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웃는다

또 같은 실수를 하게 될까봐.

***
결혼식 날.


 결혼을 앞둔 신부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새봄을 보고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너무 긴장되서 그러냐고 웃으며 하는 말에 새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식장에 도착해서 신부 대기실에 앉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새봄을 보러 다녀갔다. 가족과 관련있는 사람이나 회사와 연관있던 사람이 승우의 부인이 될 새봄에게 눈도장을 찍으러 와 새봄은 마음 편히 혼자 있을 수도 없었다. 일에는 관심없던 새봄은 뉴스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걸 보고 이 결혼이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가득 찬 결혼식장이 눈에 들어오고, 신부 입장이라는 목소리에 새봄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승우를 향한 길을 천천히 걸었다. 결혼식은 승우와 새봄의 "맹세합니다" 라는 오직 한 마디로 두 사람이 부부가 됨을 세상에 알렸다.


***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온 두 사람과 가족들.


"짐은 다 부쳤니?" 

하연의 물음에 여권을 챙기는 승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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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는 자꾸만 새봄에게로 가는 시선을 애써 거두고 그녀의 옆에 서있는 동생 병찬을 보았다.


"형수님, 외국이니까 특별히 더 조심해서 다녀야 돼요. 형수님은 예뻐서 어딜 가던 남자들이 들이댈 것 같으니까 조심, 아니지, 아니면 도장 찍기 전에 저희 형보다 좋은 사람을 찾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우리 형이 그렇게 성격이 좋진 않거든 ㅎㅎ"

굳어있는 새봄을 보고 긴장을 풀어주려 웃으며 농담을 건내는 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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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새봄은 웃음이 터져나왔다. 새봄은 웃으면서 승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병찬의 말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들은 승우는 팔짱을 낀 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병찬과 승우가 눈이 마주치자 병찬은 승우를 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였고 그를 본 승우는 피식 웃었다. 


"저기, 김 비서님. 최병찬 카드 다 끊어버리고 집에서 못 나오게 해버려요. ^^"

"아 형 !!!"

병찬의 농담으로 분위기가 한껏 밝아졌다.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 새봄이 승우의 손을 잡고 게이트로 향하며 밝게 웃는 얼굴로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점점 그들에게서 멀어져갔다.


***

그들의 신혼 여행지는 몰디브였다. 유명한 신혼여행지인만큼 여행을 온 신혼 부부들도 많았다. 하지만 다른 신혼 부부들과는 다르게 호텔로 가는 두 사람의 사이에는 대화 하나 오가지 않았다. 

그들이 첫째날 묵게될 호텔은 몰디브에서도 가장 유명한 호텔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고급스러운 스위트룸이었다. 저녁이 되서야 도착한 몰디브는 어둑해지는 하늘과 함께 해가 지는 바다의 모습이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냈다.

피곤한 것도 잊고 테라스로 나가 야경을 한눈에 담는 승우.                              카페에서 마주친 이후로 자신과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던 새봄이 계속 눈에 밟혔다. 앞으로 결혼 생활을 할지 막막했다. 

2년 전 열렬히 사랑했던 여자가 파혼 당하고 다시 돌아온단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어떤 식으로 파혼을 당했는지 알게 되니 자신이 그녀에게 놀아났다는 걸 깨달은 승우는 돌아오겠다는 그녀를 매몰차게 버렸다. 

그냥 한승우가 아닌 한 회사의 후계자였기에 그녀에게 돌아갈 수 없었다. 미친 것처럼 그녀를 사랑했던 그때로 돌아가고도 싶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자신을 버렸던 여자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갈 정도로 승우는 멍청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그녀를 사랑해주는 승우가 아닌 회사의 후계자인 승우를 원하는 게 분명했으니까. 그럴바엔 그냥 어머니가 정해준 착해빠진 여자와 결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언젠가는 해야했던 결혼이었으니까, 그렇게 하자. 내가 당했던 것 처럼 그대로 나도 보란듯이 그녀를 버리자' 

이렇게 생각했던 승우. 결국 자신도 자신이 그렇게 증오하던 그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녀에게 비참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다른 여자를 이용했으니까. 

그리고 그 치부를 제일 들키고 싶지 않던 새봄에게 들켜 떳떳하지 못한 마음에 그녀에게서 물러섰다.

그러나 자꾸만 의도치않게 눈길이 가는 그녀의 맑은 눈동자와 시선, 별거 아닌 거에도 웃음 짓는 그녀가 계속 떠올라 승우는 새봄이 두려워졌다. 언젠가 또 다시 새어나오게 될 그때의 감정이 자신을 가둬버릴까봐 두려웠다. 다시는 그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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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시일 내에 업로드 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늦어버렸네요 😭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