었다.


“오, 제법인데.”


날 보며 흥미롭다는 듯한 웃음을 지은 전정국은 아까는 몸풀이 정도였다는 몸짓을 보여주는 것처럼 단 한 번에 내 칼을 날려버렸다. 그리곤 단도를 내 목에 대며 말했다.



“좀 쓸만하긴 한데, 까불지마.”

“이딴 실력을 가지고 기고만장하게 다니는건 꼴 보기 싫으니깐.”



그 말을 끝으로 전정국은 옆에 있던 보좌관이 두 손으로 건내준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마치 더러운 것이 묻었다는 것처럼.

그렇게 그는 힘들어 헉헉대는 나를 뒤로 한 채 방을 먼저 빠져나갔다. 자존심 상하게시리. 역시 한 조직을 다 먹으려면 저 정도 실력은 있어야 하는 건가.


이제는 텅 빈 방 안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잠시 천장을 보며 멍을 때리고 있으면 다시 방으로 누군가가 들어온다. 그리고는 짜증나는 말 한마디를 전해주지.



“보스께서 내일부터 63층 1관으로 출근하라 하셨습니다.”


“…그게 어딘데요.”


“보스실입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보스의 비서 Y로써 임무를 다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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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꼬맹이는”


여기 사람들은 조금만 어리면 좆만한 애, 꼬맹이 하는게 습관이 돼있나보다. 초면에 반말이라. 진짜 싫어. 그래도 나보다 높은 사람 같으니까 내가 존중해줘야지. 까라면 까는 수 밖에 없는 곳이니까, 이 바닥은.



“오늘부로 보스의 비서로 일하게 된 Y라고 합니다. 지금 들어가면 되나요?”


“오, 니가 걔야? 전정국이 존나 마음에 들어한 애. 비서로 꽂았다 하던데.”


“그런 사실 없습니다. 헛소리 하지 마시고 질문에 대답해주세요.”



내 말에 민윤기는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들썩이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또한, 문을 막고 있던 몸도 한 칸 옆으로 물러나며 들어가라 손짓했다. 민윤기의 행동에 보스실의 문 손잡이를 잡자, 민윤기가 웃으며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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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해. 저 새끼는 거슬리면 다 죽이니까.”



“충고… 잘 새겨듣겠습니다.”

“M조직의 민윤기 회장님.”



“···그걸 어떻게,”



“손등에 나비문신을 보고도 모르는 사람이 병신 아닙니까.”


오른손을 톡톡 치며 말하는 나에 벙찐 민윤기를 뒤로 하고 보스실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놀랄 정도로 깔끔한 그의 방에는 업무용 테이블과 손님을 대접할 때 쓰는 소파와 작은 식탁이 있었다. 그 중간에는 안경을 내려 쓴 채 열심히 펜을 움직이며 서류를 처리하는 전정국이 있었다.



“오늘부로 보스의 비서를 맡게 된 Y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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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



입을 살짝 벌린 채 내가 들어온 것을 눈치 채지도 못한 정국에 조심스레 그를 한 번 더 불렀다. 그런 나에 정국은 놀란 듯 습관적으로 책상에 놓여있던 총을 들어 나를 향해 겨눴다. 그러나 내 얼굴을 보자마자 한숨을 쉬며 다시 총을 내려놓았고.




“후-… 앞으로 들어올 때는 노크하고 들어와. 아니면 내가 오늘처럼 총 들고 니 대가리에 쏠 수도 있으니까.”


“…시정하겠습니다.”





역시 저 새끼 존나 무섭다. 


고작 입사한 첫 날부터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 내 앞에 앉아있는 남자는 내가 거슬리면 바로 죽여버릴 것 같았거든.


전정국의 총을 겨누는 돌발행동에 순간 말아쥔 손에 맺힌 땀을 빠르게 옷에 닦아내고는 전정국의 자리로 더 가깝게 걸어갔다. 그런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집요하게 바라보는 정국이 어렸던 나에게는 무섭기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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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스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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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조직의 우두머리


-굉장히 잔인하고 냉철함


-사람을 절대로 곁에 두지 않음 ; 정을 주지 않음




활동명: JK (해리스)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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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조직의 최연소 팀장


-성격이 날카롭고 철두철미함


-암기력이 뛰어남 


-사람들과 말을 섞는 걸 굉장히 꺼려함




활동명: Y 또는 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