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었다.

02 | 예상치 못한 짝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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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었다.

























고개를 뒤로 돌리자 보이는 웃고있는 얼굴, 전정국이었다. 해맑게 웃으며 초코우유를 흔들어보이는 그에 깊은 한숨이 나왔다. 주목받는걸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모두 주목한 이 상황이 싫었다. 전혀 다른 결을 가진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이 상황. 모두가 좋아하는 전정국이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간 사실 자체가 놀라웠던것일까 모두가 나를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내가 한말 장난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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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장난 아니야. 나 진짜 너랑 친구하고 싶어."



"후.. 초코우유 필요없으니까 그거 들고 반이나 가. 이제 곧 담임 선생님 오시는데 더 불편하게 하지말고."






진지해 보이는 내 모습 때문인지 수업 열심히 들으라고 말하며 굳이 초코우유는 내 자리에 두고 가는 그였다. 그가 나가고 점차 시끄러워진 주위에 이어폰을 꽂고 다시 인강을 들었다. 수근거리는 목소리들, 듣고는 있지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강사쌤의 목소리를 뒤로한채 애써 책으로 시선을 옮기며 집중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상황은 담임 선생님께서 오시며 정리가 되었지만 전정국과는 전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꼬였으면 더 꼬였을것이다. 난데없이 내 삶에 들어온 재수탱이 전교 1등은 첫만남을 기준으로 내 머리를 헤집어놓고 다녔다.









"어? 혜원아! 이런 우연이 다 있네!"









망할. 갑작스레 바뀌어버린 시간표로 인해 다른반과 체육을 같이 한다고 하더니 그게 왜 하필 전정국의 반이었던것일까. 많은 눈빛들이 오가는걸 느끼고 있던 찰나 나에게 인사를 하는 그로 인해 더욱 불편한 상황을 겪어야만 했다. 이윽고 도착한 체육선생님이 공 하나를 던져주시며 피구를 하란말을 끝으로 잠시 나와 전정국에 대한 집중은 사라졌다. 평소 운동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학기초 체육선생님께서 한학기동안 모든 부분에서 성실히 참여한 사람에게 플러스 점수를 주신다고 하셨기에 전정국과 하는 피구에서 빨리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야야,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짝피구로 진행할게. 다들 짝 정했으면 이쪽으로 줄서줘."






제일 싫어하는 누군가와 같이 해야하는 이런 활동. 혼자 하는것이 더 편했던 나라 짝을 만들어 짝피구를 진행하는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더욱 큰 걱정은 나와 짝을 할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짝활동이 있을때 언제나 남는 사람과 해왔기에 조용히 짝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때 누군가 내 손을 잡고 어딘가로 이동했다.







"우리 한번 열심히 해볼까?"



"난 너랑 짝하기 싫어. 남는애랑 할테니까 다른 사람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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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러고 싶은데 아마 지금 남은 사람이 너랑 나 둘뿐일걸?"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짝이 모두 만들어진 상태였다. 잡은 손을 흔들어보이며 열심히 하자는 그의 말에 손을 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우승을 가져온뒤 남은 시간을 그늘에서 쉬고 있었을때 그가 나에게 찾아왔다. 






"와.. 혜원이 너 공부만 잘하는줄 알았는데 체육도 잘하는구나..! 나도 어디서 꿇리는 편이 아닌데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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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필요없고 너 잠시 나 좀 보자. 옷 갈아입고 옥상으로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