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부를 다 걸어

003. 항상 그래왔던것처럼

그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둘은 이후 너무 바빠 자기 스스로 챙길 여유도 없었다.


오히려 기현은 없던 일까지 맡아가며 치열히 살았다.


잡생각할 여유따윈 없도록-


그러다 보니 여주를 서서히 잊어가는 듯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한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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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후,

집정리를 하다 고등학교 졸업앨범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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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 : ....


졸업앨범을 들어 열어볼까 고민하며


기현 : ...이제 아무렇지 않아. 난 다 잊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기현 : .....하. 


졸업앨범의 먼지를 쓸고 더 깊숙한 곳으로 넣고


가슴이 답답해져 창문을 열고 창가에 엎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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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 : 난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굴면 돼. 여주가
          다가 오면 다가오는대로 가까이서, 여주가 멀리            서 떨어져있으면 멀리 있는대로 그냥. 항상
          그래 왔었던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