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책임져요, 대리님
“주야, 일어나자.“
”꼬맹이들은 다 일어났는데 엄마가 제일 늦게 일어나네ㅎ“

”..주야, 여보야..? 어디 아픈 거야??“
”우으.. 아니에요..“
”얼굴이 창백한데..? 병원가야겠다.“
“괜찮아요오..“
”괜찮기는, 얼른. 목소리도 다 갈라지고 이게 뭐야.. 마음 아프게..“
”회사.. 오늘만 좀 쉴게요.. 오빠는 일 가요..ㅎ”
어제 에어컨을 계속 키고 잤더니 감기에 걸렸나보다. 거기다 늦게까지 일을 했더니 몸살도 같이 온 것 같다. 도저히 일어날 힘이 없었고, 이마도 후끈후끈한 것 같고,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애들한테 옮기면 안되는데...
“..알겠어, 밥 차려놨으니까 꼭 먹고.“
”으응.. 고마워요..“
”푹 쉬어, 사랑해.”
“저도요..ㅎ”
보일러를 더 세게 틀고, 이불을 목 끝까지 올려 귓속말로 달달한 말까지해주는 오빠. 애들을 키우다보니 잘 때는 애들이 깨지 않게 조용히 말하는 게 습관이 됐나보다.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을 해야하다보니.. 아쉬운 얼굴로 문을 나갔다.
“애기들 일로와봐.“
”지금 엄마가 아야해, 그러니까 엄마방 들어가지 말고.“
”아빠가 김치볶음밥 해논 거 냉장고 맨 아래칸에 뒀으니까 주연이가 동생이랑 엄마한테 가져다줘, 알겠지?“
”주연이가 다 하께!“
“엄마 많이 아프면 아빠한테 꼭 전화해, 꼭.”
“우웅, 쟐갸!!”

“움마! 주여니가 밥 해와떠!“
”응..? 주연아.. 엄마방 들어오면 안돼..“
”얼른 나가.. 옮아..“
“아빠가 챙겨달라햇눈데..“
”나가자.. 엄마는 밥 ㅇ,“
철푸덕-!!
”...? 엄마!!“
”음마..! 괜차나..!? 일어나바..!!!“
”으.. 단축버노.. 1번...“
주연이가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침대에서 일어나서 문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다. 근데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럽고 눈도 보이지 않았다. 빈혈끼도 같이 돈 것 같다. 그렇게 바닥으로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주야..! 정신이 좀 들어..?”
“어..? 오빠다..ㅎ”
“하아.. 다행이다... 몸살이랑 감기가 같이 와서 그런 거래..”
“쓰러졌다면서.. 쑤시는 곳은 없어..? 어디 더 아픈 곳이나...”
“아.. 왠지 허리가 조금 아프더라..ㅎ“
”그러게 아침에 병원 가자고 했잖아...“
”에이, 괜찮아요..ㅎ 의식을 잃고 깨어나서 그런가 더 상쾌한 거 같기도...?ㅎ“
눈을 뜨자 울었는지 눈가가 촉촉한 오빠가 보였다.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을 들어보니 그렇게 심각한 것 같지도 않던데 오빠 얼굴보면 교통사고 난 수준이었다. 주연이 덕분에 오빠한테 연락이 가서 회사에서 뛰쳐나와 나를 태우고 병원에 올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연이도, 주형이도, 오빠도 많이 놀랐겠지. 분위기를 풀려고 농담을 살짝해보는데 어째 눈물이 더 나오려고 한다.
”아프지 말라고... 진짜 내가 다 속상해..“
”왜.. 왜 울어..ㅋㅋ 난 건강한데요..ㅋㅋㅋ“
“건강하기는... 애들보다 병을 더 잘 걸리는데..”
“애들이 걸린 것보단 내가 걸리는 게 낫죠.. 내가 아픈 게 나아요.”
“안돼, 내가 안 괜찮아.”
“앞으로는 건강 좀 잘 챙기자, 너는 애들이 안 걸려서 다행일지라도 나는 너가 걸리는 것도 정말 싫거든?”
“차라리 내가 걸리는 게 나아, 내가 힘들고 아픈 게 나아.”
“앞으로 병같은 거 달고 다니기만 해봐.”

“내 방식대로 혼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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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플러스에 문의하는 법 아는 솨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