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서 미안해

5. 모두가 절 살인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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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안돼"




최수빈이...날 여자로 봤다고?




"뭐야 무슨 말을 들었길래 그래?"


"...아저씨 이게 무슨 상황이죠"


"뭐, 쟤가 너 좋아한대?"


"정확히는 제가 아니라...아...네 저 맞죠"


"뭐야 진짜 좋아하는게 맞았다고?!"

"아니 그래서 좋아하는게 정확히 김여주야 정여주야?"


"...김여주"


"...아 그래서, "




그걸 왜 이제서야 말하는건데...바보같이...
그럼 나한테 마음 한번 못 전하고 내가 죽어버린거야?
진짜 그랬던거야 최수빈?




"...아저씨 솔직히 나 죽을 때 아무도
슬퍼하지 않고 아무도 장례식에 안올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착각을 단단히 했나봐요"


"...당연하지 넌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근데 그 좋은 사람을 못 살리고 죽게 놔뒀어요?"


"야 내가 죽인것도 아니잖아!!"


"아저씨도 저승 사람이니까 나 못 살린거 맞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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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한번 더 주어진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너도 쟤 그냥
친구로 생각한거같지는 않았는데"


"...그게 무슨 소리에요?"


"네 감정 잘 느껴 보라고, 난 이만 갈게
늦었으니까 조심히 들어가라 꼬맹이"


"..."




뭔데...왜 다들 나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하는데...

















"야 살인자 왔다 살인자ㅋㅋ"

"진짜 부끄럽지도 않나봐"

"어제 장례식도 왔다잖아 진짜 웃겨"

"아 진짜? 헐 양심 어디갔대?"



"..."




다음날 학교에 가니 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 살인자라는 단어였다
분명 난 김여주를 죽이지 않았는데, 난
정여주에게 죽은 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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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짜증나"


"뭐가 그렇게 짜증나?"


"...헐 저ㅅ, "


"조용히해 나 다른 사람한테는 안보여"


"...왜 온건데요"


"우리 꼬맹이 잘 지내나 보려고?"


"아저씨가 보기에는 나 잘 지내는거 같아요?"


"그닥 잘 지내는거 같지는 않네"


"못 지내는거 알았으니 뭐 할건데요"


"음...글쎄?"


"뭐야...아무것도 안할거면서 왜 왔어요 그냥 가"


"뭐야 삐졌어?"


"아니요, 안삐졌으니까 그냥 가요"




여주는 범규에게서 등을 돌려 반으로 빠르게
걸어갔고 범규는 여주의 뒷모습을 보며
웃으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뭘 해주면 네가 좋아할래?"


"뭐야, 이 시커먼 아저씨는"


"...?"


"뭘 봐요. 길 막지 말고 비켜요"




...쟤 지금 나보고 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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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이는거 맞지?"

















"...아"




이런, 반에 들어오는게 아니었는데
그냥 종 치기 직전에 들어오는 거였는데

반으로 들어서자마자 여주에게 꽂히는
싸늘한 시선들에 여주는 속에서 올라오는
짜증을 억누르고 의자에 털썩 앉았다




"...살아있을때는 관심도 안주더니 죽으니까
이렇게  사람 몰아가는것도 웃기네"


"정여주 안녕?"


"...?"




아니 지금 이런 상황에 나한테 말을 걸 사람이 누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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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




...역시 최수빈 너였구나
나도 죽고 나서 네 걱정을 제일 먼저 했고,
저승사자를 따라가면서도 네 생각을 제일 많이
했고, 문으로 들어가면서도 네가 너무 보고싶었는데
이 몸으로 온 이상 너를 피할 수밖에 없을거같아




"..."


"치, 무시하는거야?"


"무시하는거니까 가"


"와...너무하다"


"어짜피 김여주 때문에 온거 아니야?
난 할 말 없으니까 그냥 가라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 사실은 할 말
엄청 많아 보이는거 같은데?"




...어떻게 알았지
솔직히 지금 내가 바로 그 죽은 김여주다!!
하고 최수빈한테 까발리고 싶지만...그러면 날
얼마나 미친년으로 보겠어...참 어떻게 못하겠네




"있다가 없어졌어 그냥 꺼져"


"...너무해"


"그래 나 인성 더러우니까 곱게 가"


"싫다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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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짜피 너도 친구 없으면서 내가 온거
좋으면서 왜 자꾸 튕기는데, 귀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