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아저씨한테 가지마"
"어...?"
수빈은 여주의 손목을 잡고 두 눈을
쳐다보며 말했고 여주는 당황했다
얘가 저승사자를 어떻게 봐...?
분명 나만 보인다고 했었는데?
이 상황을 문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저승사자 아저씨는 작게 한숨을 쉬더니
우리에게 다가와서 입을 열었다
"...너 나 보이지"
"아까부터 계속 보이던데 누구신데 이러세요"
"..."
"...최수빈 너 진심이야?"
"뭐가 진심이라는건데?"
"...아저씨 우리 수빈이 죽는거에요?"
"글쎄, 나도 모르겠다"

"아니 죽긴 뭘 죽ㅇ, 잠깐 우리 수빈이라고??"
"헐...내가 무슨 말을..."
"...아주 잘 하는 짓이다"
"아 아저씨 때문이잖아!! 아저씨가 제일 나빠!!"
"아니 내가 뭐!!"
"그래서 이 시커먼 사람이 누군데 이렇게 싸우냐고!!"
결국 한참동안 티격대다가
주변 아이들의 따가운 시선을 눈치챈
후에야 겨우 진정이 된 세 사람이다
"그래서 이 아저씨 누구냐고오..."
"...아저씨가 직접 말해요"
"...?"
범규는 눈을 크게 뜨고 여주를 보며
입모양으로 온갖 욕을 했고
여주는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귀신"
"거짓말, 귀신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럼 애들이 왜 날 보고도 아무 말 안할까?"
"...정여주 진짜야?"
"뭐, 네가 직접 들은대로"
"그럼 너는 왜 이 아저씨가 보이는데?
아니 그리고 아까 갑자기 우리 수빈이라고
한거는 뭐였는데?"
아, 이걸 생각 못했다. 여주는 망했다는
표정으로 범규를 바라봤고 범규는 알아서
하라는듯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구었다
"...아저씨 나 사실대로 말해도 돼요?"
"너만 감당 할 수 있다면"
"최수빈 너는?"
"네가 뭐라고 하든 다 들어주고 믿어줄게
너 편한대로 해"
"..."

"...최수빈 보고싶었어"
"그게 무슨..."
"아무리 내가 정여주라도 그렇지,
어떻게 좋아하는 사람을 못 알아봐?"
"내가 좋아하ㄴ...설마"
"다시 만나서 반가워 최수빈"
수빈이는 믿기지 않는 듯 멍한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옆에 있던 아저씨도 말을 했다
"사실 난 귀신이 아니라 저승사자야.
내가 김여주 다시 살려준거고"
"ㄱ...김여주"
"그래, 나야 김여주"
"말도 안돼...이게 어떻게..."
"내가 그래서 말 했었잖아, 내가 말 해도
너는 이해 못 할거라고. 지금도 헷갈리면서"
"..."
수빈은 아무 말 없이 눈가가
빨개지며 여주를 꽉 끌어안았다.
마치 금방이라도 떠나갈 듯한 사람을
마지막 기회인듯 간절히 안고 떨고있었다
"뭐야, 내가 김여주인거 쉽게 믿는거야?"
"믿어, 믿을거야. 그렇게 믿고 싶어"
"...바보, 나 죽었을때는 왜
그렇게 많이 울었던건데"
"너 같으면 좋아하는 사람이
갑자기 떠났는데 괜찮을거 같아?"
"어쭈 이제 좋아한다고 대놓고 말하네?"
"들키든 말든 상관 없어
그냥 다시는 떠나지 말고 있어줘"
"나도 떠날 마음 없고 안떠날거야
저 아저씨가 나 가만히 놔두면"

"...이제야 내가 보이는거니 얘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