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55ㅣ전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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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ㅣ전 남자친구








그 후로 나와 교수님은 공생하며 일에 집중했다. 나를 짓눌렀던 모든 감정들이 빠져 나감으로써 내 인생이 바뀌었다. 악화일로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더욱 신경 썼으며 환자를 살리는 일이 즐겁기까지 했다.

“환자분, 제 말 들려요?”

아직 회복이 전부 되지 않아 모터가 돌아가지 않는 제희 씨. 지민은 그런 제희 씨 옆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 모든 행동거지에 신경 쓸 지민을 생각하니 처연했지만 제희 씨가 살았다는 자체에 의미를 두는 지민이 존경스럽기도 했다.

“모터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 있어.”

“고맙다, 서아야.”

“아니야,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 나, 할 말 있는데.”

사뭇 진지해진 지민의 모습에 덩달아 긴장 되었다. 제희 씨와는 이미 상의가 된 일인 듯 싶었고, 나는 지민을 따라 밖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야?”

“… 그게, 제희 전 남자친구가 집착이 좀 심한 사람이거든?”

“자기가 바람 펴서 헤어졌는데 요즘 제희 핸드폰으로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

“그 사람이라면… 병원까지 찾아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무슨 짓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데?”

“… 자기가 가질 수 없다면, 남도 가질 수 없다는 주의야.”

“어쩌면 사람까지 죽일 수 있어, 그만한 광기를 가진 사람이거든.”

퍽 심각한 얘기였다. 만일 그 사람이 병원에 온다면 병원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니까. 어쩌면 제희 씨를 포함한 다른 환자들 또한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바로 교수님께 말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뒤 지민에게 제희 씨 옆을 지켜달라 말 했다.

나는 교수님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교수님은 쪽잠을 자는 듯 했고, 깨워야 했지만 깨우기가 미안했다. 길게 내려온 다크서클은 그가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나의 시선을 느낀 건지 교수님은 얕게 눈을 떴다.

“아… 제가 깨웠다면 미안해요.”

“어차피 30분 뒤에 수술이라 일어나야 했어, 근데 무슨 일이야?”

“그… 제희 씨 있잖아요.”

“제희 씨 전 남자친구가 집착이 심한 분이래요, 바람 피워 헤어졌는데 그 여자랑 사이가 안 좋은 건지 다시 제희 씨에게 연락한대요.”

“어쩌면… 병원까지 찾아올 수도 있어요. 그 분이 병원에 찾아와 얼마나 광분할지는 몰라요.”

“언제 찾아올지는 모른다는 거잖아, 거의 시한폭탄이네…”

“일단 다른 교수님들께는 일러둘게, 너는 일에만 집중해.”

“너무 큰 걱정 하지마, 너한테 피해는 없게 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