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제콤
<박성호>
누가 낋여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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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 대표님 사무실 안으로 나지막하게 한숨 소리가 내려 앉았음.
“하…”

박성호는 몇시간 째 연락 두절인 김여주 연락 올때까지 폰만 들여다보고 있음.
톡 읽씹인 것을 알고도 김여주 폰에는 부재중 몇십통이 찍혀있을 것임.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김여주는 부재중 찍힌 폰을 확인함. 김여주는 어젯밤 박성호 몰래 클럽에서 친구들이랑 정신빠지게 놀다가 새벽 늦게 취해서 들어온 상태임. 지금은 숙취로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박성호의 부재중 기록을 보고 깨질 것 같았던 머리가 새하얘질 것임. 김여주 머리 속으로 떠오르는 한마디는 ”좆됐다.“
비록 술기운에 정신이 없었다지만 읽씹도 모자라 전화도 무시했으니 박성호는 이미 속이 다 뒤집혀있을 상태란 것을 김여주도 어렴풋이 느낌.
…
토독.-
김여주 박성호한테 전화 걸 자신은 없어서 톡으로 ”들어가자마자 잠들었어” 라고 보냄.
그리곤 보내자마자 1이 없어짐. 박성호 이거 밤새 김여주 연락만 기다렸나. 순식간에 사라진 1에 김여주 등골이 오싹함.
어찌저찌 카페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고 약속자리에 나감. 김여주 집 나오면서 부터 속 울렁거리는 정신을 붙잡고 가다가 숙취해소제 입에 털어 넣고 감. 술 먹었다는 티 안낼려고 화장에 향수에 덕지덕지 최대한 멀쩡한 모습으로 카페로 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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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에 가까워졌을쯤 카페 창문으로부터 박성호의 실루엣이 비춰보이기 시작함. 턱을 괴고 한쪽 다리를 꼬아 앉은 모습이 누가봐도 박성호였음. 어쩐지 표정도 평소보다 차분히 가라앉은 게 밖에서까지 느껴질 정도였음. 그 아우라가 시리게 매몰아치는데 김여주는 카페 안으로 발길이 안 떨어졌을 것임.
…
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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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가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왔어?”라 말하며 지그시 바라보는 박성호와 눈이 딱 마주쳤음. 눈에서 이미 빡쳐있을 박성호가 보이기 시작했음. 표정은 싸늘하지, 그와중에 덤덤하게 뱉는 ”왔어“가 김여주를 기시방석에 짓누르고 있는 듯 했음.
“말해봐” 박성호가 기회를 주듯 물었음. 이건 마치 어젯밤 행방에 대해 본인이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해보라는 의미로 이후 판단해 보겠다는 말임. 근데 김여주는 눈치 없이 입을 떼겠지.
“어제 퇴근하고 바로 잠들었다니까..~”
“…그래?”
김여주는 발뺌할 구석만 찾음. 박성호 몰래 클럽 갔다는 소리는 해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였음. 그런데 김여주도 생각이 참 짧은 게 박성호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남자가 아니라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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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 정각, 000…1시 24분, 000…“
박성호는 한 손에 든 폰을 내려다보며 무언갈 외우듯 읽어내려갔음. 김여주는 흠칫했음. 어젯밤 자신이 있었던 클럽, 술집 상호명을 줄줄이 시간간격으로 읊고 있는 박성호에 벙쪘음. 이걸 어떻게 알지라는 생각이 문뜩 드는 순간. 박성호가 들어보이는 위치추적된 앱 지도 화면에 자신의 폰 위치가 깜박이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나서야 확인직시함. ”…잘못했어“ 바로 꼬리 내리는 김여주임.
…
“이렇게까지 구석으로 몰아 넣어야 상황 판단이 되나봐?“ 박성호는 새어나오는 차게 식은 화를 눌러가며 묻음. 김여주는 할말이 없음. 자신이 잘못했음을 인지하고 있어서. 박성호 얼굴도 못 마주침.
…
드륵.-

“나와, 이 다음은 가서 마저 해” 박성호는 불편한지 자신의 넥타이를 붙잡고 내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남. 김여주를 끌고 주차장으로 향함. 자신의 차에 태워서 집으로 향 할 것임. 박성호 손에 순순히 이끌려가는 김여주는 알아차렸음. 한동안 본인 집은 못 들어가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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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누가 이런 거 써줬으면 좋겠다…
집착 통제콤 박성호를 누가 낋여왔으면…
저는 본디 재주가 없어 누군가가 써주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