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여주야 안녕!"
저기서 해맑게 인사하는 저 친구는 한연주.
나의 룸메이트다.
방에서 나왔을 뿐인데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린 그날,
밤늦게까지 내가 오지 않는다며 찾으러 왔었다나 뭐라나.
-------(회상은 역시 히로시의 회상)-------

"아, 김여주! 교실에 usb 찾으러 간다더니 왜 창고에 있어!"

"...에? 누구...ㅅ"

"너 뭐 잘못 먹었어? 아님 나랑 손절하려고 맘먹은 거야?"
음... 이 상황은 마치...
모르는 여자가 갑자기 나를 보며 아는 척을 한다.
누구지?
그렇다고 내가 여기ㅅ
아는 척을 해야하나...?

"아, 음 저... 친구야?"

"왜 그래, 무섭게."
지금 상황에서 내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건 이름을 말해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지 않ㄴ,

"설마 너 내 이름 모르는 척하는 거냐?"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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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겨우 그 애가 들고 있던 담요에 새겨진 이름을 봐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했다.
그날로부터 일주일, 지금 시점.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눈치 덕에 꽤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이곳은 다이아트고등학교, 일명 다이아고.
아트고라는 이름답게 대체로 미술이나 음악, 연기, 무용학과의 학생들이 다니는 명문 고등학교다.
사실 나는 원래 다이아고에 지원하려 했으나
실기 시험 당일 평소의 두 배로 늘어난 연습량에 허덕인 비루한 몸뚱이가
쓰러지는 바람에 시험은 물 건너가고 남은 건 쓸모 없어진 연습곡이었다나 뭐라나.
하여튼 얼떨결에 온 이 꿈 속에서라도 다이아고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다.

"오이오이, 무슨 생각하는 거냐구우-"
여기 오이를 찾는 이 사람은 이석민.
내 친구라고 하긴 하는데 딱히 별로다.

"작작해 도겸아."
아까도 설명했다시피 이 친구는 내 룸메 한연주.
그리고 보다시피 매우 예쁘다.

"..."
여기 곤히 자고 있는 이 친구는 이우지.
다이아고의 천재 작곡가.
자, 여기까지의 정보에서 발견한 점은,
이석민과 이우지의 외모가 현실 세계의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멤버 도겸과 우지의 이름과 얼굴이랑 닮았,아니 똑같다는 점이다.

"흐음, 꿈속이라 그런가."
평소 딱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가끔씩 티비를 틀면 보이던 얼굴들을
꿈속에서 볼 수 있다니 신기했다.

"뭐가?"

"아, 깜짝이야!!!"
언제부터 깨어있었던 거야!!

"뭐가 꿈 속인데?"

"아,아니얼마전에뭔꿈을꿨는데이상해가지고
그냥막혼잣말을해보던 건데,왜뭔가막궁금한거라도있는거야?뭔가알려줘야하는거야?"

"오이오이, 이 친구 꽤나 실력 좋은 래퍼이지 않는가!"
ㅎ...죽여버릴까

"아 진짜 킹시국 패러디 그만해 관종아"

"에ㅔ베ㅔ베베ㅂ벱 관종이라 타격감 1도 읍네여><"

"아, 시끄러."
음,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나는 꿈을 꾸고 있고,
이 꿈 속에서 나는 다이아고의 실용음학과를 다니고 있으며,
룸메는 미술과 연주, 같은 학과 이도겸, 작곡과 이우지와 친하다.
여기서 문제는,
이 꿈을 꾼지 일주일째,
나는 여전히 이 꿈 속에 있다.

"하...미치겠네..."
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깨는 거지?
뭔가 퀘스트라도 있나?
아님 누군가 옆에서 깨워줘야 하나?
아, 그건가? 인셉션?
그것도 아니면 그 자각몽?
현실 세계의 나는 어떤거지?
쓰러져서 일주일째 못 일어나는 건가...
꿈 속이랑 현실이랑 시간이 다른가??

"역시 이상해."

"아, 깜짝이야!!!"
하...마음속으로 말한다는 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나보다.

"너 뭐 숨기는 거 있지,"
"..."
"뭔데 그래?"

"뭐야, 둘이 분위기 왜 그래?"

"뭔일 났어?"

"말해 봐, 무슨 일인지."
거기 보고있는 여러분, 그거 알아요?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하는 게 제일 무서워요.
뭐든지 이해해 줄거라고 말하는 듯한 저 표정...흐어...
"..."
"..."
아, 확 말해버려?
여기는 나의 꿈속이다, 너희들은 내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방금 전까지 깨어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오우,
설탕
꿀
얼음
차!
내가 저걸 또 육성으로 내뱉었군!!!

"뭐야 그게...?"

"오이오이, 무슨 말인가 자네"

"너...그 말 진심이야?"
기왕 이렇게 된 거, 지르지 뭐!

"맞아 칭구들아!!! 여기는 내 꿈속이야!!!"

"...ㅎ"

"ㅇㅁ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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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한연주
나이: 십칠세

ㅅ...ㅅ, 사람은 미워해도 얼굴은 미워하지 말랬어요...
ㅈ,절대 다시 편집하기 귀찮아서 그런게 아니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