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갱에서 사랑을 외치면 안 되는 걸까

Ep.6 청천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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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 청천전야





***

우르르 쾅-


조금은 느슨해진 분위기에
서로 한 두마디씩 농담을 주고 받을 때쯤
천둥 소리가 온 집 안에 울려퍼졌다.

분명 나도 놀랐지만 그러면서도 제 눈에 먼저 들어온 건 눈을 질끈 감은 채 아직 마르지 않은 손을 떨고 있는 연준이었다. 



"뭐야, 너 천둥 무서워 해?"



반농담으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아무래도 농담 칠 분위기는 아니었나 보다. 난 안색을 살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한쪽 뺨에 손을 가져다 댄다. 차갑다. 원래 흰 피부가 더 창백해져 보이는 건 단지 불빛이 꺼졌기 뿐이 아니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고 눈을 천천히 떠 날 응시한다.

묘하다. 자그맣게 떨리는 그  눈동자에 내가 비춰지는 게. 자꾸만 말라가는 입술을 달싹여보며 손을 내려본다.



"..서워."



뭐? 그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말인지 잘 듣지 못했기에 다시 되물었다. 그러자 천천히 그 뺨에서 내리는 제 손을 잡으며 말하길.



"무섭다고. 잠시만 이러고 있어.."



다시 그의 빰에 올라간 제 손에 얼굴을 묻으며 날 바라본다. 꼭 떨어지지 말아달란 눈을 하고는. 톡하고 머리칼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제 소리인 지 네 것인지 출처를 알 수없는 규칙적인 박동 소리도 갈수록 커진다. 이게 뭐라고. 얼굴을 이렇게까지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인데, 뭐라도 홀린 건지 시선을 뗄수가 없다. 이대로라면,



"하, 할머니! 할머니가 걱정돼. 나 아무래도 나갔다 와야겠어."



번뜩 눈이 뜨였다. 그래 할머니. 아무리 공구 구하러 나가셨다 해도 이 시간까지 안 들어오신다니 그건 좀 이상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건 아닐까. 밖에 비도 많이 오는데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이런 저런 생각에 방금까지에 두근거림은 걱정과 불안으로 바뀌어간다.

밖에 비 많이 오잖아.
그 애가 나가려는 날 잡았다. 정확히는 내 옷 소매를 꾹 눌러 잡았다. 축 쳐진 앞머리에 어떤 표정인 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괜찮아, 금방 올게. 넌 여기서 머리라도 말려. 괜히 따라올 생각하지 말고. 감기 걸린다."



강아지라도 달래는 투로 널 달래곤 애써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잡고 있던 손은 느슨히 풀리고는 그 애는 여전히 고갤 떨군 상태. 잠깐 나갔다 오는 건데 뭘. 그 애 어깨를 몇 번 토닥이고는 혹시 모를 우산 한 개를 더 챙겨 밖을 나섰다. 뒤돌아 그 애가 어떤 표정이었는 지는 보지 못한 채로.


"갔다 올게."












계속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