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수빈은 여주의 볼에 짧게 쪽- 소리를 내며
입을 맞췄다가 떨어졌다
"하여튼 말 진짜 안들어"
"야 뭐하는...!!"
"싫어? 너도 얼굴 빨간데?"

"...나쁘지 않은거 같기도 하고"
"...귀여워"
"아 몰라 최수빈 짱싫어!!"
"아 갑자기 왜 때려!! 나쁘지 않다며!!"
"아 몰라 그냥 너 싫어!!!"

"드디어 사귀는거냐?"
"...드디어라니요?"
"너희 둘 썸타는거 누가 봐도 티 났거든?
학교 애들도 너희 빼고 다 알고 있었어"
"...수빈아 우리 많이 티 났냐?"
"너는 모르겠는데 내가 좀 따라다니긴 했지?"
오랜만에 학교에서 만난 저승사자 아저씨가
오자마자 다짜고짜 우리를 보고 내뱉은 말은
다름아닌 드디어 사귀냐는 얘기였다
우리가 그렇게 티 났다고...? 진짜...?
우리는 배틀이었는데 남들은 썸으로 봤다고?
"전에도 병원에서 너희 분위기 좋길래
내가 슬쩍 빠졌었는데 나 간것도 몰랐지?"
"헐...!!"
"어 그러게 진짜 없었네...?"
"그건 아저씨가 존재감이 없어서 그런건ㄷ..."
"이 꼬맹이가 진짜 죽을라고 환장했나"
"아 아파요 왜 때려요!!"
"우리 여주 때리지 마요!!"
"...그래 내가 대역죄인이다 얘들아"
"...야 정여주 쟤 왜 저러냐"
"그러게, 요즘 최수빈이랑 너무 붙어있다 싶더니..."
"야 어떡할까?"

"...짜증나네"
"야 최수빈!! 너 어디갔었어!!"
"미안해...잠깐 물 마시고 와서..."
"치...나한테 말하고 갔다오라니까"
"...미안해 윤지야"
"...다음부터는 혼자 가지 마"
10년 전, 내일 유치원
윤지와 수빈은 함께 붙어다녔다
아니, 정확히는 윤지가 수빈을 끌고 다녔다
윤지는 혼자 구석에서 책을 보고 있는 수빈을
발견해 먼저 다가간게 이 둘의 첫만남이었고
윤지는 그 뒤로 수빈을 계속 쫓아다녔고
항상 자신의 옆에 있게 했다
"자 친구들 앉아볼까요? 오늘 우리 함께반에
예쁜 친구가 새로 찾아왔어요!"
"어 수빈아 우리반에 누구 왔나봐 가보자!"
"어...응..."
"자 친구 자기소개 해볼까요?"

"...나는 김여주야 잘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