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낋여주면 좋겠는데

남자냄새 <김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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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냄새

<김운학>

누가 낋여왔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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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앨범에 김운학은 코찔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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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지기 김여주가 평소에 알던 김운학은 이런 김운학인데 요즘 문뜩 성인 김운학이 조금 낯설게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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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학과 김여주는 12년지기 소꿉친구임. 초중고를 함께 나와서 부모님들끼리도 친하고 어릴때는 자주 서로의 집을 드나들 정도로 김운학이랑 붙어다녔음.

그래서 솔직히 서로 못볼꼴 다 보면서 자란지라 너무 익숙해져있었음. 


학창시절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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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에 딴짓하기, 엎어져 잠들기, 서로의 교과서에 낙서 하기가 주된 시간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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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복도에서는 웃고 떠들고 누비다 쌤들한테 걸려서 혼나기 일쑤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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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김운학이랑 보건실에서 땡땡이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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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고나면 약속했던 것 마냥 매점빵 내기에 진심이었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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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학의 명찰 더 눈에 익었던 그런,


Gravatar줄곧 김운학의 교복 입은 모습만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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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마주친 김운학은 김여주 자신이 알던 김운학과는 조금 달리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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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면서 눈이 마주친 김운학은 김여주를 보며 입꼬리를 꿈틀거림. 눈이 반짝이는데 왠지 모르게 반가워 보임. 

김여주와 김운학은 운 좋게 같은 대학교에 붙었지만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교 와서는 학과도 다르고 건물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학창시절 맨날 붙어다니던 김운학의 얼굴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었음. 그래서 가끔 강의 이동 시간에 마주치는 김운학이 새삼 반갑고 그랬음.



그런데 어느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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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잘 못 들어간 동아리실에서 김운학을 마주쳤는데 어쩐지 그날 김운학이 낯설었음. 12년지기 소꿉친구 코찔찔 김운학이 아니라 낯선 남자 동기같았음. 김여주는 김운학이 언제 덩치가 저렇게 산만해졌지?라는 생각에 심란해졌음.

”죄송합니다“ 급하게 돌아서는 김여주는 자신을 보고 손을 들어보이는 김운학을 못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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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못봤나“ 라는 생각에 김운학은 뻘쭘하게 머리를 긁적임. 동아리실 문을 향해 김운학 풀죽은 꼬리가 알짱거리고 있음. 

김여주는 괜히 의식하고 나서 한동안 김운학을 피해 다님. 복도에서 마주쳐도, 못 본 척 굴면서 김여주는 낯설어진 김운학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음. 

이게 얼마나 중증이었는지
김운학이랑 같은 학교 나왔다는 걸 아는 동기 선배들 사이에서 피해도 너무 대놓고 피해다니냐는 소리까지 들었음.

그 눈치없는 김운학이  눈치 챌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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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왜 나 피해?” 김운학은 잘근 손톱을 물어뜯으며 물었음. 눈빛에서 불안한 기색이 보이는데 김여주는 아닌척 “내가?” 라는 얼굴로 어정쩡하게 표정을 구겼음. 어쩐지 흔들리는 눈동자는 거짓말을 못 했음. 

그와중에 김운학의 두꺼운 팔뚝에 시선이 감. 손가락 마디마디 투박하고 부드럽게 두드러진 골격이 김운학도 남자긴 남자구나 싶은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있음.

한편, 김운학은 김여주가 자신을 피한다는 것에 영문도 모른 채 조심스러울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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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 잘 못했어?” 묻는 김운학에게서 남자냄새가 물씬 느껴짐. 김여주는 또 정신 얼빠져 대답도 못하지. 속으로만 ”그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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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다. 김우낙.
소년 김운학도 좋은데 요즘은 남자 김운학이 스멀스멀 보이는 게 아쉬운데 좋달까. 남자 김운학 버전 누가 들고 와주면 맛있게 퍼먹을 자신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