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56ㅣ걱정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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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ㅣ걱정거리








별탈없이 지낸지 얼마나 됐을까, 지민의 말을 들은 이후로 불안감에 사로잡혀 살았다. 얼굴도 모르는 그를 생각하며 지낸다는 건 생각보다 기 빨리는 일이었다. 퇴근을 한 후에도 퇴근한 것 같지 않았으며, 무슨 일이든 집중이 되지 않았다.

“교수님, 저 어떡하죠?”

“왜, 무슨 일 있어?”

“일에 집중이 안 돼요, 자꾸 제희 씨 생각이 나서…”

내 말을 들은 교수님의 표정은 격노한 것 같았다. 처음 보는 교수님의 표정에 순간 당황한 채 시선을 피했다. 교수님은 한동안 말을 아끼다 입을 떼었다.

“너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잖아, 아무런 피해 없게 한다고.”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 내 친구에 대한 일이고 우리 병원에 대한 일인데.”

“우리 병원, 특히 흉부외과에서는 그런 일 없게 할 거야.”

“가령 찾아오더라도 제지할 거야, 일이 커지기 전에.”

“제발 서아야, 걱정 말고 네 일 해.”

“네가 걱정해야할 건 네 일, 그거 하나야.”

교수님의 말이 전부 맞았다. 나는 환골탈태 해야했고, 교수님은 그런 나에 대한 것을 모두 아는 사람이었다. 명석했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무조건적으로 교수님을 신뢰 해야했다.

“최대한 걱정을 덜어볼게요, 교수님 말대로.”

그제서야 교수님은 분개한 표정을 풀고 해사한 웃음을 지어주었다. 교수님의 웃음을 보자 나 또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교수님과 마주보고 웃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모든 걱정이 달아나는 것 같았다. 

“교수님 덕분에 안심 됐어요, 저 이제 환자 보러 갈게요!”

“그래, 네 옆에 나 있는 거 명심하고 네가 걱정할 건 너 하나야.”

“네, 사랑해요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