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팀이 생겨난 지 1년. 미션을 수행한지 2년째 되어가는 날이었다. 난 사소한 것부터 함부로 발설해선 안될 그들의 과거 이야기들을 일일이, 하나도 빠짐없이 메일 내용 위, 적어올렸다.
특히 리더가 중요시하던 과거. 센티넬이 발현되는 이유들은 다양하다. 상황에 따라 능력이 발현되기도 하며, 부모님의 유전자가 이유로 되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 O팀은 모든 멤버들은 전자에 해당하며 부모가 우월한 능력 등급을 소유하기에 자연스레 발현될 때부터 우월한 등급을 가진 사람은 민윤기와 김남준이 있다.
민윤기는 쉴드 센티넬인 어머니와 스톤 마스터 센티넬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고, 김남준은 공간이동 센티넬인 아버지가 계신다. 그들 모두 S급이나 이상으로 확인됐고 전정국은 가족 중 그 아무도 센티넬이나 가이드의 핏줄이 있지 않아 A급으로 발현됐 듯하다.
민윤기는 반정부를 막느라 폭주하던 제 엄마를 살리고 싶던 간절함에 가이드를. 김남준은 자신의 여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특정 사물로 과거를 읽을 수 있는 사이코 메트리. 전정국은 센터에 반정부가 들어 목숨이 위험했던 하여주를 구하기 위해 커터로 발현된 걸로 추정된다. 어쩌다 그에게 예지력이라는 능력이 생긴 건진 모르겠지만. 가장 아이러니 한 건 하여주였다.
"호석아."
"어?"
"아니 그냥. 너무 심각해 보이길래."
"... 그래?"
"응. 좀 웃어봐라. 넌 웃는 게 제일 예뻐."
"...."
센터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넌 무슨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주는 엄청난 대우를 받았다는 것 하나는 확실했다. 이그노어이자, 그 나이에 S급 센티넬이였으니까. 희귀하고 중요한 인물이었으니까. 그래서 센터가 날 버린 거야. 그래서 나를,
"호석아."
"...."
"정호석!"
"어, 아. 나 불렀어?"
".... 너 괜찮아?"
"응. 괜찮아."
"...."
"정말로."
안 괜찮은데.

"신경 쓰지 마."
너 앞에서만큼은.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우스워 보일까 봐.
작은 전쟁이었다. 반정부 쪽에서 이미 나에게 예고해 작전 중 어느 정도 몸을 숨길 수 있었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지 못했던 센터 사람들은 아무런 저항 못하고 당했다. 그 중 O팀도 있었다. 온몸에 온갖 상처를 달고 절뚝거리며 나온 민윤기와 그를 부축하는 더 많은 부상을 입은 하여주. 순간 가슴 한구석이 아렸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단지.
"... 너희."
"호석,아. 너 괜찮아?"
"...."
괜찮지 않았다.
"... 오늘 1주년 단체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글렀다. 그치?"
하여주가 푸스스 웃는다. 그런 웃음 뒤엔 아쉬움이 묻어났다. 저 웃음이 이유 없이, 멍청해 보였다. 굳이 감정을 숨기려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한심해 보이기도. 그리고.
"그럼, 그냥 이렇게 찍을래?"
해결책을 제시하는 나도. 한심했다.
"... 이렇게?"
"이것도. 추억이라면 추억일 테니까."
"그러려나?"
"... 응."
"너희는 어때? 이렇게 찍을래?"

"네가 좋으면 말 다 했지."
현장을 찍던 기자를 한 명을 붙잡아 우리 앞에 세웠다. 한 번만 저희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의 답은 긍정이었고, 서로 어깨를 붙잡아 지탱했다.
"야! 빨리 안 와?"
"남준아 너 키가 좀 컸다?"
"나도 컸지 않아?"
"윤기야. 미안하지만 넌 똑같다."
"싸울래?"
"미안."
저 멀리서 전정국이 느릿하게 달려오고 느린 그를 꾸중하는 김남준. 그런 그에게 키가 컸다며 발꿈치를 드는 하여주와 자신도 변화가 없냐며 묻는 민윤기. 그들의 투닥거림 사이에 껴서 조용히 웃고 있는 나.
언젠가 무너뜨릴 거야.
"찍습니다!"
근데, 지금은.
"하나,"
조금은 잠시.
"둘,"
이들과 함께.
"셋!"
행복해도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