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2.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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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이, 강덕배씨 따님 계십니까-









강지연- 예, 전데요?

사채업자- 강덕배씨가, 연락이 돈통 되질 않아가.
따님이 여기 일하신다고 찾아왔음네다.




지연은 이 사람은 분명 사채업자일것이라 예상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또 돈을 빌리고는 그들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남겼겠거니..생각했다.
그리고 지연은 정말로 끝까지 자신의 발목을 붙잡는 아버지가 너무나 증오스러웠다.



강지연- ...가주세요, 전 아빠랑 인연 끊은지 됐습니다

사채업자- 아이, 그라도 저흰 돈 받아야 합네다.
아버지라면서요.

강지연- 이젠 그 사람 저에게 아버지도 아닙니다.

사채업자- 저희도 어쩔 수 없음네다. 우리는 강덕배씨한테서 강지연씨 연락처를 받았고 돈 받으라 위에서 내려온 사항이라 돈 받기 전까진 못갑네다.

강지연- 없다구요, 그돈. 
나랑 동생 둘이서 밥 한끼 먹기도 벅차다고요!!!

사채업자- 에이씨···, 이라면 나보고 어카라는건지..                (중얼)




사채업자는 번거롭다는 표정으로 혼자 중얼거리며 전혀 돌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강지연- 일단은, 나가주세요. 지금 일하는 중이ㄹ

쾅.-

남성은 문을 향해 세차게 발길질을 했다.


강지연- ..!!
            왜이러세요!!

사채업자- 좋게, 좋게 말하니까 말 같지가 않나보지?
우린 돈 받아야 간다고.

강지연- 없다구요..돈.. 오늘은 없어요
             제발 나가주세요...


큰 소리에 식당 손님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찍이 바라보며 눈치를 살피는 연습생 아이들... 지연은 그 상황이 너무도 수치스러웠다. 당장 여기서 뛰쳐 나오고 싶을 만큼. 


강지연- 제발요, 아저씨..

사채업자- 에이씨..!


팍.-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는 지연을 향해
손지검을 했다.


강지연- 악.!


드륵.-)

김석진- 저기요, 왜 남에 식당에 와서 이럽니까.


보다못한 석진이 일어나 사채업자에게 다가갔다.


사채업자- 뭐, 이 어린놈의 새끼가.

김석진- 손님들 버젓이 있는 대낮에 경찰 부를까요?

사채업자- ...시발, 뭔··

손님1- 그래! 왜 여기와서 난리유! 당신!

손님2- 다 큰 남자가 어 어디 저 어린앨 때릴때가 있다고!! 당장 신고 합니다!! 


석진의 용기에 식당에 있던 손님들 또한 
한 명 한 명 소리내기 시작했다.


사채업자- ...에라, 니 다음에 오면 돈 다 받을거니까 준비해라.


탁.-

남자는 빈 손으로 식당을 나섰다.


그는 분명 다시 돌아올 것이다. 지연에게서 돈을 받을 때까지.



강지연-....

털썩)


지연은 다리에 힘이 쫙 빠져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는다.
그리곤 이후에 상황에 아무일 없단 듯이
주저 앉은 몸을 이르켰다.



김태형- 누나, 괜찮아요?


태형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연을 바라본다.


강지연- 네, 괜찮아요..ㅎㅎ
            죄송해요, 오늘 저 때문에 시끄러웠죠?

정호석- 아뇨, 괜찮아요.. 어디 다친덴 없으세요?

강지연-...괜찮아요.
전.... 잠깐만 화장실 좀...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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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급하게 화장실로 들어와 거울을 향해 바라보았다. 역시나 다를까 사채업자 남자가 휘두른 손에 긁혔는지 이마에 상처가 남아 있었다.
작은 상처였지만, 따가운건 마찬가지였다.



강지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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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기, 계산이요.

강지연- 네, 감사합니다

김남준- 다음번에 이런일 있으면 바로 신고해요
업무방해죄니까

강지연- 네, 신경 써주셔서 고마워요


김남준- 그럼 수고하세요

박지민- 저희 가볼게요

김태형- 또 올게요!


그렇게 학생들은 연습실로 향했다.


학생들이 떠나고 하나 둘 식당 안의 손님들도 비워져갔다.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고 식당 마무리 정리를 마치고 이모님을 기다렸다.



이모님- 지연아, 정리 다 했어?

강지연- 네..!

이모님- 오늘은 이만 들어가봐, 오늘 고생했지? 

강지연- 네, 들어가 볼게요

이모님- 아참, 잠시만 지연아!


이모님은 가려던 지연은 붙잡았다.


이모님- 이거 가져가서, 지혁이랑 먹어~
반찬 다 떨어졌을거 아니여~


이모님은 지연에개 각종 젓갈 반찬과 나물을 담은
반찬통을 건넸다.

강지연- 아..감사합니다..
맨날 받기만 해서...죄송해요...          

이모님- 아유, 뭘 받기만 혀! 지연이가  우리 식당에서 열심히 일하는거 얼마나 잘 아는데!
항상 열심히 살아서 기특하고 우리 딸 같아서 그래~

강지연-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지혁이가 이모님 반찬 정말 좋아해요

이모님- 그려, 조심히 가

강지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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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식당을 나서자 지하에서 막 연습을 끝내고 귀가하는 연습생들과 마주쳤다.


민윤기- 저기,


윤기는 조심스레 퇴근하던 지연을 부른다.


강지연- 네?

민윤기- 이거, 발라요.


윤기는 지연에게 반찬고와 연고를 건넸다.


강지연- 이건 왜...

민윤기- 오늘, 식당에서 다친거요.
거기에 발라요, 이마..                         

강지연- 아,, 언제 또 보셨지..하하 (민망)
감사합니다....                                   

민윤기- 그럼, 조심히 퇴근 하세요

강지연- 아, 저기!

민윤기- ...?

강지연- 이거 가져가세요, 많진 않지만...


지연은 윤기의 손에 나머지 반찬통을 쥐여주었다.


민윤기- 이걸 왜 저한테..

강지연- 반찬고랑 연고, 고마워서요..
친구분들이랑 드세요                       

민윤기-  이모님이 그쪽 동생이랑 먹으라고 주신 거 아니에요?

강지연- 그렇긴한데, 저는 또 받으면 돼요
괜찮아요,, 받아요                             

민윤기- 네, 그럼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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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겨울에 비해 따뜻해진 햇살 때문에 잊고 있었다. 밤에는 아직까지 찬 바람이 불어온다는 걸
골목 길 사이 사이를 헤집고 오는 듯. 이 밤 골목길은 홀로 걸을때 왠지 스산하다. 좁은 통로에 전등마저 듬성듬성 서 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더 깊숙이 안으로 들어갈 때이면 그 전등조차 보이지 않는다. 나는 매일 밤을 그 골목길을 지나 집으로 향한다.




강지혁- 누나!!


지혁은 멀리서 지연을 부르며 달려온다.


강지연- 뭐야, 안 자고 나왔어?

강지혁- 누나 기다렸어!

강지연- 지금까지 안 자면 어떡해, 내일 학교 가잖아

강지혁- 괜찮아! 일찍 일어날 수 있어

강지연-..아이참,, 
아, 맞다. 지혁아 이것봐라?               

             
지연은 이모님이 주신 반찬통을 들어올렸다.


강지혁- 뭐야? 이거?

강지연- 이모님이 너 주라고 반찬 나눠주셨어

강지혁- 앗싸!

강지연- 나중에 이모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하러 와
            알았지?

강지혁- 응! 알겠어

강지연- ㅎㅎ

지연은 지혁이를 보며 미소 짓는다.


지연의 마음은 힘들었던 오늘 하루가 녹아내리는 듯이 잔잔해졌다. 그리고
지연은 자신의 주변엔 아직까지 따뜻한 이들이 있다는 걸 새삼스레 느낀다.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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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에도 

몸 녹일 공간이 있다는 게


많은 버팀목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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