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빨리 왔네? 음료 주문한 거 방금 나왔는데 다행이다
- ..나 아메리카노 안 마시는데?
구라다. 항상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거 김선우가 누구보다 잘 아는데. 못된 심보인 거 알지만.. 하나 하나 시비 걸고 싶었다.
그럼에도 말 없이 지 앞에 놓인 아이스 초코를 바꿔주던 김선우가 아무렇지 않게 아메리카노를 들이마셨다.
..잘 마시지도 못 하면서
- 그래서 할 말이 뭐야
- 너 방금 왔어. 이따 말해줄게
- 필요 없다고
- 알았으니까 초코나 마셔 맛 없으면 커피로 다시 사올게
대답 없이 창 밖만 쳐다봤다. 항상 헤어지려 마음 먹었어도 막상 얼굴 보면 할 말도 쏙 들어가곤 했었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 거 보니 나도 정말 식었구나
- 선우야 우리 오래 만났잖아
- …
- 그만 할 때 됐지?
- ..그게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야?
- 어?
- 그러면 진짜 슬플 것 같은데
사랑에도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항상 시작만 바라보고 사랑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선우랑 나는 너무 많이 달랐지만 감당하는 건 내 몫이였다

- 아직 너 좋아하고 많이 사랑해
- 그건,
- 근데 너는 아니라며
- …
- 생각해 보니까 너무 내 생각만 했어 이미 우린 오래전부터 끝날 인연이였는데
예상외로 덤덤하게 말 하는 선우에 깜짝 놀랐다. 매번 헤어지자 하면 무시 하더니..
- 아무리 너랑 헤어지기 싫어도 너가 마음이 뜬 이상 계속 붙잡는 것도 이기적인 거잖아. 알면서도 잡았어 미안해
- 너도 마음 정리 한 거야?
- ..해야지 이제
빨대를 휘적이며 테이블에 시선을 두던 선우가 천천히 내 눈을 바라보며 말 했다
- 그 형은 너한테 잘 해줘?
- …아 재현 오빠
- 나 같은 사람이면 쳐다도 보지마. 너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사람 만나
- 야..
- ..나 미팅 있어서 금방 가야돼. 먼저 일어날게
- 야 선우야!
급하게 자리를 뜨려는 선우를 붙잡았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 하고 싶은 말은 해야지
- 밥 잘 챙겨 먹고. 건강해
- …
- 그동안 고마웠어
- 나 갈게 누나
서둘러 카페를 빠져나가는 선우의 뒷모습을 보다 아이스 초코를 쭉 들이켰다. 크.. 달다
생각보다 좋게 끝나서 다행이다..가 아니라 쟤 뭐야.

- ..어엏.. 어쩌다보니 들어버렸네
- 주연이?
- 방금 그 사람이랑 헤어진 거야?
- 아.. 맞아. 헤어졌어 방금
- 그럼 이재현이랑 사귀는 건 거짓말이겠네
쿨럭,,
순간 당황해 기침을 하며 눈치를 살폈다. 묘하게 주연이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분명 재현 선배랑 사귀는 척 연기 하는 건 한 달 채우기로 약속 했는데 이렇게 들켜버린다고?
- 제발 비밀로 해줘
- 응? 뭐를 비밀로 해
- 그냥.. 방금 본 거
- 앟..당연히 말 안 하지
- 고마워 주연아. 너 진짜 복 받을 거ㅇ,
- 대신 나랑 데이트 하자
..뭐?
.
.
.
..김여주한테 연락 한 통이 안 오네. 카톡도 안 읽고 뭐 하는 거야 진짜 답답하게. 차라리 읽씹이라도!..
아니다 읽씹도 상처다.

- 니 설마 여주 연락 기다리냐?
- 야 탕수육 얼마냐 여기?
- 이새끼 말 돌리네

- 형 여자 생겼어?
- ..그냥 있어
- 그럼 민지 누나는 아예 끝난 거야?
- 야 그 누나는 끝난지가 언젠데
- 퍽이나 잘 끝냈겠네
찬희가 젓가락을 내려뒀다. 형 그 누나부터 제대로 끝내고 연애를 하던가 말던가 해야지. 야물딱지게 팩폭하는 찬희에게 칠리 새우를 먹여주던 영훈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엄청나게 끄덕였다.

- 왜 다들 나한테 난리야
- 조심하라는 거지. 어쨌든 탕수육 시킨다 형?
- 마음대로 해
재현이 여주의 카톡방을 들락날락 하며 애가 탈 쯤 여주의 인스타 업로드 소식이 떴다. 개같이 클릭하며 좋아요 누를 준비하던 재현이 순식간에 정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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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_다주연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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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기.주연다음엔 더 맛있는 거 사줄게

- 이주연 이 씹새끼 감히 선수를 쳐?
- 먼소리래? 이주연이 누군데
- 있어 그 재수없는 애
- 뭐야..
찬희가 어리둥절 하자 영훈이 혀를 쯧쯧 차며 입을 열었다.

- 있어. 주연이라고 키 크고 잘생긴 친구
- 아 진짜? 근데 재현이 형이 왜 이렇게 싫어해?
- 응, 쳐발렸거든 주연이한테
찬희가 혀를 쯧 차며 짬뽕밥을 퍼먹으며 생각했다.
도와줘야 돼 말아야 돼.. 저 형도 참 여자복도 많아
일단 생각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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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