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덥즈고

4. 착각 또는 직진

Gravatar

- ..니 사실대로 다 불어라

- 어 그렇게 됐다

- 학교에 소문 다 났어 미친놈아 연애 한 번 더럽게 시끄럽게 시작하네

- 아 그르냐?





아 그르냐? 그게 할 소리냐? 너 이제 어떡할 거야 민지 누나 성격에 가만 있지도 않을 것 같고 우리도 곧 수능인데 •••(생략)


오늘따라 잔소리가 심했다. 대충 대꾸를 해주며 핸드폰을 들었다. ..얘는 카톡도 안 해주네. 손 잡고 교실까지 데려다줬더만..

일단 아직도 쫑알거리는 저 새끼 입부터 막아야겠다.


.
.


(그렇게 모든 상황을 알게된 영훈씨)
Gravatar

- 드라마 찍네

- 아니라고

- 그게 드라마가 아님 뭔데

- 그냥 흑역사 정도

- 보통 드라마에선 가짜로 시작 했다 진짜로 끝내잖아

- 그럴 일 없어

- 네가 어떻게 알아 ㅋ





터무니 없는 소리. 두 번 다시 연애 같은 거 안 한다고 다짐한게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생각이나 하는 게 웃겼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김영훈 사물함을 열어 인형 머리채를 잡고 다시 돌아와 앉았다. 으, 인형 좀 빨아라 새끼야

너 귀찮은 일은 거들떠도 안 보면서 여주랑 가짜 연애? 퍽이나 관심도 없겠다. 둘이 진짜 안 사귀면 내 손모가지랑 풍성한 머리카락 걸게’

..하여튼 존나 시끄럽다.



///////////////////////////






재현 선배와 손 붙잡고 등교하기가 무섭게 창민이가 우리 반으로 뛰어왔다. 왜 이재현이랑 만나면 안되는지 구구절절 설명하는데 지치지도 않는지 하루종일 쫑알거릴 기세였다.

그러기도 무섭게 교실 문이 열렸다.




Gravatar

- 지창민 지금 내 욕 하냐?

- ..아잇,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

- 그러는 넌 왜 여기있는데

- 여주한테 할 말이 있어서.. 들렸죠

- 그게 내 욕이라는 거잖아. 뒤질래?




창민이가 주춤 하더니 주연이 뒤로 숨었다. 허헣ㅎ 사람 좋게 웃던 주연이 창민이의 머리를 헝클였다






- 근데 선배 진짜 왜 오셨어요?

- 너 아침 못 먹었다며






진짜 용건이 따로 있었나보다. 크림빵과 우유 디저트로 보이는 작은 초콜릿까지 내 책상에 두고선 큼지막한 손으로 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었다.






Gravatar

- ..저질

- 뭠마?

- 아무말도 안 했어요





얼떨결에 간식을 받아들긴 했는데 재현 선배는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교실을 나가버렸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에요. 연인 행세 해야하니까? 사실 나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데

키스 한 번 했다고 난치리는 애들이야 재현 선배 말마따나 어차피 사그라들거고..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얘기 해야 할 것 같았다.




카톡!




Gravatar



.. 선우도 정리 해야되니까.

그러니까 가짜 연애고 뭐고 다 관둬야 한다. 같은 실수 하기 싫어.. 감정낭비 하기도 싫고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재현 선배를 따라 교실을 뛰쳐 나갔다.




.
.
.



Gravatar

- 왜 그만두자는 건데

- 저 진짜 괜찮아서요. 커플 한 명 키스한게 뭐 대수라고..

- 그거 키스 아니야. 입술만 맞댔지

- 아이씨!.. 어쨌든요




재현 선배에게 거짓말 했다. 사실은 내가 선배를 좋아하기라도 할까봐 무서워서 그랬다. 선배가 잘 해줄 때마다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잖아요. 





- 그래 그럼

- 감사합니다아..





재현이 먼저 뒤돌아 걸으며 생각했다. 내가 남친 역할을 그렇게 못해줬나? 아니면 내가 못미더웠나. 생각하는 도중 갑자기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 왜 아쉽지

자신의 감정을 자각 하자마자 몸을 휙 돌렸다. 아직 교실에 안 간 모양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흠칫 놀라는 김여주에게 걸어갔다. 시발 왜 귀엽냐





Gravatar

- 야.. 생각할수록 억울하다

- ..에?

- 너는 괜찮을지 몰라도 나는 안 괜찮아. 애들 시선도 무섭고 뒤에서 변태새끼라고 불리는 거 하나도 안 괜찮다고






싹 다 거짓말이다. 애들 시선이 무섭긴 지랄, 변태새끼도 방금 떠오른 말이다. 다행히도 내가 말한 개소리가 김여주한테는 먹혔는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안절부절 하는 모습에 진심 거짓말 안 하고 존나 세게 안아줄 뻔했다.





- 죄송해요 선배.. 너무 제 생각만 했어요

- …그러니까 한 달 채워

- 네, 네 꼭 한 달 채워요!

- 쌤들 오시겠네 얼른 들어가






여주를 교실까지 바래다준뒤 나도 교실로 향했다. 기분이 최고조였다. 나도 모르게 실실 웃고 있었나보다. 지나가던 선생님이 ‘재현이 좋은 일 있나보네~’ 하며 지나갔다.

..내가 너무 오바했나.

그래도 후회는 없다. 김영훈한테 가서 말 해야지. 
내가 니 손모가지랑 머리카락 지킨다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


Gravatar
어머 미친 이거 오류인가요?;;;;;;;;;홀ㄹ리몰리 진짜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