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59ㅣ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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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ㅣ죄책감








우리는 경찰에게 병원 CCTV까지 전부 넘겼고, 경찰측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범인을 찾겠다며 걱정 말라 했다. 범인을 잡는 것에서 걱정 되는 건 없었다. 세린 언니와 제희 씨가 걱정 될 뿐.

제희 씨는 이번 일로 인해 정신적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이고, 세린 언니는 외적인 부분이 심각할 정도로 다쳤다. 세린 언니가 다친 모습은 처음 봐 그런지 나 또한 충격이 컸다.

“서아 너는, 괜찮아?”

“저는 뭐… 충격 좀 받은 거 빼면 괜찮아요.”

“너도 범인이랑 같이 있었다며, 제지도 하고.”

“… 나보다 심각한 건 세린 언니잖아요, 세린 언니가 나 구하려고…”

“또 죄책감 가지려 한다, 그거 네 탓 아니라니까.”

“걔는 네가 자기 때문에 죄책감 가지는 거 안 좋아할 거야, 자기가 한 선택이고 자기 미래를 알고 있었을 테니까.”

“네 잘못은 없어, 모든 건 그 범인 잘못이야.”

위로 받아야 할 건 내가 아닌 제희 씨와 세린 언니라고 생각했는데, 되려 내가 위로를 받으니 생각이 많아졌다. 그때 세린 언니가 수술이 끝났다는 전화를 받았고, 교수님의 발이 악셀을 더 세게 누르는 게 느껴졌다.

다행히도 수술은 잘 끝났다며 안심 하라는 말이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깊어 세린 언니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사로서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경우는 허다했지만, 보호자로서 중환자실에 발을 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생소했지만 보호자로서 들어갈 때의 마음이 더욱 미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힘겹게 숨만 내쉬고 있는 세린 언니, 일에 죽고 일에 살건 언니기에 더욱 통탄스러웠다. 면회 시간이 정해져 있는 중환자실인데도 지금은 면회 시간이 아닐 뿐더러 환자 진료가 꽉 차있던 탓에 나는 얼굴만 본 채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공적인 일에 사적인 감정을 들일 수는 없는 법. 환자 진료를 해줄 때는 그것에만 집중했고, 세린 언니 생각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다가온 면회 시간, 깨어난 세린 언니를 직면하기 직전이었다. 나는 하고 싶던 말을 정리한 후 울지 않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선 중환자실로 발을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