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들아 때가 왔다.
자 바야흐로 1시간 전으로 넘어간다. 내가 사랑니가 엄청 늦게 낫단 말이야? 아프기 시작한 건 6개월 전부터임. 근데 회사일, 부장 새끼, 익명게시판 뭐 많은 일 때문에 미루고 미뤘음. 근데 오늘. 부장, 동기랑 점심 먹고 커피 마시려고 소화 시키는 겸 계단으로 내려갔단 말이야. 마카롱 딱 먹는데 순간 사랑니가 찌릿.

"아악!!!"
하고 그대로 계단 다섯 칸 위에서 내 발에 결려 넘어짐. 진짜 존나 아파. 기절하는 줄 알았어. 아니 진짜 한 10초 기절한 듯. 동기 놈은 병신이냐고 대갈빡 갈기고 부장 새끼는 그냥 깔깔깔 처웃었음. 진심 살인 마려웠다.
동기가 사랑니 아직도 안 뺐냐고 하길래 ㅇㅇ..하면서 고개 끄덕이니까 갑자기 내 동의도 없이 치과 예약해 준대. 뜯어말렸는데 부장님이 내 양팔 잡고 진정! 하는 거야.
"내가 부장님 개인가요?!"
"잘리고 싶나요."
"멍. 난 당신의 개새끼.*^^*"
언젠간 때려치운다 이 회사. 커피 사고 일 미친 듯이 하다가 쉬는 타임에 갑자기 사랑니 생각남... 초조함에 이 까득까득거리면서 동기 놈한테 사랑니 빼는 거 아프냐고 물어봤는데 읽씹. 씹새끼. 바로 부장한테 카톡 넣어. 사랑니 아프냐고.

이거 전쟁하자는 거지

댓글:
익명: 응. 존나 전쟁하자는 거. 해. 전쟁. 하라고.
ㄴ익명: 그냥 전쟁이 아니야. 쓰니야. 이건 핵전쟁임
ㄴ익명: 뭔 핵전쟁까지;;
ㄴ익명: 모르면 닥쳐
ㄴ익명: ㅇㅇ...
익명: 익명이들 전쟁에 안달났냐고ㅋㅋㅋㅋㅋ큐ㅠㅠㅠ
ㄴ익명: 죽어도 로맨스는 못 본다는 거지
ㄴ익명: 난 로맨스도 괜찮은데
ㄴ익명: 지랄
ㄴ익명: ...
ㄴ익명: ㅇㄴㅋㅋㅋㅋㅋㅋㅋ
익명: 사랑니가 찐전쟁일텐데
ㄴ글쓴이: 많이 아파?
ㄴ익명: 쥰내
ㄴ글쓴이: 홀리...
익명: 가는 날에 말해줘
ㄴ글쓴이: ?왜
ㄴ익명: 나도 미니언즈...
ㄴ글쓴이: ㅗㅗ
ㄴ익명: 냠
ㄴ글쓴이: 싯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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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볼 퉁퉁 붓고 막 아파 뒤지겠음. 곧 사랑니 빼러 가는 익명들 꼭 읽어라.
일단 도착하면 내 이름 나올 때까지 기다림. 동기 놈이랑 부장 새끼랑 같이 갔는데 존나 긴장돼서 한 손으론 통통한 동기 놈 손 쪼물딱 거리고 또 다른 한 손으론 부장 새끼 허벅지를 챱챱 때림.
내 이름 불리고 진료실로 들어가서 그 치과 의자에 딱 누웠음. 번쩍하고 빛 들어오고 지이잉 하면서 의자 뒤로 젖히는데 식은땀 줄줄줄... 간호사가 들어와서 곧 마취할게요~ 하는데 눈 꼭 감고 손 쥐락펴락 했거등.. 순간 주삿바늘이 닿는 순간.
"아아아아아악!"
"조금 따끔해요."
"아가라락아악ㅠㅠ"
조금이 아닌데요 선생님. 눈물 삐죽삐죽 나오고 입 쩍 벌리고 허러럴 이러는데 따듯한 손이 내 오른손에 쏙 들어왔음. 동기 놈인 줄 알고 꽉 잡고 끄러러러렁ㅠㅠ 지랄함.
마취하고 순식간에 사랑니 뺐는데 마취 때문에 뺄 때 아프진 않았거든? 근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약 사러 가는데.
"아악."
마취 풀림-☆
그대로 주저앉고 엉엉거리는데 부장님이 손 불쑥 내밀면서 일어나라는 거임. 피눈물도 없는 새끼. 하면서 손잡으려는데 붉은 손 자국이 남아있었다. 에이. 설마. 근데 다시 찌릿하고 아파져서 엉엉...
사랑니 빼러 가는 익명이들 내가 하나 말할게.
마취 풀리기 전에 약국 가서 약이랑 수면제 받고 미친 듯이 집으로 달려. 무조건 마취 풀리기 전에 침대 눕고 그냥 수면제 먹고 자. 안 그럼 지옥임.

댓글:
익명: 야. 나 이거 안 봐. 안 본다고. 퉤.
ㄴ익명: 그러면서 한 번 더 보는 당신.
ㄴ익명: 힛
ㄴ익명: 난 줄.
ㄴ익명: 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 나 언제부터 얘네 응원하고 있었니
ㄴ익명: 그러게…
ㄴ익명: 나 코미디 보고 있었는데…
ㄴ익명: 아이고 옆구리
ㄴ익명: 아이고 배야...아이고!! 부장 욕한 년도 있는데...! 아이고!! 난 왜 없어!!
ㄴ익명: 인생...
익명: 어째선지 내 손이 비어 보이네
ㄴ익명: 어째선지 치킨 다리가 하찮아 보여
ㄴ익명: 어째선지 돈이 풀떼기 같아졌어
ㄴ익명: 그럴 거면 나 줘;;;
ㄴ글쓴이: 너희 뭐해...?
익명: 야. 너 이거 병맛이라며. 병.맛.이라며. 부장 새끼한테 욕했다며!!!
ㄴ글쓴이: ㅈ진정
ㄴ익명: 내가 로맨스 보려고 온 줄 알아!!!
ㄴ글쓴이: 그럼 걍 지나가라.
ㄴ익명: 너무 재미있을 거 같은 걸 어떡해!!
ㄴ글쓴이: 시바련이
익명: 쟤 동기 놈 어디 있니
ㄴ글쓴이: 왜
ㄴ익명: 내가 보쌈하게
ㄴ글쓴이: 쟨 족발 더 좋아해
ㄴ익명: 그럼 족발 할게
ㄴ글쓴이: 물어보니까 돈 좋아한대
ㄴ익명: 응. 그냥 쌉칠게
ㄴ글쓴이: ㅋ
ㄴ익명: 쓰니 익명이들 땜에 진화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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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죠. 네. 아이디어 탈탈...
곧 돌아올 예정임다.(아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