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쓴리쓴 🎧
(움짤이 많아 로딩이 조금 느릴 거예요! 좋은 노래 10초만 감상하시고 읽어주시면 편하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허허... 몇 주 만에 찾아와서 미안해 다들.. 그것도 이런 제목으로 찾아와서 더 미안하고... 엉엉..
그냥 빨리 말할게. 지금 부장한테 도망치고 화장일에 있거등. 언제나 오냐고 찡찡거려서 오래 못있어ㅠㅠ
오늘은... 그냥 태평한 하루였음. 일도 술술 잘 풀리고 아무 일탈 없이 지나가니까 나도 부장도 기분이 좋았단 말이야? 그래서인지 부장이 먼저 쑥스럽게 같이 술 먹자고 물어봤어. 응. 레알 졸귀임ㅠㅠ 막 귀여워서 볼 콱 깨물고 싶었는데 잡혀갈까 봐 긔냥 고개만 까딱였음.
퇴근하고 부장 차 타고 룰루하면서 가는데 내가 알고 있는 술집, 식당들을 그냥 지나치는 거야. 처음엔 자기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 있겠구나 했는데 삐까삐까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니까 직감했음. 설마설마했는데..

"와인 먹고 싶은 거 있어?"
"그냥 아무거나..."
"진짜 아무거나?"
"넹..."
"도수 제일 센 걸로 한다?"
"미쳣어요?"

"장난이야."
그의 집이엿을 줄은 진짜 몰랐다.
그렇게 술 좀 쬐끔식 마시다 취기 오르니까 둘 다 기분 좋아져서 꿀꺽꿀꺽 마셨음. 아잇, 부장뉑!!! 저 조아하시져?! 당근이쥐이! 이러면서 서로 지랄 떨고..
11시쯤 되니까 둘 다 숨만 색색거리는데 존나 졸려. 고개 까딱 까딱거리다 이러단 진짜 잘 거 같아서 갈려고 일어나는데 큼지막한 손이 내 손목을 붙잡더니 다시 앉혔음. 그냥 묵묵히 손목 잡고 있는데...

눈빛개미쳐부러
정신 어버버해서 미쳤는지 부장 복부 니킥하고 화장실로 달려왔음. 첨에 말했듯이 문 앞에서 나오라고 찡찡거렸는데 지금은 조오오오온나 낮은 톤으로 내 이름만 불러ㅠㅠㅠㅠ
나 탈출 구조 ㅂㅌ..

댓글:
익명: 키스 갈겨
ㄴ글쓴이: 미쳤나
ㄴ익명: ㄴㄴ진심임
ㄴ익명: 쓰니 얼굴 빨개진 거 여기까지 보임ㅋ
ㄴ글쓴이: ... ㅋ
익명: 싫으면 나 줘
ㄴ글쓴이: 싫어
ㄴ익명: ;;;
ㄴ글쓴이: 내 거야. 내 거라고.
익명: 니킥 맞아서 니 죽이려는 듯
ㄴ익명: 갑자기 호러임
ㄴ익명: 확률 있음
ㄴ익명: 손목을 잡는데 왜 니킥날려ㅠㅠㅠㅠㅠ
ㄴ글쓴이: 내 무릎에게... 물어보슈...
ㄴ익명: 무릎이 뽀게버리자
ㄴ글쓴이: 시바롬이
익명: 우리. 부장이. 건들지 마. 슉. 슈슉. ㅅ.슈숙.
ㄴ글쓴이: 왜 네 부장임
ㄴ익명: 내 거니까
ㄴ글쓴이: 이러네
ㄴ익명: 내 거임
ㄴ글쓴이: 넌 손 못 잡아봤지?ㅋ
ㄴ익명: ...
ㄴ글쓴이: 내 거임. 건들 노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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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내 건데 왜 계속 자기들 거래."
변기 뚜껑에 앉아서 씩씩거리기만 3분째. 익명깅들과 부장 두고 싸우는 중. 정작 이 사원이 지키는 부장은 밖에서 애달프게 그녀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씨 이것들이 징짜."
"... 이 사원."
"...."

".. 내가 미안해요... 막 손목 잡고, 손잡고... 그래서.. 근데 나 지금 너 보고 싶어..."

"으억."
민 부장. 술에 제대로 취한 건지 아랫입술 삐죽 내밀고 힝구리퐁퐁.. 이 사원이라는 호칭은 쓰는데 그렇다고 존댓말을 쓰는 것도 아니야. 첫마디는 존댓말인데 꼭 끝말은 반말인 거.. 이 사원 혼자 끄럴렁 거리면서 주먹 물고 괴상한 소리 삼켜낸다.
그럼에도 화장실 문은 열릴 기색이 안 보이니 민 부장 울먹거려.. 혼자 훌쩍거리다가도 이 사원이 들을까 봐 꾹 참구... 하지만 이미 그의 훌쩍훌쩍임을 들어버린 이 사원. 변기 뚜껑에서 벌떡 일어나서 문 벌컥 열어재끼긔.

"내가.. 내가... 미안해요... 근데 나 미워하지 마아..."
"ㅇ, 울지 마요! 어허! 뚝! 뚜욱!"
"... 뚝."
"옳, 옳지. 잘했어요."

"... 나 잘했어?"
네. 네. 존나 잘생겼, 아니 잘했어요. 코끝은 붉어지고 아직도 눈물 달려있는 눈으로 자기 쳐다보면서 잘했냐고 물으면 어떡해. 당근빠따 존나 잘했지요, 하지. 이 사원 그랜드절 박고 발박수라도 쳐줄 기세로 민 부장 오구오구 해주는데 그걸 또 좋아하는 그...
언제까지 화장실 앞에 앉아서 이럴 순 없으니 조심스럽게 이 사원은 그를 소파까지 이끌었다. 울망한 표정으로 그녀를 조용히 따르는 민 부장... 이 사원이 풀썩 앉으니까 자기도 조심스럽게 앉고ㅠㅠ 근데 아까 니킥 맞은 곳이 욱신거리는지 배 살짝 움켜쥐는 모습에 이 사원 눈치 보면서 묻는다.
"그 있잖아요..."
"... 응."
"... 배 괜찮아요?"
"... 넌 내가 괜찮았으면 좋겠어?"
"당연하죠...!"

"그럼 괜찮아. 난."
눈 감고 이 사원 어깨에 살포시 기댄다.. 홀리쉣. 완전 선수야 이 사람. 한순간에 찾아온 몽글하고 말랑한 분위기에 민 부장은 색색 숨만 내뱉으며 살며시 웃고, 이 사원은 천천히 그의 손을 쓰담는다.
그렇게 5분 정도 있었을까. 움직임이 없던 민 부장을 잠든 거라고 판단한 이 사원은 조심히 그를 소파에 눕혀줬다. 살살 그의 머리칼을 넘기며.. 어쩜 이리 사람이 고울까. 이 사람이 내 썸남이라는 점에 행복해서 미소 짓고...
"... 잘생겼다. 내 남자."
"...."
"진짜 잘생겼다."

"진짜 예쁘다."
"...."

"예쁘다. 내 여자."
이 사원은 당황하고 민 부장은 살풋 웃는다. 예뻐. 너무 예뻐. 내 여자. 그 말만 반복하는 그에 결국 이 사원도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그를 따라 웃었다.
"예뻐."
"... 부장님, 아니 오빠도."

"...."
"오빠도, 예쁘고 잘생기고 다 했어."
쪽하고 동시에 짧게 닿았다 떨어지는 두 입술. 민 부장이 아닌 이 사원의 일방적인 행동이었다. 이 사원은 부끄러운 듯 배시시 웃었고, 민 부장은 당황하다 입동굴을 만들며 그녀의 양볼을 두 손으로 감싸 다시 입을 맞췄다. 방금 보다 진하게, 진심을 담아.
누워있던 민 부장은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이 사원을 제 무릎에 앉혔다. 천천히 멀어지는 둘. 둘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었다.
"...."
"...."
"좋아해."
"...."

"내가 널 너무 많이 좋아해."
"나도."
"...."
"나도 내가 오빠를 너무 좋아해."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확인한 둘은 다시 입을 맞췄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서로를 맞춰가며.



많이 늦어버린 부장이.. 게다가 좀 노잼이네요... 네.
죄송합니다.. 엉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