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 여주는 어딘가를 향해 계속 달리고 있었다
수빈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장면과
트럭의 장면, 알 수 없는 기억들 때문에 계속
다리에 힘이 풀리고 비틀거렸지만 계속 뛰었다
"...드디어 찾았다"
여주는 마침내 낡은 한 건물 앞에 멈춰섰다
그 건물 앞에 도착하자마자 망할 기억들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분노로 인해
발걸음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여주는 끼익 소리를 내는 문을 발로
걷어차고 안으로 들어가 구석에서 벌벌
떨고있는 한 남자의 멱살을 낚아챘다
" ...이번에도 당신이지?"
"ㄱ...그게 무슨..."
"이런 미친놈...딸도 자기 손으로
죽이더니 걔까지 죽이려 한거야?"
"이거 놔!! 당신이 누군데 나보고 사람을 죽였대?!"

"...니 손에 죽은 니 딸이다"
"풉...웃기지마, 김여주는 내가 죽였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그래, 애초에 믿을거란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나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일 한다고
없는 살림에 산 트럭으로 사람 죽일 때부터
제정신일거란 생각을 안했거든"
"...네가 뭔데, 어떻게 그걸 알아?"
"난 니 딸이라니까? 계속 사실을 말해주는데
안믿고 난리치는건 당신이야"
"그래도...죽은 사람이 어떻게..."
"환ㅅ...아, 알거 없고 일단 따라와"
여주는 남자의 정강이를 발로 차서 주저앉히고
멱살을 끌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하...그러니까 아저씨 말은 지금
여주가 살인자 때려잡으러 갔단 소리잖아요"
"괜찮아 무사할거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귀신주제에 어디 가려고?
곧 올거니까 가만히 앉아있어"
"..."
그 때 병실의 문이 열리고 여주가
들어왔고 계속 멱살을 잡고 끌고 온
남자를 바닥에 던졌다
"아 진짜 존나 무겁네...고작 몇번
걷어차니까 쓰러져버리는게 어딨냐고..."
"...여주야?"
수빈은 자신이 알던 여주의 모습과는
다른 지금 상황에 당황한 채로 눈만 굴렸고
여주는 수빈의 영혼을 보자마자 달려왔다
"헐 최수빈 괜찮은거야? 설마 죽은건 아니지...?
왜 이렇게 있어...몸은 누워있기만 하고..."
수빈은 자신을 구석구석 살피며 물어보는
여주를 꼭 안아줬다. 영혼이기에 과연 가능할까
했지만 다행히도 완전히 죽은게 아니었기에
안을 수 있었다. 그 덕에 여주는 수빈의 품에 갇혔다
"최수빈...?"

"우리 여주, 나 걱정해 준거야?"
"야 지금 상황이 걱정 안하게 생겼어?!
속상하게 왜 나 대신...가만히 있지..."
"됐어, 차라리 내가 다치는게 낫지
너 죽었을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야 나도...!! 나도 너 쓰러진거 보고
미치는줄 알았다고 이 바보야!!"
"...여주야"
"...뭐"
"이 상황에서 할 말이 아닌거 같긴 한데"
"좋아해"
여주의 귀에 꽂힌 단 세글자로 인해
여주의 동공이 점점 커지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심장박동도 점점 빨라지는건 덤이었다
최수빈이 날 좋아한다고...? 진짜...?
솔직히 정여주 되고 나서 최수빈이 날
대하는게 달라진거같긴 했는데 날 좋아ㅎ...
"덧붙이자면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너
10년 넘게 좋아했어. 우리가 처음 만날 날부터 쭉"
"..."

"이거 하나만 기억해, 난 10년동안 한번도
너 진심으로 안 대한적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