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크게 실연을 당하고는 여자를 만나기는 커녕 친구들과의 만남 하나 없이 일 하는 것과 술에만 매달리는 승우. 자신의 몸을 생각 하지 않는 아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던 승우의 어머니, 하연은 방으로 올라가려는 아들을 붙잡곤
" 너 결혼할래?"
뜬금없는 어머니의 말씀에 방으로 올라가려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 왜요? "
" 아주 예쁘고 성격도 좋은 아가씨가 있어. 한번 만나볼 생각 없어? "
" 그럴게요. "
아침에 회사 다녀오겠다는 인사만큼이나 건조하고 영혼 없는 내놓는 승우에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여름 날
알바를 마치고 급히 택시를 타고 어느 호텔 앞에 선 새봄은
하늘 높이 솓아오르는 높이의 건물에 새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호텔 안으로 들어서자 대리석 바닥에 자신의 하이힐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엘리베이터에 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전혀 자신의 모습이 아닌 낯선 모습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하이힐.
익숙하지 않은 정장.
익숙하지 않은 악세사리와 메이크업.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어느 하나 익숙한 것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새봄은 띠링 하고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에 눈길을 돌렸다.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남자에게서 나는 시원한 향이 엘리베이터에 가득 찼다. 시원한 향기에 마음을 진정시키던 새봄은 " 괜찮아 " 라는 말을 거듭 반복하며 긴장되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거울을 보며 단정한 머리를 가다듬던 승우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마음을 가다듬던 새봄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 역시도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으려는 듯 눈을 감았다.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내리려던 두 사람이 문앞에서 툭- 부딪혔다.
" 죄송합니다."
" 아! 죄송합니다."
동시에 사과를 한 두 사람은 고개로 인사를 한 뒤 예약되어 있는 룸으로 각자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 어?"
" 혹시..."
같은 VIP 룸 앞에 선 두 사람은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
만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무슨 대화가 오고갔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의 새봄의 모습은 승우에 뇌리에 박혀있었다.
'괜찮아..' 라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을 다독이던 모습.
미세하게 떨리던 손가락, 눈을 마주치지 못 하고 내려간 시선.
마주 앉아있던 여자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어린 여성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머니의 말에 대답했던 자신을 후회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