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굉장히 어이가 없다.
“아니 무슨 남은 동아리가 수영부 밖에 없냐고•••.”
그렇다. 다른 애들이 선생님으로 부터 동아리 공지를 받을 동안 나는 잠이나 자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남은 동아리는 물을 무서워하는 나에겐 불가능한 수영부다.
순간적으로 그냥 때려칠까 싶었지만 나름 나만의 계획이 있었기에 들어가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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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정쩡한 자세로 동아리실 문을 여니 어깨가 떡 벌어진 남정네들로 차있었다. 순간적으로 앞에 보이는 창문으로 뛰어 내릴까 싶었지만 참았다.
나를 보고 다들 의아한 표정이였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관상으로 성격을 추측하던 중 내 흑역사를 보여준 잘생긴 선도부오라버니와 눈이 마주쳤다. 얼빠인 나는 순간적으로 므흣한 미소를 지었지만 나 소여주, 여기서 만큼은 조신한 요조 숙녀.
그렇게 계속 그 자리에 서있던 나를 보고 건내는 첫 마디.
“왜 안 앉아"
아 맞다. 나 계속 서있었구나.
너무 딱딱한 어투에 조금 쫄긴 했지만 앉지 않으면9시 뉴스에 나올 것 같은 기세에 부실한 의자에 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기 때문일까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니 삐걱소리와 함께 부서지는 의자.
‘아 나 살쪘구나.'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다른 의자에 조심히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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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동아리에서 일 년 동안의 계획과 공지를 정했지만 얼이 빠져있어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다. 그렇게 축 쳐진 상태로 터덜터덜 걷는 중 갑자기 알림소리가 났다. 주머니에서 약간 삐져나온 핸드폰을 빼 켜보니 학교 익명 대전 알림이었다.

1학년 소여주 작작 나대라고 전해주세요 익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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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곤듀 아 개쌉인정ㅋㅋㅋ1학년 주제에...;
김남준 시발 존나 섹시해 익명으로 이러는거 개찌질함...
뭐요 뭐랭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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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했다. 난 나대긴 커녕 짜져 사는 찐딴데... 심지어 대부분 긍정의 반응이었다. 내 머릿속은 금세 백지가 되었고 울면서집으로 뛰쳐 들어갔다. 가는 길 약간씩 내리는 비 때문에 내 회색 후드티는 검은색이 되었다.
다음날, 그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학교에 나가지도, 밥을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않고 울기만 했다. 셋째날이 되는 그 아침, 정신이 아득해지다가 결국 쓰러졌다. 나와 유일하게 친했던 박지민이 학교에 계속 나오지 않자 전화를 했다. 쓰러져 전화를 받지 못해 부재중 전화는 쌓여갔고 박지민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쓰러진 나를 보고 깜짝 놀라 당장 나를업고 인근 병원으로 뛰쳐갔다.
여기까지가 무의식이었던 나의 기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