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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이 끝나도 로그아웃이 되지 않는다. 죽어도 다시 게임으로 돌아와 로그아웃이 되지 않는다. 정말로 돌아갈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그냥 여기서 살까.. 꽤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현실 세계에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인맥이 있다. 죽어라 현실에서 노력한게 물거품이 되기는 싫다.
그게 내가 여기서 나가야하는 이유다.

"그나저나.. 아까는 진짜 끔찍했지."
게임이라고 고통 낮추는건 1도 없다. 나는 익사하는걸 맨정신으로만 버텨야했었다.
"현재로써는 나갈 방법이 없네."
"아무래도 그렇지."
"아아아악!!!! 뭐야!!!!"

"오빠한테 '뭐'라니.. 서운하다. 나는 실비아 너 보려고 할 업무도 내팽겨친채로 왔는데.."
"누가보면 어쩌려고요? 빨리 나가요!!!"
"네가 좋아할만한 소식을 들고왔어. 지난번 질문에 관한 대답 말이야! 그때는 진짜 몰랐거든."
지난번 질문이라면..
-
"그러면, 여기로 날 부른건 누구죠? 대답하세요."
"음..."
-

"나를 여기로 부른 사람을 알아냈다고요?"
"완벽하게 알아낸거는 아냐. 다만.. 힌트를 좀 얻었지."
"아.. 뭐야.. 다 알아내고 오지.."
"진짜 바라는거 많다. 이런거 힌트 얻기도 얼마나 힘든데..."

"그래서 힌트가 뭔데요?"
"힌트라면 힌트고,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데.."
따악-!
지민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종이가 허공에서 나왔다.
"..."
"뭐야, 안 놀라네?"
"나도 저 능력있어요. 손가락 안 튕기고 생각만으로도 무언가 꺼낼 수 있거든요."

"그래? 아쉽다. 놀라는거 보고 싶었는데."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종이나 내놔요."
"여기."
나는 지민이 건넨 종이를 빼앗듯이 가져왔다. 그냥 종이인 줄 알았던 그것은 얇은 책이었다.
"빨강 아네모네는 그대를 사랑해..?"
뭐지, 이 일본 망가같은 제목의 책은?

"네가 하던 게임의 리뉴얼 된 이름이야, 그러니까 넌 이 게임의 베타버전을 플레이 하던 도중! 업데이트가 강행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재시작을 누른 바람에 여기로 오게된거지!"
"무슨 라노벨 내용처럼 현실성 없네요.. 지금 제 인생이 가장 현실성 없겠지만."
"결론은 여기로 널 끌어당긴건 재시작을 누른 너라는거지!"
"결론이 왜 그따위로 나요! 게임 재시작이 죄냐고요! 에잇, 나가요 그냥!!"
"우억, 잠, 잠깐만...!! 그렇게 밀면..!"
"다음에 올 땐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법도 알아와요!"
"잠, 잠깐, 실비아..! 우리 이렇게 매몰찬 사이 아니잖... 으아아아아악!!!!!"
나는 마차밖으로 지민을 밀었다. 밖은 낭떠러지였다.
"연기 잘하네, 누가보면 진짜 몸인줄."
낭떠러지에 떨어진 지민은 목각인형으로 변했다. 저건 분신술도 아니고, 그냥 나무에다가 본인같이 보이게 만든걸로 날 속이려 한거다.
"이래봬도 이 게임 오타쿠인데 그것도 구별 못 할 줄 알았나?"
나는 놀라다 못해 사색이된 마부에게 귀걸이 하나를 주고 입막음 시킨 뒤 다시 출발했다.
".. 그런데, 이 게임 원래 이름이 뭐였더라."
***
"우아아아아악!!!!"
목각인형에 자신의 의식을 잠깐 넣어놓았던 지민이 다시 원래 몸으로 돌아왔다. 눈치 챌 것은 염두에 두었지만, 이렇게 화를 낼 줄은 예상 못 했다.

"그러게 그냥 순간이동으로 다녀오지 그랬습니까, 전하."
"거기서 여기까지 거리가 얼만데! 장거리 이동하면 피곤하다구!"
"뭐야, 농담삼아 해본건데 그 거리도 되는겁니까?"

"네 주인은 마탑주다, 김남준! 공중부양으로도 거기까지 갈 수 있다."
"어쩌라고요, 전하가 워낙 어리숙해서 실질적인 일은 전부 제가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익, 늙은이 주제에! 다음엔 네가 실비아에게 정보를 알려주러가라! 명령이야!"

"늙은이라 좀 힘들겠는데요. 이 탑 관리는 모두 제가 하고 있는데다가 정보를 알아내는것도 모두 제 임무. 아시다시피 일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게, 주인 말을 거스르지 말지 그랬어?"
"저는 그렇게까지 장거리 이동 못합니다. 세상 어느 미친놈이 600마일을 순간이동 합니까? 이동진으로도 힘들걸요. 그냥 이번일도 사과드릴겸 직.접.가시라고요, 전하."
"으음.. 역시, 직접 가야하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