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 야 아프다..
- …
- 또 우네
- 진짜 죄송해요..
재현 선배의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이성을 잃은 선우가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 다행히 지나가던 어른들에 의해 상황이 종결되긴 했지만 가만히 맞고만 있던 재현 선배는 타격이 컸다.
- 그러게 왜 가만히 계셨어요
- 걔 눈 돌아갔길래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어
- ..왜 안 피했대
- 최소한의 양심
그 길로 얼른 재현 선배를 끌고 가 약국에 들렸다. 상처라도 치료해줘야 덜 미안해질 것 같았다. 결국 나 때문인데.. 내가 말 같지도 않은 연기만 안 했어도..
- 자책하지 말고. 나 괜찮으니까
- …
- 그리고 또 그런 일 있으면 나 불러
- ..아뇨 이런 일 없게 만들어야죠 제가
- 무조건 불러
- 저 괜찮은데..
- 괜찮기는.. 너 지금도 전화 오는 거 아까 걔 아냐?
맞다. 아까부터 끊임없이 전화가 오고 있었다. 바로 차단하지 못한 내 불찰이지.. 일단 재현 선배가 우선이였다. 전화를 거절한 뒤 마지막으로 밴드를 살살 붙여주는 사이 눈이 마주쳤다

- 너 눈이 진짜 맑다
- ..다 됐어요. 이제 가요
- 데려다줄게 근처까지
..괜찮다고 대답 해야되는데 딱히 싫지가 않았다. 괜히 부끄러워 칭찬도 못 들은 척 해버렸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내 머리를 큰 손으로 푹 누르며 너 내일도 길 잃으면 혼날 줄 알라고 농담을 했다. 괜찮은 사람일지도..
.
.
.

- 그거 들었어? 어제 학교 앞에서 누가 키스했대
- 뭐? 아 씨! 구경 못 했는데
- 그거 우리 학교 학생이래여

- 학교 앞에서? 둘이 진짜로 사랑하나봫
- …
- 엏.. 여주 오늘도 표정 안 좋네. 괜찮아?
- 으으응..
그거 나니까 닥쳐 미친..
점심시간에 일부러 고개 쳐박고 조용히 밥만 먹으려 했는데 내 속도 모르고 수다 떠는 세 명이다. 땀만 삐질 흘리며 허겁지겁 밥 먹는 사이 누군가 내 옆에 앉았다

- 야 급식실에 니들 목소리만 들려. 조용히 밥 좀 먹자
- 죄송. 근데 너 얼굴 왜 그러냐?
- 17대 1로 싸움
- 너가 17?
다행히 대화 주제가 바뀐 것 같았다. 이거 다행인 거 맞나..
재현 선배를 쓱 올려다보니 어제 김선우에게 맞은 부위가 조금 부어오른 것 같았다

- 지금 덥대전도 어제 얘기로 핫플인데, 엇 사진 떴다!

- ….

- 잠시만녀 저 눈이 이상해진 것 같아여
사진.. 사진이 올라왔다고? 밥 먹다 말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비스듬히 찍혀 잘 구별이 되지 않지만 나와 재현 선배를 아는 사람들은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 야.. 야, 야 이거 너네 둘 같은데..
- …
- 이거 너네 둘이네!! 뭐야!! 뭔데
- 야, 왜 호들갑이야 앉아
순식간에 급식실이 웅성웅성하는 소란에 시끄러워졌다. 악, 체할 것 같아. 영훈 오빠와 창민이가 난리를 피우는 사이 조용히 일어나 식판을 들고 돌아섰다.
근데 왜 선배도 일어나세요?
나란히 자리에서 일어서자 모든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됐다. 급하게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자 뒤에서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 밥 더 안 먹어도 되겠어?
- 선배 이제 진짜, 아니, 저 정말 괜찮아요 이제 신경 안 써주셔도
- ..너 지금 표정 안 좋아
- 저는, 아!..
급식실에서 나오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뻔한걸 선배가 잡아줬다. 그래 솔직히 온 몸이 긴장했다.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 무서웠다
- 미안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어
- …저두요
- 그냥 사귀는거로 할까?
- 네? 무슨, 무슨 그런 말을!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만난지 얼마 안되고 심지어 잘 알지도 못 하는 사이면서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부정했지만..왜 싫지가 않냐고..어제부터 자꾸
- 아, 그게 아니라
- ..?
- 한 달 정도 사귀는 척 하다가 깨진 설정 어때. 그쯤되면 애들 관심도 다 없어질 것 같은데
더군다나 지금 드는 이 실망감은 뭔데. 진짜 사귀는 게 아니구나.. 또 연기 하자는 거지 저 선배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요 그럼. 오늘부터 시작이다 가짜 연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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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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